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b>술을 빚는 세 가지 방법</b>

조회 수 5841 추천 수 70 2008.04.07 23:16:13
술을 빚는 세 가지 방법

길동이추운 겨울이면 술을 빚어 따뜻한 온돌에 술독을 놓고 이불로 감싸 발효를 시킵니다. 혹, 낮은 온도 때문에 당 생성이 잘 되지 않을 것을 염려해 당화가 잘 이뤄지도록 따뜻하게 발효를 시키는 것입니다.

말순이추운 겨울이면 술을 빚어 실온에 놓고 그대로 발효를 시킵니다.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술이 다 되었을 때 깔끔하고 단맛이 적어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똘똘이추운 겨울이면 술 빚는 횟수를 늘려 미생물의 수를 최대로 끓어 올리는 방법으로 술을 빚습니다. 낮은 온도 때문에 당 생성이 잘 되지 않을 것을 염려해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미생물의 수를 늘려 술을 빚는 것입니다.

이 친구들의 제조법 중에서 여러분은 어떠한 방법으로 술을 빚는지요. 어떤 분은 길동이가 하는 방식 처럼 인위적으로 술독의 온도를 높여 술을 빚고, 어떤 분들은 말순이가 하는 방식으로 술을 빚을 것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빚던지 자신에게 맞는 제조법을 찾으면 되겠죠.^^

그럼 개인적으로는 어떤 방식을 가장 선호하냐고 물어 주신다면…

바로 똘똘이의 방법입니다. 여러분들은 삼양주라고 하면 단지 술을 세 번에 걸쳐 빚는 술로만 알고 계신데요. 사실은 삼양주라는 술이 그렇게 간단하게 설명되어지는 제조법이 아닙니다. 똘똘이의 제조법을 잘 이해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똘똘이는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술을 빚습니다. 겨울이면 낮은 온도 때문에 혹시나 발효가 잘 안될 것을 염려하여 주모를 두 번에 걸쳐 만들어 미생물의 수를 증가 시킵니다. 즉, 온도를 높여 발효를 돕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의 수를 높여 술을 빚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방법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발효를 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똘똘이는 이러한 이치를 잘 알고 있는 것이지요.

한국의 전통 가양주 제조법을 살펴 보면 대부분은 똘똘이가 가진 방법으로 술을 빚습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쳐 밀주시대를 지나 오면서 길동이 제조법이 널리 퍼지게 됩니다. 술을 한 번 더 빚는 번거로움을 없애 버리고 온도를 높여 술을 빨리 빚는 방법이 우리의 제조법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길동이 = 온도가 낮으니 온도를 높여 발효를 돕겠다.
말순이 = 온도가 낮아 시간이 걸리지만 낮은 온도에서 그냥 빚겠다.
똘똘이 = 온도가 낮으니 미생물의 수를 최대한 늘려 발효를 돕겠다.


똘똘이는 봄과 가을이 되면 추운 겨울 세 번에 걸쳐 빚던 술을 두 번(밑술, 덧술)에 걸쳐 술을 빚습니다. 또한, 여름이 되면 한 번에 술을 빚습니다. 즉, 각 계절의 실내 온도에 따라 술 빚는 횟수를 조절해 가면서 술을 빚는 것입니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 가양주 제조법은 온도의 변화에 따라 인위적으로 술독의 온도를 관리하기 보다는 술 빚는 횟수를 조절해(미생물의 수) 술을 빚었던 것입니다.

대부분의 삼양주들이 겨울에 빚어졌다는 사실과 대부분의 이양주들이 봄과 가을과 같은 따뜻한 계절에 빚어졌다는 사실, 대부분의 단양주들이 여름과 같이 날씨가 더울 때 빚어졌다는 사실, 한국의 전통 가양주 제조법입니다.

이제는 술을 빨리 빚기 위해 단양주를 빚는다거나, 좋은 술을 빚기 위해 삼양주를 빚는다거나,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양주)으로 술을 빚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것은 자연의 순리대로 최대한 자연과 더불어 술을 빚는 것이 한국의 전통 가양주 제조법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이불이나 전기 장판 같은 것, 이제는 이런 거 사용하지 마시고요. 좀 더 자연스럽고 자연과 닮아 가는 한국의 전통 가양주 제조법으로 술을 빚어 보시지요.

