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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박운석의 전통주 인문학] <5> 작은 양조장 붐

조회 수 465 추천 수 0 2023.11.24 20:31:34

택가·시장·지하철역 근처 직접 술 빚는 2030 늘었다
초기 부담 적어 창업 아이템 인기…젊은 사장님들 3평 소규모 마케팅
주 소비층도 MZ…정보·취향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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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룩주룩 공동대표들. 왼쪽부터 김항욱, 한빛찬, 박영건 공동대표

전통주를 만드는 소규모 양조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규모가 아주 작은 양조장들이다. 아직은 서울 시내에 주로 집중되는 분위기지만 머지않아 서울 외 지역으로 작은 양조장 설립 붐은 확산될 조짐이다.

아토양조장에서는 정기적으로 술빚기 체험을 하는 등 문화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사진=아토양조장 인스타그램)
아토양조장에서는 정기적으로 술빚기 체험을 하는 등 문화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사진=아토양조장 인스타그램)

양조장은 국세청으로부터 주류제조면허 허가를 받아야 설립 가능하다. 국세청이 허가를 내주는 주류제조면허는 세 가지다. 일반주류 제조면허와 전통주 제조면허 그리고 소규모 주류제조 면허다. 이 중에서 전통주 제조면허는 다시 민속주와 지역특산주로 나누어진다.

소규모양조장 설립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 국세통계포털을 보면 명확하게 드러난다. 11월 11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소규모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한 곳은 전국적으로 359곳이다(2022년 자료).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93곳, 경기도 77곳으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참고로 대구는 9곳, 경북은 22곳이다.

제조면허상의 구분인 소규모주류제조면허 외에 크기가 작은 양조장 설립도 급증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최근 3년 내에 숫자가 75% 늘어났을 만큼 신생양조장이 많다. 서울에선 이제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서도, 주택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생겼다. 대부분이 규모가 작은 양조장이다. 특히 성동구 성수동 뚝도시장 주변에 작은 양조장들이 몰려있다. 아무래도 최신 정보교환이나 마케팅 측면에서도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일 것이다.

규모가 작은 양조장이라고 해서 얕볼 일은 아니다. 서울에서 나는 특산품인 경복궁쌀로 빚은 지역특산주 '나루생막걸리'를 생산하는 한강주조, '공덕동막걸리'를 만드는 대흥동양조장, '삼해귀주'로 알려진 삼해소주 등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자랑한다. 서초구의 '서울효모방'과 대학로 'ㅎ양조장', 은평구 '온지술도가' 등의 작은 양조장들이 빚는 술들도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아토양조장.
경기도 용인의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아토양조장.

주류 제조 창업 장비에서부터 제품개발, 공정개선, 판매 컨설팅까지 진행하는 심형석 한국주류종합연구소장은 "요즘은 막걸리양조장 설립에 대한 요구가 많아 평소에도 10여곳의 양조장 설립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라며 "그 중에서도 작은 양조장 설립에 대한 문의가 특히 많은 편"이라고 했다. 특히 매장 안에서만 판매하려는 경우엔 양조장 면적이 10㎡(3평) 이하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작은 양조장 설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해 초기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게다가 요즘은 전통주 교육기관마다 대기가 생길 정도로 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이들 대부분이 젊은층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이 또 전통주 주소비층으로 등장하면서 또래들의 양조장 창업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진 면도 있다. 특히 수제맥주 양조장에 비해 허가 기준에 맞춰야 하는 시설 규모가 작아 20대 후반~30대 초반 연령대의 양조장 창업시장 진입이 많아졌다.

심형석 소장은 "요즘 양조장 설립을 추진하는 주된 연령층은 20대 후반 ~40대까지 다양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2030 연령대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소규모 양조장은 생산규모가 작고 신생양조장이 많아서 아직은 만족할 만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젊은 양조장 대표들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까. 이들은 전통주 판매 뿐 아니라 '술빚기 원데이클래스' 운영, 전통주 인문학 강의, 막걸리 시음회 개최 등을 겸하면서 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또 생산한 전통주를 판매할 수 있는 음식점 영업까지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경기도 화성에 자리잡은 화성양조장(대표 김기명)은 독특한 운영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막걸리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하는 것 외에도 양조장 바로 옆방에 전통주 전문바(주점)을 열고 이곳에서 제철식재료를 활용한 오마카세 안주를 내놓고 있다. 이곳에선 자신이 생산한 막걸리 뿐 아니라 전국에서 알려진 막걸리를 내놓기도 한다.

