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re] <b>가향하는 방법에 대하여...,</b>

조회 수 3577 추천 수 62 2006.12.15 19:19:34
1500년대 <수운잡방>에는 황국화주 제조법이 나와 있습니다. 소개하면 [ 황국은 향기롭고 맛이 단 것을 골라 따서 햇볕을 쬐어 말린다. 청주 1말당 국화 3냥씩을 생명주 주머니에 넣어 술 윗면에서 손가락 하나 높이에 매달고 독부리를 단단히 봉한다. 하룻밤 지나서 꽃을 들어낸다. 술맛은 향기롭고 달다. 모든 향기가 있는 꽃은 이와 같이 할 수 있다. ]

<수운잡방>의 황국화주에서 보듯이 국화주는 술을 빚을 때 국화를 넣는 것이 아니라 술이 완성된 다음 맑게 만들어 그 위에 명주 주머니에 황국을 넣어 매달아 놓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황국을 술덧과 버무렸을 때, 발효과정에서 꽃 본래의 향기가 다 날아가고 국화의 향 보다는 잡향이 많이 섞인 술이 만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주에 국화의 향기가 나도록 매달아 두었다가 술에 향이 배면 꺼내 마시는 것입니다.

<요록> <온주법>의 국화주는 감국과 생지황이 들어가는 술.

1800년대 <고려대규합총서><부인필지> 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있다. [ 국화가 만개할 때, 술 한말이거든 꽃 두되를 주머니에 넣어 술독에 달아 두면 향내가 가득하니 매화, 연꽃 등 향내가 있고, 독이 없는 꽃은 다 이 법을 써라. 꽃을 위에 뿌려도 좋되….]

위에 보듯이 국화주를 빚을 때에는 국화를 술덧과 버무리기 보다는 술이 완성되었을 때 향기가 있는 꽃 등을 술독에 매달아 향기를 입히는 방법을 택했으며, 꽃을 술 위에 뿌려 두는 방법도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포도주나 복분자주는 발효가 끝이 나도 포도나 복분자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맛과 향이 강하기 때문이죠. 딸기나 배, 복숭아, 사과 등을 술로 잘 빚지 않는 이유는 발효과정에서 과일 본래의 향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꽃으로 빚는 술도 마찬가지 입니다. 꽃을 술덧과 버무려 빚으면 꽃 본래의 향 보다는 새로운 맛과 향기가 만들어 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꽃으로 빚는 술은 술이 다 완성되어 충분히 좋은 술이 되었을 때, 술에 향기가 배도록 하는 방식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반면에 <진달래꽃, 복숭아꽃, 연잎> 같은 경우는 술독 밑에 꽃을 넣거나 술덧과 함께 버무려 발효를 시키는 방법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가향주입니다.


마치면서…

향기가 많이 나는 국화, 매화, 연꽃 등은 직접적으로 술과 접촉하지 않아도 충분한 향을 얻을 수 있으나 진달래꽃이나 복숭아 꽃과 같이 상대적으로 향기가 적은 꽃은 직접 술과 혼합하여 빚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술을 빚을 때 소량의 꽃을 넣어 빚게 되면 쌀로만 빚는 술 보다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술이 만들어지는데 이는 발효과정에서 새로운 향이 생겨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쌀술의 부족한 향기는 꽃으로 채운다. "술독" www.suldoc.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881 술덧 위에 이게 뭘까요?? file [3] 자두맛사탕 2023-05-23 7003
880 [re] 고구마술 [4] 酒人 2009-01-16 7002
879 누룩에 벌레가 생겼습니다. [4] 갈매기 2009-12-11 6976
878 연습용으로 밑술 제작중인데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file [2] 한소리 2011-08-01 6952
877 입국의 당화력은 얼마나 되나요? [2] 오렌지컴 2015-02-05 6919
876 술에 쓴맛은 어떤 요인떄문에 생기는건가요 ?? [2] 연필꽂이 2021-10-28 6902
875 가양주 막걸리 만드는법 피리피리 2014-11-04 6897
874 전통주 기초강의 4. 단발효와 복발효 酒人 2006-03-17 6880
873 이양주(석탄주)질문드립니다. [2] 배꼭지 2021-03-03 6876
872 삼양주 발효 5일차, 곰팡이 인가요? file [1] 쩡이님 2021-05-14 6831
871 덧술이 끓지 않습니다. 막걸리를 살려주세요. file [1] 리볼트 2021-11-28 6826
870 양조 과정 중 여러가지 여쭤봅니다! [3] 희진 2023-04-13 6795
869 빚은 술의 유통기한이 궁금합니다~ [1] 레오몬 2021-02-20 6787
868 달콤한 술 만들기? 의문점 [2] [75] 민속주 2012-07-05 6777
867 삼양주 2차덧술후 3주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2] 기분좋게한잔 2020-12-25 6714
866 삼양주 언제 걸러야 할까요? file [2] 준파파 2022-01-03 6705
865 <b>전통주 중급강의 6. 술 거르는 시기</b> [1] 酒人 2006-07-15 6658
864 이번 여름에 누룩을 디뎠어요 file [2] 바나나메론 2021-10-11 6656
863 밀가루나 전분을 어떻게 추가하나요. [3] 막걸남 2011-01-12 6645
862 <b>밀가루를 넣는 이유에 대하여....</b> [2] 酒人 2007-02-28 6630
861 밑술 항아리 용량으로 적당한것이? [4] 창힐 2013-07-19 6628
860 처음으로 누룩을 만들었습니다! file [5] hedge 2011-04-08 6624
859 단양주 발효 중 표면에 흰 곰팡이 file [2] 우리몽이씨 2021-07-05 6599
858 누룩 당화력에관련 질문좀 드릴게요 [1] 투덩잉 2013-07-19 6577
857 술 증류기에 관한 질문입니다. 김상현 2006-05-10 6569
856 석탄주 덧술을 설익은 고두밥으로 했는데, 고두밥을 추가해야 할까요? [2] 메밀우유 2021-08-06 6561
855 이양주 덧술 1일차 온도가 33도인데 [4] Blues 2020-12-30 6559
854 희석주 관련 질문입니다. [4] 김기욱 2006-06-14 6559
853 막걸리 담그기 file [1] [6] 오타와 저스튼 2012-12-15 6536
852 입문자 몇가지 질문드리옵니다! [4] Jbjang 2021-02-23 6535
851 삼양주 밑술에 관하여 [1] mumu 2013-05-31 6534
850 막걸리 제조와 판매 둘레길 2013-06-05 6506
849 불패주 레시피를 보다가 궁금한게 생겼습니다. [2] 감초 2011-12-16 6493
848 맵쌀로만 빗은 삼양주--시험 file [1] 도사 2009-03-13 6487
847 <b>누룩만들기 제 8장 &#8211; '젖산' 이야기</b> [2] 酒人 2007-11-19 6472
846 삼해주 밑술에 장막이 생겼어요 [1] 랄랄라 2021-03-03 6464
845 백국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2] 두메 2011-01-20 6451
844 [질문] 겨울에 술만들때 온도와 발효후 거르기 할때 궁금점이 있습니다. [4] 초초보 2014-02-13 6445
843 죽으로 밑술을 했는데요 혹시 산막이 생긴걸까요? file [1] 류슈뮤 2023-04-05 6434
842 누룩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1] 보리콩 2016-02-23 642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