술빚기 질문과 답변

<b>약주란 무엇인가.</b>

조회 수 2962 추천 수 60 2006.07.28 08:45:20
약주에 대하여

약주(藥酒)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있는 “약이 되는 술”과 별반 틀리지 않는다. 몸이 허약한 사람이나 기운을 순조롭게 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그것이 곧 약주가 되는 것으로 술을 빚을 때 약재를 넣었다 하여 꼭 그 술이 약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조선시대에는 가을에 흉년이 들었거나 봄에 비가 오지 않으면 곡식의 낭비를 막기 위하여 수시로 “금주령’을 내리곤 했는데, “금주령”을 어긴 사람들은 유배를 보내거나 심한 경우에는 사형에 처하기도 했다. 또한, 몸이 허약해서 약으로 먹는 술은 금주령에서 제외시키기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대부 집안에서는 문을 걸어 잠그고 몰래 술을 빚어 마셨으며 어쩌다 문제가 커지게 되더라도 “약(藥)” 으로서 술을 마셨다고 하면 그뿐이었다.

1486년 성종 17년 2월 29일에도 여지 없이 금주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그런데 화천군 권감 등이 모여 술을 마시다 발각되어 사헌주 지평 반우형이 와서 임금에게 와서 아뢰기를  

“화천군(花川君) 권감(權瑊) 등은 사리를 아는 대신으로서 모여 가지고 술을 마셨으니, 청컨대 국문하도록 하소서.” 라고 하니

성종이 말하기를

“이것은 모여서 술을 마신 것이 아니다. 내가 듣건대, 권감이 병이 났는데 이숭원과 김순명이 이웃 마을에 함께 살기에 그 병을 위문하러 갔더니, 마침 권감이 기운을 순조롭게 하는 약술[藥酒]을 마시고 있었으므로, 잠시 서로 마셨을 뿐이라고 한다. 그러니 추문(推問)하지 말도록 하라.” 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술을 마셔도 그 술이 약으로서 먹는 술이면 금주령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리들은 금주령을 피해갈 수 있었으나 일반 힘 없는 백성들은 금주령에 걸리면 큰 벌을 받는 일이 빈번하여 법의 형평성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일반 백성이 술을 마시다 걸렸는데 “약주로 마신 것이요” 라고 말하면 …. 더 맞을 것이다. ^^

이렇듯 약주란 높은 집안 사람들에게는 금주령을 피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어떨 때에는 정말 약으로서 먹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였다. 힘 없는 사람들에게는 술이 곧 식량이고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약” 이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들만의 약술이었을 뿐이다.

글을 마치면서 1547년 <명종 2년 12월 3일> 임금과 대신들의 대화 내용을 옮겨 적는다.

“지금 금주령(禁酒令)을 이미 내렸는데 사대부들이 잔치하면서 술을 마시고 음악을 울리는 것이 풍년인 때와 다름이 없습니다. 이는 국법을 두려워할 줄을 모르고 멋대로 하는 것이니, 기강이 무엇을 말미암아서겠습니까. 낭청은 당상의 말을 행하지 않습니다. 사인(舍人)과 검상(檢詳)은 정승(政丞)의 낭청인데도 심지어 정승의 말을 거행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로 보아도 기강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기강을 닦는다면 어찌 이처럼 완만하겠습니까.” 라고 하자

임금이 답변하기를
“금주령을 단속하는 서리가 세력 없는 자는 잡아 처벌하고 이름 있는 조사(朝士)들이 있는 곳은 살펴볼 수가 없을 것이다. 이는 모두 시종과 대간들이 임금의 명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장리(贓吏)에 대한 조정의 법이 엄하지 않기 때문에 백성들이 지탱하지 못하고 점차 떠돌게 되니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 가겠는가.” 라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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