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re] <b>밑술의 맛은 ?</b>

조회 수 5563 추천 수 65 2006.11.03 08:04:47
밑술의 맛은..

1776년 <증보산림경제>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 맛이 약간 시큼털털하면서도 매끄러운 것이 좋은 밑술이다.” – 作酒腐本方(작주부본방)

김정옥님 말씀처럼 밑술은 약간 신맛이 나는 것이 좋다고들 합니다. 제가 “좋다”라고 말을 못하는 것은 꼭 신맛이 나야 잘 된 밑술이라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효모증식이 잘 이뤄져도 효모증식이 잘 안돼도 신맛과 단맛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술은 밑술 자체가 맛이 좋습니다. 또 어떤 밑술은 술 표면에 오염이 오기 시작했을 때 덧술을 해도 술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맛과 단맛이 밑술 상태의 좋고 나쁨을 가리기에는 힘이 듭니다.

그러니 많이 빚어 보시고 경험해 보시라고 말하면…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중요한 것은 밑술의 맛 보다는 효모 증식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맞춰 주는 것입니다. 이 조건만 잘 갖춘다면 술의 맛을 보지 않고 덧술을 해도 술이 잘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방법을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제가 밑술을 빚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째, 원료의 처리입니다. (예, 죽 범벅 설기 고두밥 등) 기본적으로 이 네가지 중에서 효모를 가장 많이 증식시킬 수 있는 원료의 처리 방법은 ‘범벅형태’ 입니다.

둘째, 효모의 증식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온도’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되도록이면 선선한 곳에 술독을 보관합니다. 대충 20-25도 사이가 되겠네요. 이보다 더 낮아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절대로 술덧의 온도가 30도 이상이 되게 해서는 안됩니다. 저온에서는 효모의 운동 저하로 알코올 발효 속도가 떨어지지만 효모의 증식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높은 온도에서는 효모의 세포 분열과 함께 노화, 사멸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 상태로 덧술을 하면 알코올 도수가 낮고 신맛이 강하게 나는 술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셋째, 술이 잘 끓어 오른 것을 술이 잘된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무슨말인가 하면 술이 끓어 올랐던 자리가 많이 있으면 사람들은 “잘 끓어 올랐네”라고 생각하면서 술이 잘 된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맛을 보고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술이 끓어 오르는 것은 ‘온도가 높아도, 낮아도 끓어 오릅니다.’ 만약, 온도가 높은 곳에서 술이 끓어 오른 것이라면 밑술의 맛과 상관 없이 효모의 상태를 의심해야 합니다. 건강하지 못하고 많은 양의 효모 증식이 없다면 덧술이 잘 될리 없기때문입니다.

넷째는 누룩의 상태입니다. 효모증식을 하기 위해서는 효모가 있어야 하고, 이 효모를 누룩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술이 잘 되지 않는다면 누룩의 상태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누룩의 향을 맡았을 때, 구수한 향이 나는 것이 좋습니다. 습기가 차지 않아야 하고, 햇볕에 말리고 술을 빚는 것이 좋습니다.

술덧을 버무려 술독에 넣으면 -> 술덧이 풀처럼 풀어지고 -> 거품이 많이 생성되며 -> 누룩이 술 표면에 올라와 있고 -> 시간이 지나면 누룩이 가라 앉습니다.

이렇게 누룩이 술 표면에 올라와 있으면 “덧술 준비를 하세요.” 그리고 누룩이 가라 앉은 다음 덧술을 하면 됩니다.

김정옥님께서 밑술 빚는 방법을 올려 주시면 더 자세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죽, 범벅, 설기 로 밑술을 하는지, 물은 얼마나 사용하시는지, 누룩의 양은, 술독관리는… 이런 것들이 있어야 제대로 된 처방을 할 수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의문나는 것은 언제든 다시 질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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