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re] <b>밑술의 맛은 ?</b>

조회 수 5845 추천 수 65 2006.11.03 08:04:47
밑술의 맛은..

1776년 <증보산림경제>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 맛이 약간 시큼털털하면서도 매끄러운 것이 좋은 밑술이다.” – 作酒腐本方(작주부본방)

김정옥님 말씀처럼 밑술은 약간 신맛이 나는 것이 좋다고들 합니다. 제가 “좋다”라고 말을 못하는 것은 꼭 신맛이 나야 잘 된 밑술이라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효모증식이 잘 이뤄져도 효모증식이 잘 안돼도 신맛과 단맛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술은 밑술 자체가 맛이 좋습니다. 또 어떤 밑술은 술 표면에 오염이 오기 시작했을 때 덧술을 해도 술이 잘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맛과 단맛이 밑술 상태의 좋고 나쁨을 가리기에는 힘이 듭니다.

그러니 많이 빚어 보시고 경험해 보시라고 말하면…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중요한 것은 밑술의 맛 보다는 효모 증식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맞춰 주는 것입니다. 이 조건만 잘 갖춘다면 술의 맛을 보지 않고 덧술을 해도 술이 잘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하는 방법을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제가 밑술을 빚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째, 원료의 처리입니다. (예, 죽 범벅 설기 고두밥 등) 기본적으로 이 네가지 중에서 효모를 가장 많이 증식시킬 수 있는 원료의 처리 방법은 ‘범벅형태’ 입니다.

둘째, 효모의 증식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온도’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되도록이면 선선한 곳에 술독을 보관합니다. 대충 20-25도 사이가 되겠네요. 이보다 더 낮아도 좋습니다. 그렇지만 절대로 술덧의 온도가 30도 이상이 되게 해서는 안됩니다. 저온에서는 효모의 운동 저하로 알코올 발효 속도가 떨어지지만 효모의 증식에는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높은 온도에서는 효모의 세포 분열과 함께 노화, 사멸을 가져오게 됩니다. 이 상태로 덧술을 하면 알코올 도수가 낮고 신맛이 강하게 나는 술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셋째, 술이 잘 끓어 오른 것을 술이 잘된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무슨말인가 하면 술이 끓어 올랐던 자리가 많이 있으면 사람들은 “잘 끓어 올랐네”라고 생각하면서 술이 잘 된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맛을 보고 판단해서는 안됩니다.

술이 끓어 오르는 것은 ‘온도가 높아도, 낮아도 끓어 오릅니다.’ 만약, 온도가 높은 곳에서 술이 끓어 오른 것이라면 밑술의 맛과 상관 없이 효모의 상태를 의심해야 합니다. 건강하지 못하고 많은 양의 효모 증식이 없다면 덧술이 잘 될리 없기때문입니다.

넷째는 누룩의 상태입니다. 효모증식을 하기 위해서는 효모가 있어야 하고, 이 효모를 누룩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술이 잘 되지 않는다면 누룩의 상태를 점검해 봐야 합니다. 누룩의 향을 맡았을 때, 구수한 향이 나는 것이 좋습니다. 습기가 차지 않아야 하고, 햇볕에 말리고 술을 빚는 것이 좋습니다.

술덧을 버무려 술독에 넣으면 -> 술덧이 풀처럼 풀어지고 -> 거품이 많이 생성되며 -> 누룩이 술 표면에 올라와 있고 -> 시간이 지나면 누룩이 가라 앉습니다.

이렇게 누룩이 술 표면에 올라와 있으면 “덧술 준비를 하세요.” 그리고 누룩이 가라 앉은 다음 덧술을 하면 됩니다.

김정옥님께서 밑술 빚는 방법을 올려 주시면 더 자세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죽, 범벅, 설기 로 밑술을 하는지, 물은 얼마나 사용하시는지, 누룩의 양은, 술독관리는… 이런 것들이 있어야 제대로 된 처방을 할 수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의문나는 것은 언제든 다시 질문해 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멥쌀로 고두밥을 쪄서 삼양주를 담근는데...고두밥이 [2]

  • 창힐
  • 2013-08-07
  • 조회 수 6714

<b>밀가루를 넣는 이유에 대하여....</b> [2]

  • 酒人
  • 2007-02-28
  • 조회 수 6719

누룩 보관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1]

<b>전통주 중급강의 6. 술 거르는 시기</b> [1]

  • 酒人
  • 2006-07-15
  • 조회 수 6740

삼해주 밑술에 장막이 생겼어요 [1]

처음으로 누룩을 만들었습니다! file [5]

  • hedge
  • 2011-04-08
  • 조회 수 6762

밀가루나 전분을 어떻게 추가하나요. [3]

증류기를 샀습니다. 증류에 대하여 질문드려요. [2]

입문자 몇가지 질문드리옵니다! [4]

  • Jbjang
  • 2021-02-23
  • 조회 수 6814

이양주 덧술 1일차 온도가 33도인데 [4]

  • Blues
  • 2020-12-30
  • 조회 수 6855

직접 빚는 누룩 질문드립니다 file [3]

  • Kimeric
  • 2023-03-06
  • 조회 수 6857

[질문] 겨울에 술만들때 온도와 발효후 거르기 할때 궁금점이 있습니다. [4]

석탄주 덧술을 설익은 고두밥으로 했는데, 고두밥을 추가해야 할까요? [2]

단양주 발효 중 표면에 흰 곰팡이 file [2]

안녕하세요 삼양주 빚고 있는데 층분리에 관하여 질문 올립니다 file [2]

달콤한 술 만들기? 의문점 [2] [75]

이번 여름에 누룩을 디뎠어요 file [2]

삼양주 2차덧술후 3주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2]

전통주 기초강의 4. 단발효와 복발효

  • 酒人
  • 2006-03-17
  • 조회 수 7001

누룩 당화력에관련 질문좀 드릴게요 [1]

삼양주 언제 걸러야 할까요? file [2]

밑술 항아리 용량으로 적당한것이? [4]

  • 창힐
  • 2013-07-19
  • 조회 수 7056

연습용으로 밑술 제작중인데 잘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file [2]

누룩에 벌레가 생겼습니다. [4]

빚은 술의 유통기한이 궁금합니다~ [1]

[re] 고구마술 [4]

  • 酒人
  • 2009-01-16
  • 조회 수 7094

덧술이 끓지 않습니다. 막걸리를 살려주세요. file [1]

삼양주 발효 5일차, 곰팡이 인가요? file [1]

이양주(석탄주)질문드립니다. [2]

감주빗기 [2]

막걸리 제조중 밥알이 안 가라앉을 때 file [2]

  • 2P
  • 2012-04-18
  • 조회 수 7195

술에 쓴맛은 어떤 요인떄문에 생기는건가요 ?? [2]

<b>누룩만들기 제 2장 &#8211; 반죽하기</b> [4]

  • 酒人
  • 2007-10-22
  • 조회 수 7219

가양주 막걸리 만드는법

입국의 당화력은 얼마나 되나요? [2]

전통주 기초강의 9. 단양주와 이양주 [1]

  • 酒人
  • 2006-03-30
  • 조회 수 7242

쌀과 물량 봐주세요.... [1]

탁주를 만드는 중 여러가지 궁금한점이 생겨서 여쭤봅니다. [1]

  • 희진
  • 2023-03-21
  • 조회 수 7250

흑미주 빚는법... [1]

  • 0심이
  • 2011-04-14
  • 조회 수 7281

증류주를내리고싶은데어떻게해야하는지... [2]

  • 지허
  • 2011-07-03
  • 조회 수 72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