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b>술의 신맛 고치는 법</b>

조회 수 28446 추천 수 88 2007.09.27 23:29:31
글의 편의상 존칭어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양해해 주십시요.

술의 맛 고치는 법

술의 맛을 고치는 방법은 곧, 술의 신 맛을 고치는 방법과 같다 하겠다. 수 많은 사람들이 필자에게 신맛 고치는 방법에 대해 문의하지만 무엇 하나 완벽한 답을 줄 수 없음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 전화 통화로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고, 그 사람의 술에 대한 이해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말을 해 줘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헌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말해 줄 수는 없잖은가.

고기를 잡아 주면 뭐하나,, 스스로 잡아야지,,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먼저, 술에 신맛이 나는 이유에 대해 알아 보자.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젖산의 과다 생산으로 주로 밑술에서 많이 발생한다. 눈으로 확인할 순 없지만 맛을 보면 시큼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젖산의 생산이 과하면 덧술에서도 신맛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젖산의 과도 생성은 효모는 물론 다른 균들의 증식까지도 막기 때문이다. 즉, 밑술에 많이 증식되어 있어야 할 효모, 효소들이 젖산의 과도 생성으로 더 이상 증식을 멈추어 그 양이 너무 적기 때문에 덧술에 들어오는 많은 양의 곡물을 당화, 알코올 발효를 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신 맛이 생성된 것을 고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효소와 효모를 투입해 줘야 한다. 그래야 젖산이 지배하고 있는 술독을 효모, 효소가 지배하여 당을 생성하고, 알코올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다.

1. 술독에 있는 모든 술은 거름망 등을 이용해 짜낸다.
2. 짜낸 술을 술독에 붓는다.
3. 찹쌀을 나온 술의 양(리터)만큼 고두밥을 쪄 투입시킨다.
4. 누룩은 투입하는 쌀 양의 10%, 엿기름 또한 10%를 넣는다.
5. 마지막으로 멥쌀 2되를 가루 내어 물 3리터로 범벅을 만들어 함께 투입한다.

이렇게 하면 신맛을 고치고 맛있는 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제조법을 자세히 보면 너무 번거롭고, 만약 이렇게 해서도 실패한다면 더 많은 양의 곡물을 버려야 하는 단점을 안고 있다.



다른 방법도 있다.

많은 문헌 속에 등장하는 ‘석회, 납, 팥, 콩’등을 넣어 신맛을 잡는 방법이다. 어쨌든 이러한 재료들은 염기성을 띠고 있어 신맛(산성)을 중성으로 바꿔 신맛을 없어지게 하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술의 알코올 도수가 높을 경우 이러한 재료를 넣으면 상관 없으나 알코올 도수가 낮을 때 이러한 처방을 하게 되면 다시 신맛을 갖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알코올 도수는 높은데 신맛이 나는 경우는 앞에 설명한 재료들을 넣어 산을 중성으로 바꿔 주면 신맛을 많이 없앨 수 있으나, 알코올 도수가 낮은 상태에서 신맛이 나는 경우에는 콩이나 팥 등을 이용해 신맛을 없앤다 할지라도 낮은 알코올 도수 때문에 다시 초산발효가 일어나 초산에 의한 신맛이 강해지게 된다. 따라서 알코올 도수가 낮은(13% 이하)경우에 이러한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럼,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신맛이 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술을 처음 빚는 사람들은 꿈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으나 술에 대해, 미생물에 대한 이해가 따라준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척이나 간단하다.

첫째, 밑술을 두 번 빚으라. 처음에 빚는 밑술은 누룩을 넣지만, 두 번째 빚는 것은 누룩을 넣지 말고 범벅만 해서 넣어 주면 된다. 즉, 모든 문제는 효모의 증식에 있으므로 효모의 증식을 배가 시키는 방법으로 신맛을 없애는 것이다.

효모의 증식이 잘 됐다는 것은 알코올을 잘 생성할 수 있다는 것이고, 알코올이 많이 생성됐다는 것은 술독을 술에 이로운 미생물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젖산이나 초산에 의한 신맛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물의 양을 조절하여 신맛을 적게 하라. 예를 들어, 바가지 안에 설탕 한 수푼을 넣고 물 1리터를 넣은 것과, 3리터를 넣은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달겠는가.? 그리고 설탕이 알코올이라 생각한다면 어떤 것이 알코올 도수가 높겠는가.?

즉, 쌀에서 생성되는 알코올과 당은 한계가 있는데, 여기에 과도하게 물의 양이 많이 들어간다면 상대적으로 알코올 도수와 당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술의 양을 많게 하는 것은 좋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쌀에서 생성되는 당과 당에서 만들어지는 알코올의 양을 감안해서 물의 양을 조절해야 하는 것이다.

쌀 1되를 1리터로 보고, 물 1리터는 그냥 1리터라고 했을 경우 쌀 10리터와 물 10리터가 혼합되어 있으면 알맞은 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쌀 10리터에 물 7리터가 들어가면 좀 더 달고 좀 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제조할 수 있을 것이며, 물의 양이 줄어들수록 당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의 양을 계속 줄인다고 알코올 도수가 계속 높아지는 것은 아님.)

