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b>전통주 중급강의 6. 술 거르는 시기</b>

조회 수 6292 추천 수 49 2006.07.15 12:26:48

전통주 중급강의 6. 술 거르는 시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중에 하나가 “술을 언제 걸러야 하는가” 입니다. 이것에 대한 정확한 답은 “술이 익으면”입니다. 그런데 술이 어떻게 되었을 때 “익었다”라는 표현을 하는 것인지 술을 많이 빚지 않는 이상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술이 맑게 뜨면”,  “밥알이 뜨면”,  “불을 켜서 꺼지지 않으면” 등 다양한 글로서 문헌속에 나와 있습니다.

1. 술이 맑게 떴을 때.

술독에 술이 맑게 떴다는 것은 술이 완전하게 발효를 마쳤다는 것입니다. 이때 술 위에 뜬 것을 먼저 받아내고 남아있는 술은 용수를 박아 술이 맑아지면 떠내게 됩니다. 이 방법은 가장 확실하지만 완전발효가 일어나 술의 맛이 독하고 시간이 지나면 빠르게 간장취 등이 나게 됩니다. (간장취란 아미노산 발효에 의해 나타나는 향) 이러한 향은 술을 마셨을 때 좀 느끼한 맛을 갖게 되는 것이 단점입니다.

2. 밥알이 떴을 때

밥알이 둥둥 떠 있는 것은 길어야 3일 정도 입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밥알이 모두 가라앉고 맑은 술만 보이게 됩니다. 이것은 위에 있는 1번의 바로 전 단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3. 불을 켜서 꺼지지 않을 때

불을 켜서 꺼지지 않는 다는 것은 술독 안에서 더 이상 이산환탄소의 발생이 없어 공기가 술독을 채우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매일같이 독에 라이터를 들여다 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술 거르는 시기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술독 안쪽에 산소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술이 빨리 변질 될 수 있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으므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제가 사용하는 방법들입니다.

1. 술독과 술덧이 맞다아 있는 부분이 벌어질 때

이때 술을 거르게 되면 술에 단맛이 많이 남아있게 됩니다. 술의 종류마다 차이는 이겠으나 술의 완전발효가 일어나기 전에 거르는 것으로 술이 달면서도 독한 맛을 내게 됩니다. (술의 완전발효란 술독 속에 당분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술을 거른 상태에서 탁주로 마셔도 좋고 이때 용수를 박아 청주를 얻어도 됩니다. 겨울에는 용수를 박아 놓아도 술의 변질 염려가 적지만 날씨가 따뜻하면 용수를 밖아 놓는 것이 술의 변질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독한 향이 점점 사라지고 술 향기가 올라올 때

술을 빚어 몇일 후의 향은 코를 자극하여 더 이상 냄새 맞는 것 조차 힘들게 됩니다. 알코올 향 보다는 이산화탄소와 각종 독한 향이 함께 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면 “음..술 향이 좀 올라오네.” 라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때 술을 거르면 달고 독한 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날씨가 추울 때는 용수를 이용하고, 더울 때는 술을 걸러 냉장고에서 넣어 놓습니다.

3. 술벌레가 조금씩 보일 때^^

남들은 뭐라 할 지 몰라도 저는 이것을 유심히 봅니다. 겨울에는 없지만 날씨가 좀 따뜻해 지면 어느 순간 술 벌레들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어떤 놈은 주변에서 죽어있고 어떤 놈은 빌빌거리고 있습니다.^^ 보통 술에서 신맛이 나거나 단맛이 많은 술에 술벌레들이 날아드는데 덧술을 하고 꼭 어느 시점이 되면 술벌레가 날아왔다가 어느 순간이 지나면 스스로 없어집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이 시기가 1번과 거의 맞아 떨어집니다. 그래서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것입니다.

3번은 너무 귀담아 듣지 마세요. 그냥 제가 사용하는 방법중 한가지인데 벌레들과 이야기를 하지 못해서 어떤 증명도 할 수가 없습니다. ^^

대부분 위 세가지 경우가 되면 술을 거릅니다.

1. 2번이 되었을 때 술을 거르면 독하지만 당분이 남아있어 술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잘 마시게 됩니다. 그러나 … 잠시 후 쓰러집니다. ^^ 달콤해서 목으로 잘 넘기지만 실은 독하기 때문에 서서히 쓰러지게 됩니다.

이렇게 거른 술을 냉장고에 1-2주 정도 보관해 두면 맑은 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유리병에 넣어 보관하면 유리병 안에서 서서히 발효가 일어나 나머지 당분이 알코올을 만들게 됩니다. 물론 그 양이 적기 때문에 유리병을 열 때 가스가 나오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처음 술을 걸러 마셨을 때보다 술의 알코올 도수가 약 1% 정도는 높게 나옵니다. 이때는 정말 술의 맛이 더 좋습니다.(개인적으로 독한 술을 좋아함) 목으로 부드럽게 잘 넘어가지만 높은 알코올 도수 때문에 혀를 무척이나 자극시키게 됩니다. 소주를 먹는 느낌입니다.


술이 완전히 발효되기를 기다리지 않는 이유는 술 맛이 느끼해 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당분이 좀 남아있어 술을 잘 못하는 사람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잘 마실 수 있는 술을 좋아합니다. 이런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술에 당분이 남아있을 때 거르는 것이 좋습니다.

소주도 마찬가지 입니다. 술에 당분이 남아있는 술은 증류를 해도 소주에 단맛이 들게 됩는데 그 맛이 참 좋습니다. 보통 동으로 만든 증류기로 증류를 하면 단맛이 들어 소주의 맛이 좋다고 하는데 증류할 술에 단맛이 남아있으면 증류를 해도 단맛이 있는 부드러운 소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경험을 쌓고 느끼는 것입니다.



우리술사랑 "술독" www.suldoc.com

오렌지컴

2014.09.14 11:54:54
*.149.162.28

술벌레가 아니고 초파리(날파리)로 알고 있습니다.
포도나 바나나가 숙성이 많이 되서 달콤한 냄새가 많이 나면 날파리가 꼬여 듭니다.
요놈들이 술이 익어가면서 나는 달콤한 냄새에 꼬이는것이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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