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re] 술 담그는 방법

조회 수 5090 추천 수 89 2008.10.27 20:27:23
>다른 곳에서는 슐 담글때 , 술 담금 후  2 일 또는 3일 정도는 미생물이 잘 번식하도록 하루에 두 차례 술독을 주걱으로 잘 저어주라고 하는데, 여기에서의 술 담그는 법에서는 저어 주라는 말이 전혀 없습니다.
>
>저어 주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또는 안 저어 주어도 무방한지 궁금해서 이렇게 문의 드립니다.
>
>좋은 답변 부탁드립니다.

>


저어 준다는 것은 “공기를 넣어 준다.”란 말과 같습니다. 물론, 고른 발효를 위해 혼합하는 것도 있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혼합보다는 “공기”입니다.

발효가 시작되면 미생물들은 증식을 통해 그 수를 늘리게 됩니다. 미생물의 수가 늘어나면서 호흡에 의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산화탄소가 발효조 내부에 꽉 차게 되면서 공기는 발효조 밖으로 배출되어 발효조 내부에는 더 이상 공기가 없게 됩니다.(이산화탄소가 공기보다 무거워 이산화탄소가 생기면서 공기를 밀어내게 된다.)

그런데 만약 2-3일 안에 하루 몇번씩 발효조 내부를 다시 저어 준다면(혼합한다면) 다시 공기를 넣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쉽게 이해를 하셨으리라 봅니다.

중요한 것은 효모인데요. 이 효모들은 공기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큰 변화를 보여줍니다.

즉, 공기가 있을 때는 “증식”을 통해 개체수를 늘리고, 공기가 없을 때(발효가 진행돼 이산화탄소가 공기를 밀어내어 발효조 내부에 공기가 없을 때)는 증식된 효모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당을 분해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하게 됩니다.

그럼 생각해 볼까요.

개체가 많아져 한참 알코올을 생성하고 있는데 혼합을 해서 공기를 다시 넣어 준다면 미생물은 알코올을 생성하기 보다는 다시 증식을 통해 개체의 수를 늘리려고 할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조금씩 만들어진 알코올이 -> 공기와 접촉하면 초산발효가 일어난다.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으면 -> 초산발효는 물론 잡균의 침입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알코올 도수를 안정권인 14% 이상 올려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히 증식된 미생물을 토대로 알코올발효가 빠르게 진행돼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효가 시작된 후에 저어주는 것은 득 보다는 실이 많은 것입니다.

우리가 가정에서 밑술을 하는 이유는 바로 충분한 미생물을 증식시켜 놓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또 저어 준다.? 그럼 또 미생물을 증식시키겠다는 것인데요. 그럼 알코올은 언제 만들죠^^

전통적인 방법에서 혼합을 하는 경우는 발효가 충분히 일어나 알코올이 안정된 도수(14%이상)가 되었을 때 전체적으로 고른 발효를 돕기 위해서 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보통 1주일 후) 그러나, 발효가 왕성하게 시작도 하기 전에 저어주는 것은 오히려 술을 만드는 것이 아닌 식초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양조장에서는-

양조장에서는 수시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저어줍니다. 아마도 이러한 양조장에서 하는 방법들을 따라하는 곳에서는 2-3일 동안 수시로 저어준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려면 몇 몇 조건이 있어요.

당화와 알코올 발효를 잘 시킬 수 있는 미생물 만을 투입하여 발효조 내부에서 안정된 발효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경우입니다. 즉, 많은 미생물에 의해서 저어줘도(공기가 들어가도)술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양조장에서는 완전당화를 시킵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게 나와야 여기에 물을 타 술의 양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완전당화를 시켜서 완전 알코올 발효를 시키는 거죠. 그렇기 위해서 고르게 저어줘야 하고 그 결과 완전 발효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알코올 도수가 17% 정도 나오면 13%정도가 되도록 물을 타 술의 양을 늘리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면서…

이해가 가셨는지 모르겠네요.^^ 아마도 배양한 효모, 효소, 젖산 등을 사용하는 곳은 저어주라고 할 것이고 누룩만을 이용하는 곳은 젓지 말라고 할 것입니다. 두 가지 방법 중에서 선택하시면 될 듯 하네요. 이 방법이 좋다, 저 방법이 좋다는 저 보다는 술을 빚는 사람들이 택할 문제로 보여집니다.

단, 누룩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택한다면 꼭 집에서 술을 빚는 것 보다 요즘 전통주 시장이 죽어가니 슈퍼에 가서 전통주를 사 드시는게 옳바른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집에서 양조장과 같은 방법으로 술을 빚어 마실 이유가 없으니까요.  

코헨

2008.10.28 11:05:31
*.238.99.57

자세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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