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re] <b>밑술의 맛은 ?</b>

조회 수 5559 추천 수 65 2006.11.03 08:04:47
밑술의 맛은..

1776년 <증보산림경제>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 맛이 약간 시큼털털하면서도 매끄러운 것이 좋은 밑술이다.” – 作酒腐本方(작주부본방)

김정옥님 말씀처럼 밑술은 약간 신맛이 나는 것이 좋다고들 합니다. 제가 “좋다”라고 말을 못하는 것은 꼭 신맛이 나야 잘 된 밑술이라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효모증식이 잘 이뤄져도 효모증식이 잘 안돼도 신맛과 단맛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술은 밑술 자체가 맛이 좋습니다. 또 어떤 밑술은 술 표면에 오염이 오기 시작했을 때 덧술을 해도 술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맛과 단맛이 밑술 상태의 좋고 나쁨을 가리기에는 힘이 듭니다.

그러니 많이 빚어 보시고 경험해 보시라고 말하면…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중요한 것은 밑술의 맛 보다는 효모 증식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맞춰 주는 것입니다. 이 조건만 잘 갖춘다면 술의 맛을 보지 않고 덧술을 해도 술이 잘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방법을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제가 밑술을 빚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째, 원료의 처리입니다. (예, 죽 범벅 설기 고두밥 등) 기본적으로 이 네가지 중에서 효모를 가장 많이 증식시킬 수 있는 원료의 처리 방법은 ‘범벅형태’ 입니다.

둘째, 효모의 증식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온도’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되도록이면 선선한 곳에 술독을 보관합니다. 대충 20-25도 사이가 되겠네요. 이보다 더 낮아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절대로 술덧의 온도가 30도 이상이 되게 해서는 안됩니다. 저온에서는 효모의 운동 저하로 알코올 발효 속도가 떨어지지만 효모의 증식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높은 온도에서는 효모의 세포 분열과 함께 노화, 사멸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 상태로 덧술을 하면 알코올 도수가 낮고 신맛이 강하게 나는 술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셋째, 술이 잘 끓어 오른 것을 술이 잘된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무슨말인가 하면 술이 끓어 올랐던 자리가 많이 있으면 사람들은 “잘 끓어 올랐네”라고 생각하면서 술이 잘 된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맛을 보고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술이 끓어 오르는 것은 ‘온도가 높아도, 낮아도 끓어 오릅니다.’ 만약, 온도가 높은 곳에서 술이 끓어 오른 것이라면 밑술의 맛과 상관 없이 효모의 상태를 의심해야 합니다. 건강하지 못하고 많은 양의 효모 증식이 없다면 덧술이 잘 될리 없기때문입니다.

넷째는 누룩의 상태입니다. 효모증식을 하기 위해서는 효모가 있어야 하고, 이 효모를 누룩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술이 잘 되지 않는다면 누룩의 상태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누룩의 향을 맡았을 때, 구수한 향이 나는 것이 좋습니다. 습기가 차지 않아야 하고, 햇볕에 말리고 술을 빚는 것이 좋습니다.

술덧을 버무려 술독에 넣으면 -> 술덧이 풀처럼 풀어지고 -> 거품이 많이 생성되며 -> 누룩이 술 표면에 올라와 있고 -> 시간이 지나면 누룩이 가라 앉습니다.

이렇게 누룩이 술 표면에 올라와 있으면 “덧술 준비를 하세요.” 그리고 누룩이 가라 앉은 다음 덧술을 하면 됩니다.