참고 : 최대한 따뜻하게 술을 빚는 방법이 한국의 전통 가양주 제조법에 없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문헌에 이불이나 온돌에서 따뜻하게 술을 빚으라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수가 너무 적습니다. 전체 술 제조법의 5%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진실을 말한다는 것, 욕먹는 길입니다. ^^ www.suldoc.com

최 원

2008.04.08 02:15:16
*.208.254.19

good!!!! 16일 이사 합니다. 그때부터 신나게 술 빚어봅시다 ㅋㅋㅋㅋㅋㅋㅋ

酒人

2008.04.08 08:17:36
*.212.132.34

이사할때 불러주세요. 짬뽕 먹으러 가겠습니다. ㅋㅋ
그런데 16일이 수요일이네요. 주말에 하시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802 불패주 알코올 도수 낮추기 [1] yk 2013-11-30 6293
801 현미 막걸리 봐 주세요 ㅠ ㅠ file [1] 瑞香 2015-07-01 6292
800 덧술중 신맛이 나면 실패한것으로 보면될까요? [1] synop 2021-03-05 6276
799 이양주가 익는중 문제가 생겨 문의 드립니다! file [5] 이규민 2018-06-05 6273
798 삼양주 쓴 뒷맛 [4] mekookbrewer 2020-09-22 6268
797 밑술을 찹쌀로 해버렸는데... [2] 산에살다 2016-06-11 6246
796 솔잎 넣고 삼양주하는 법 file [1] 정정희 2021-04-18 6237
795 <b>누룩만들기 제 6장 &#8211; ‘손님(곰팡이) 불러 오기’ </b> [2] 酒人 2007-11-10 6232
794 알콜 도수 [4] 깡오리 2014-02-26 6213
793 쉰맛 실패....이제 어떻게 해야하나요? [1] 미루 2008-02-24 6199
792 만들고있는 이화곡의 상태에대해 물어보고싶습니다 file [1] Binmo 2023-09-11 6196
791 술 끓어 오른 자국이 생기는 이유와 의미 [1] 酒人 2006-02-28 6189
790 옥수수술 질문입니다~~ [1] sujann00 2012-02-01 6175
789 류가향 질문 file [1] 헤나 2020-12-28 6166
788 학교에서 알코올도수 측정법을 배웠는데요 ..... [2] [2] 바이브가부릅니다술이야 2012-11-14 6166
787 막걸리의 절묘하고 복잡한 맛. [1] alpha 2012-01-27 6136
786 콩이 들어가는 술에 대해 궁금합니다 [2] 집중호우 2007-12-07 6133
785 삼양주 제조과정에서 젓기,뚜껑밀봉 시기 [1] 이미남 2019-07-02 6126
784 거르기 궁금증 [1] 키키요 2021-04-07 6120
783 쌀누룩을 만들엇는데 얼마를 사용해서하는지..비율이? [1] 창힐 2015-04-14 6118
782 [re] 석임 제조에 대하여 酒人 2009-12-29 6118
781 술 온도와 맛의 변화 [2] 시작은 천천히 2012-03-30 6113
780 용수를 박았습니다. file 보리콩 2011-02-11 6110
779 안녕하세요! 몇가지 질문 드립니다! [1] 희진 2023-10-09 6107
778 마늘술을 담글수 있을까? [3] 내사랑 2008-10-12 6096
777 당화/발효 관련 문의. [1] 생기발랄 2021-07-21 6081
776 이양주에서 삼양주 사진 file [2] johnfrankl0 2012-06-02 6065
775 밑술 발효 완료는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는건가요? [1] 우동국물 2015-11-18 6059
774 술 거르는 시기 [2] 내사랑 2008-11-24 6058
773 삼양주 빚을때 1차 2차 덧술의 선택은? file 원삼규 2007-01-06 6050
772 술이 자꾸 걸쭉하게 나오는 이유;;; file [4] 연필꽂이 2020-10-31 6046
771 생막걸리 장기보관을 위한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1] Jack39 2023-10-21 6044
770 전통주 발효과정에서의 술독 내부의 변화 酒人 2005-11-19 6038
769 밑술에서 쌀죽과 범벅에 가수량? [1] 오렌지컴 2014-09-14 6034
768 초산균(초산발효)의 침입을 막자. 酒人 2006-05-27 6022
767 삼양주 고두밥 덧술 후 22일 째 강한 알콜향 [1] 감금중 2020-12-20 6021
766 이양주를 제조중입니다. file [3] aladinn 2015-02-26 6007
765 발효와 온도 [2] 포수 2013-06-24 6002
764 단호박술을 담어 보고 싶은데요 [1] 보리알맹이 2011-09-29 5995
763 술을 빚다 보면 이런일도 있지요. file [2] 酒人 2006-03-04 599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