참고) 알코올 도수가 높으면 알코올이 효모의 생육을 정지시키고, 당도가 높으면 당이 효모의 생육을 정지시키기 때문에 알코올의 생성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셋째, 염기성 식품을 덧술에 넣어라. 그냥 처음부터 밑술에 넣으면 좋은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러니 하게도 젖산 생성을 막지 않기 위해서다. 앞에서는 젖산, 초산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제 와서 젖산의 생성을 돕는 이유가 무엇일까.

술의 초기 발효에 있어 젖산은 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잡균들로부터 술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즉, 효모가 증식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하는데 그때까지 술을 보호해 주는 것이 바로 젖산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젖산이 술을 보호하는 동안 효모는 차곡차곡 증식을 시작하고 그 양이 많아지면 젖산의 생성은 줄어들고 효모의 생성이 극대화 되는 것이다.

그런데, 밑술 자체에 염기성 식품을 넣는다고 생각해 보자(많은 양). 젖산이 술을 보호하고 있는데 염기성식품이 초기부터 젖산과 반응하여 중성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술은 잡균의 침입을 막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효모의 증식이 최대화 되어 있는 상태에서 덧술에 염기성 식품을 넣어 준다면 효모는 안전한 상태로 증식과 알코올 발효를 계속해 나가고 젖산의 생성은 멈춰 산미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신맛이 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술독" www.suldoc.com

복드림

2007.10.30 09:21:59
*.155.14.116

최근 저두 터득한 것이 이와 비슷한 내용인데
저의 경험에 확률의 높이게 되었네요.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201 거르기 궁금증 [1] 키키요 2021-04-07 5315
200 쌀누룩을 만들엇는데 얼마를 사용해서하는지..비율이? [1] 창힐 2015-04-14 5331
199 찹쌀 고두밥으로 2차 덧술을 했습니다 [11] 두메 2007-02-15 5332
198 술독의 진정성...밥으로 만드는 술은? [4] 아리랑 2012-03-04 5340
197 밑술 발효 완료는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는건가요? [1] 우동국물 2015-11-18 5343
196 류가향 질문 file [1] 헤나 2020-12-28 5362
195 전통중[서 증류소주 제조방법이랑 증류소주 만든 후 좋은 숙성방법좀 부탁합니다. [1] 약초맨 2013-06-24 5371
194 삼양주 쓴 뒷맛 [4] mekookbrewer 2020-09-22 5376
193 1되의 정의~ [3] 김창준 2007-02-08 5387
192 씨앗술 만들기. [2] 창힐 2012-08-14 5397
191 솔잎 넣고 삼양주하는 법 file [1] 정정희 2021-04-18 5399
190 이화곡 가루를 이용해서 입국을 만들려면.. [1] 민속주 2013-05-05 5434
189 옻 삶은 물로 막걸리 빚을수 있으까요? [2] 지량 2013-12-05 5435
188 이양주가 익는중 문제가 생겨 문의 드립니다! file [5] 이규민 2018-06-05 5446
187 요구르트 제조기로 누룩을 만들 순 없을까요? [2] 원삼규 2006-12-27 5484
186 밑술을 찹쌀로 해버렸는데... [2] 산에살다 2016-06-11 5504
185 <b>울릉도 호박막걸리 제조법 </b> [1] 酒人 2008-09-18 5506
184 밑술의 적정온도와 포도주빚기입니다. [4] 酒人 2006-09-15 5510
183 발효기간? 궁금합니다. [4] 김정옥 2007-05-18 5516
182 술찌게미는 꼭 걸러야 하나요? [2] anakii 2013-10-16 5529
181 밑술과 덧술시 재료에 대하여 [2] 우리술이좋아 2010-01-27 5534
180 알콜 도수 [4] 깡오리 2014-02-26 5534
179 덧술중 신맛이 나면 실패한것으로 보면될까요? [1] synop 2021-03-05 5556
178 단양주가 신맛이 날 때 살리는 방법에 대한 고찰 ㅠㅠ도와주세요 [1] 요리조리 2020-05-27 5557
177 전통주 기초강의 3. 효소와 효모 酒人 2006-03-17 5558
176 현미 막걸리 봐 주세요 ㅠ ㅠ file [1] 瑞香 2015-07-01 5560
175 막걸리가 셔요 ㅜ [1] 막걸리조 2010-02-16 5575
174 이양주 담았습니다. 상태 봐 주세요 file [2] 瑞香 2015-08-14 5598
173 고구마술 담그기 1(재료준비) file [1] 도사 2008-10-22 5612
172 혐기성 발효가 진행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ㅠ_ㅠ file [2] 리볼트 2021-01-11 5616
171 밑술 냄새에 대해서 질문입니다. [1] 비니 2010-12-15 5619
170 술이새콤하네요 file [4] 향온주만들어보고싶다 2009-05-04 5623
169 [re] <b>밑술의 맛은 ?</b> 酒人 2006-11-03 5628
168 삼지구엽주 ? 녹야 2008-08-08 5628
167 밀가루 사용에 관하여 [2] 우정 2007-07-04 5635
166 <b>술을 빚는 세 가지 방법</b> [2] 酒人 2008-04-07 5635
165 밑술 쌀가루에 대해서 [1] 조영철 2008-04-16 5639
164 청주를 빚고 있는데요. 그냥 한번 봐주고 평가해주세요. [4] 기록하는자 2015-12-20 5650
163 누룩 메달아놓기 [2] hedge 2011-04-26 5651
162 밥으로 술을 빚을때....물의양은? [4] 아리랑 2012-03-12 565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