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빚기 질문과 답변

<b>쌀술과 포도주의 차이(상식갖추기)</b>

조회 수 4693 추천 수 51 2006.11.29 18:20:57
쌀술과 포도주의 차이


얼마 전, 술빚기 Q&A에 다음과 같은 과제를 던진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술도 배양 효소, 효모를 사용해야 한다. 세계 유명한 와인도 다 이렇게 하는데, 우리도 해야 하지 않는가.” 라는 말에 대한 과제였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제가 양조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잘 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은 여러분께서 꼭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왜 포도주는 특정 배양한 미생물을 사용할까.? 사실 간단한 질문인데 좀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포도는 맛과 향기 당을 가지고 있습니다.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포도가 있어야겠죠. 포도에는 포도의 맛이 있고, 향기가 있고, 당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은 뭔가하니,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서 특별히 맛과 향, 그리고 당을 넣어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즉, 포도가 포도주가 되기 위해서는 포도의 즙을 얻고, 여기에 알코올만 혼합된다면 포도주가 되는 것입니다.  

포도의 맛과 향을 살리면서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정 효모가 필요하다. 만약, 포도주를 빚는데 갖가지 효모, 효소가 있는 누룩을 사용한다면 포도의 맛과 향은 누룩의 다양한 미생물에 의해 복잡한 맛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즉, 포도 자체의 맛과 향 보다는 다른 복잡한 맛을 생성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포도의 맛과 향, 색깔을 살리면서 술이 되기 위해서는 포도에 포함되어 있는 당을 알코올로 바꿔줄 수 있는, 맛과 향을 유지 하면서 술이 될 수 있는 특정 미생물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재료는 쌀입니다. 쌀에는 포도와 같은 맛과 향 그리고 당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포도는 그 자체에서 알코올만 만들어 주면 포도 자체의 맛과 향을 지닌 술이 되지만 쌀은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즉, 맛과 향이 적기 때문에 다양한 미생물에 의해 맛과 향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룩을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맛과 향기 등 여러가지로 부족한 재료로 술을 빚기 때문에 맛과 향기는 다양한 미생물의 작용에 의해 다양한 풍미를 가진 술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쌀로 빚는 술에 특정 배양한 미생물을 사용한다면 단순한 맛과 향기만을 가진 술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이러한 단순한 맛과 향기 때문에 양조장에서는 맛과 향기를 낼 수 있는 천연이든 화학이든 하는 첨가제를 넣는 것입니다. 이런 술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양조 전문가 분들은 우리술에 특정 배양 미생물을 투입하여 술을 만들자고 합니다. 그리고 만들고 있습니다.

쌀은 단지 알코올을 만드는 역할을 할 뿐, 맛과 향기는 첨가제로 대신 하자는 것이지요.

어쨌든, 쌀과 포도의 차이를 알면 왜 우리술에 누룩을 사용하는지, 왜 포도주에는 특정 배양 미생물을 사용하는지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남들이 물어봤을 때, 그래도 술독을 방문하는 회원님들은 이정도 상식은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

단순히, 배양 미생물로 술을 빚으면 맛이 단순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면 안됩니다. 그들이 만들고 있는 술의 주재료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이해를 시켰으면 합니다. 왜 쌀로 빚는 술은 누룩을 사용해야 하는지를요.


부족한게 너무 많다… “술독” www.suldoc.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601 온도가 높아도 막걸리가 빚어지나요? [1] 랜스 2013-05-03 4858
600 밑술의 오염에 대한 대책은? file [2] 아침에술한잔 2007-03-07 4858
599 가양주 레시피 해석 문의 [2] 시작은 천천히 2012-04-17 4855
598 쌀에 호박을 넣어 막걸리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3] 농월 2012-03-22 4849
597 약주라는 명칭의 유래 酒人 2005-09-06 4848
596 쌀 죽으로 밑술 담글때 죽 아래가 약간 타게 되면? [2] 원삼규 2007-01-10 4846
595 술의신맛잡기 [1] 우리술이좋아 2010-10-18 4845
594 5월25일 빚은 쑥술 입니다...^^ file [1] 봇뜰 2008-06-28 4842
593 석탄주 [2] 하늘이랑 2019-01-20 4839
592 <b>도토리술 제조법</b> file [1] 酒人 2006-10-29 4839
591 엿술을 빗었는데 정확한 도수를 모르겠습니다. [6] 농부의 아내 2009-10-28 4838
590 [re] 고두밥과 술 발효와의 관계는? 酒人 2006-12-21 4836
589 양조와 숙취에 관해서 궁금한게 있습니다. [1] 양조가궁금해 2021-10-24 4824
588 <b>술독 뚜껑 덮는 것에 대하여</b> 酒人 2006-11-06 4821
587 소주내리기에서.. [2] 2008-10-19 4820
586 덧술을 하면서 물추가... [2] 애주가 2008-08-08 4818
585 용수박을 시기 문의 file [3] 투덜이 2012-05-30 4817
584 &lt;포도막걸리&gt; 채주해도 될까요 file 빵순이 2010-11-22 4812
583 침전물은 어떻게 이용하나요? [1] 미루 2008-04-11 4809
582 자주하는질문<<<>>> 미생물 굶겨 술빚기.... [1] 창힐 2013-05-24 4802
581 [re] 답변입니다. 酒人 2007-09-23 4800
580 [re] 밑술과 고두밥 혼화방법 [2] 酒人 2008-11-04 4796
579 쌀 누룩(이화곡)으로 삼양주를 빚어보려 합니다. [2] 민속주 2012-06-23 4791
578 밑술이 끓어넘쳤습니다 file [1] synop 2015-06-09 4786
577 전통주에 있는 효소와 효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알고 싶습니다. [1] 민속주 2013-04-11 4784
576 내가 만든 누룩의 역가는? [2] 오렌지컴 2015-02-05 4780
575 술 담그는 방법에 관한 문의.. 코헨 2008-10-27 4780
574 <b>도정(搗精) 정도의 차이</b> 酒人 2006-10-15 4778
573 밑술할때 30도 소주를 넣으면 [2] 배꼭지 2020-12-25 4777
572 삼양주 만들기 도전....1차덧술 준비... 창힐 2012-06-24 4774
571 인사동 축제에 사용할 유리병 file [5] 酒人 2006-04-29 4774
570 전통주, 기능주 영업을하고 싶습니다. [3] 酒人 2006-02-17 4768
569 끓어 넘치기 일보직전... file [3] 보리콩 2011-01-06 4764
568 고구마술 맛있게 빚고 싶어요 복드림 2009-01-15 4762
567 <b>범벅이 물처럼 되는 이유는..</b> [2] 酒人 2007-03-14 4761
566 찐쌀로 이양주 빚으려고 합니다 [2] 오렌지컴 2015-07-25 4755
565 단양주를 빚엇는데 요구르트 처럼 걸죽하게 나왔어요 ;; [2] 연필꽂이 2020-08-05 4754
564 바보 또 질문 하다~ [2] 두메 2009-02-03 4753
563 잘못 빚은 술 복구방법은요? [2] 쿡쿡 2013-04-30 4750
562 술덧저어주기 질문이요 [1] 반애주가 2014-02-15 474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