지하철 역 바로 앞에 위치한 백형양조장은 오가는 사람들이 쉽게 들러서 술을 사갈 수 있는 작은 양조장이다.
지하철 역 바로 앞에 위치한 백형양조장은 오가는 사람들이 쉽게 들러서 술을 사갈 수 있는 작은 양조장이다.

◆ 양조장을 문화공간으로

서울 시내에 자리잡은 작은 양조장들은 양조장을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이제 양조장은 술을 빚는 공간으로만 남아있지 않는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고 접근성이 아주 좋은 곳에 양조장을 설립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찾아와 시음 뿐 아니라 술을 사가기도 하고, 또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술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취향을 공유하기도 한다.

20대~30대 초반의 젊은 세대가 주 소비층이기 때문에 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특징이다.서울 시내에 자리잡은 것은 아니지만 인근 수도권에도 작은 양조장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백형양조에서 생산하는 태리 넘버식스(왼쪽)와 패션프루츠를 넣은 태리 옐로우(사진=백형양조 인스타그램)
백형양조에서 생산하는 태리 넘버식스(왼쪽)와 패션프루츠를 넣은 태리 옐로우(사진=백형양조 인스타그램)

경기도 김포시 골드라인(지하철) 운양역 바로 인근에 최근 들어선 백형양조는 김포 인근 지역 농산물로 술을 빚는 지역특산주 양조장이다. 화학 첨가물 없이 김포 금쌀로 두 번 빚은 막걸리 '태리 시리즈'를 내놓았는데 양조장 접근성이 뛰어나 소비자들이 오며가며 들러서 많이 구입해 가는 편이다. 김포에서 재배한 패션후르츠로 청을 담아 넣어 상큼하고 달콤한 맛이 특징인 '태리 옐로우'는 대부분 오가는 사람들이 양조장에 들러 사가는 편이다.

아토양조장의 생산품인 마루나동백
아토양조장의 생산품인 마루나동백

30대 후반의 대표가 운영하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아토양조장도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도심에 자리 잡은 이점을 살려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전략을 펴고 있다. 정기적으로 시음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막걸리만들기 교실도 운영한다.

대구에서도 내년이면 작은 규모의 전통주양조장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아마 내년부터는 대구 시내에서도 작은 전통주양조장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생산한 전통주를 매장 내에서만 판매하는 소규모주류제조면허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고 지역특산주제조면허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어서다.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주룩주룩양조장의 전면.
주룩주룩양조장의 전면.

◆ 스토리가 있는 작은 양조장 '주룩주룩양조장'

강원도 강릉중앙시장의 맨 끝에 있는 주룩주룩양조장은 특히 규모가 작은 양조장이다. 총 40㎡(12평) 매장을 절반씩 나눠 판매공간과 제조공간으로 쓰고 있다. 실질적으로 제품 생산을 담당하는 양조장 크기는 20㎡(약 6평)에 불과하다.

"제품을 적재할 공간이 부족하고 생산량도 한정적인 것이 규모가 작은 양조장의 아쉬움이지만 적은 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박영건 주룩주룩양조장 공동대표의 말이다.

주룩주룩양조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떠먹는 디저트 막걸리다. 떠먹는 막걸리라면 이화주를 떠올리겠지만 이화곡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 기존의 이화주와 다르다. 좀 더 디저트스러운 맛을 내기 위해서다. 따라서 그냥 디저트로 즐기기 좋게 만든 술이다.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되고 얼려서 먹거나 크래커에 찍어 먹어도, 과일을 넣고 같이 먹어도 좋은 술이다.

주룩주룩 제품사진
주룩주룩 제품사진

생산 제품은 떠먹는 디저트 막걸리 5종과 막걸리에 커피원두를 콜드브루 방식으로 우려낸 '룩주룩주 파사' 등 6종류다. 이 중 쌀로만 만든 하평구름과 딸기맛 소돌구름만 납품을 하고 나머지는 양조장에서 판매한다. 작은 양조장이지만 특별한 스토리가 있어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와서 술을 사가는 게 대부분이다.

양조장은 강릉 중앙시장 끝 점집골목에 있다. 여전히 주변에 점집이 남아있는 곳이다. "지역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그 지역에 녹아들 수 있어야 된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골목에 녹아들어 구름신을 만들어 모시고 이를 마케팅과 연계시킨 것입니다"

박영건 공동대표는 "술이라는 매개체로 사람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이 양조장의 목표입니다"라며 "유쾌하고 재밌는, 맛있는 술을 만드는 양조장으로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원장)

출처 : [박운석의 전통주 인문학] <5> 작은 양조장 붐 - 매일신문 (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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