김정옥님께서 밑술 빚는 방법을 올려 주시면 더 자세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죽, 범벅, 설기 로 밑술을 하는지, 물은 얼마나 사용하시는지, 누룩의 양은, 술독관리는… 이런 것들이 있어야 제대로 된 처방을 할 수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의문나는 것은 언제든 다시 질문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961 막걸리 숙성에 관한 질문 [3] alpha 2012-01-20 63121
960 <b>술의 신맛 고치는 법</b> [1] 酒人 2007-09-27 28294
959 <b>누룩만들기 제 1장 - 누룩의 기본</b> [2] 酒人 2007-10-21 24889
958 미국에서 쌀가루 질문 [3] [1] johnfrankl0 2012-08-10 24595
957 고두밥 보존 방법이 있나요? [2] 민속주 2012-07-01 24015
956 감식초 만드는 방법 [4] 酒人 2008-10-13 19360
955 주정계 사용법입니다. [2] 酒人 2007-03-07 17799
954 일반 가정에의 항아리 소독법은??(증기법) 酒人 2006-01-21 17376
953 주정분표(알코올 도수환산표) 보는 방법 file 酒人 2006-09-27 16690
952 막걸리 맛있게 만드는 방법 酒人 2009-01-07 16633
951 막걸리 만들기 제 1장 : 막걸리란? 酒人 2007-12-26 15731
950 누룩 만드는 법 file [1] 강마에 2009-04-13 15544
949 <b>최고의 건강 식초 - 복분자 식초 만들기 </b> [1] 酒人 2008-07-12 15236
948 술 빚기 도구 및 재료 구입처 누룩 2009-01-02 13833
947 막걸리 담는데 온도가 낮아도 되나요? [3] 더블엑스 2008-04-04 13454
946 이양주(멥쌀밑술-찹쌀덧술)처음으로 빚었는데, 쓴맛이 조금 나네요. [2] 김달공 2012-02-28 12468
945 술독에서 술 빚기에 사용하는 단위 [3] 누룩 2009-01-02 12131
944 엿기름사용에 관하여 [3] 우리술이좋아 2010-03-16 11821
943 덧술시 고두밥과 압력솥밥의 차이 [2] 우리술이좋아 2012-03-20 11257
942 <b> 홉, 되, 말에 대하여...</b> file 酒人 2007-02-09 11192
941 막걸리 만들때 물양 질문드립니다. [1] 모르는 2010-04-19 11089
940 [re] 고구마술 담그는법 [2] 酒人 2008-10-21 10934
939 초보자의 도수 측정..ㅠ [3] [1] 달갸리 2009-12-02 10705
938 누룩법제 [3] 상갑 2009-01-06 10512
937 <b>효모랑 대화하면 술빚는게 즐겁다.</b> [1] 酒人 2006-05-02 10464
936 오양주 만드는방법 [4] 비오리 2012-05-22 10425
935 <b>누룩만들기 제 7장 -'효모'이야기</b> [11] [1] 酒人 2007-11-12 10158
934 저온발효/저온숙성 [2] 아리랑 2013-02-20 10017
933 전통누룩과 개량 누룩의 차이 [1] 샛별 2009-11-10 9977
932 부피 단위 (되/말)에 대한 문의 [3] 해난 2012-01-05 9939
931 삼양주이상 중양주 빚는 방법은? [3] 무설탕 2011-10-25 9893
930 소나무에 막걸리를 주면 잘자란다? [2] 酒人 2006-03-12 9706
929 막걸리와 동동주의 차이 [1] 나술퍼맨 2013-05-02 9656
928 탄산이 강한 막걸리 만드는 방법이 어떻게 될까요? [3] 후아랴 2021-07-21 9156
927 오염균 사진 file [2] 강마에 2009-05-04 8981
926 석탄주 만들기 [2] 전통주 love 2009-03-26 8713
925 누룩보관하기 좋은 방법 알고 싶어요 [3] 신의 2008-08-19 8669
924 쓴술맛을 부드럽게 하는 방법을? [3] 김정옥 2008-04-04 8380
923 지식쌓기 - 호산춘(壺山春)에 대하여... 酒人 2007-02-07 8327
922 <b>생쌀 발효법 그 진실은</b> 酒人 2006-04-19 822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