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불거진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일본 술의 빈자리를 전통주가 채우고 있다.
홍 대표를 비롯해 대규모 전통주점 `백곰막걸리`를 운영하는 이승훈 대표 등 비교적 일찍 전통주점을 시작한 점주들은 최근 이자카야나 일식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서 전통주를 들여놓는 방법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는다. 전체 주류시장에서 전통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0.3%로 미미해 유통채널이 견고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 선도적으로 전통주 상품 구색을 갖춘 소매업자들이 어떤 도매업자에게 상품을 공급받는지 관심이 높다.
도매업계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전통주 전문 도매업체 `부국`의 박병호 영업팀장은 "7~8월에 사케나 일본 맥주 대신 전통주를 들여놓고 싶다며 상담을 진행한 이자카야·일식집이 서대문구·마포구에서만 7개였다"며 "전통주 판매율이 높은 종로구나 강남 지역에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마포구 일부 매장에서는 최근 일본 생맥주 기계를 철거하기 시작했다"며 "업계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전통 증류식 소주 `화요`를 판매하는 광주요 역시 지난여름부터 새로 납품하는 사업장이 늘었다. 광주요에 따르면 7~8월 수도권에서 화요가 신규 입점한 사업장은 373곳으로, 전년 동월 326곳에 비해 14.4% 늘었다. 광주요 관계자는 "여름은 화요 같은 고도주에는 비수기에 속하는 시기인데도 입점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화요는 주세법상 전통주는 아니지만 정통 증류 방식으로 만든다.
업계는 전통주 인기가 가정용 시장으로까지 뻗칠지 주목한다. 전통주 소비가 집중되는 명절을 앞두고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신세계백화점 전통주 전문 매장 `우리술방` 7~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신장했다.
올해 `이강헌소주`를 100병 한정으로 추석 선물세트에 추가했다.
8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맥주 수입액은 22만3000달러를 기록해 7월(434만달러) 대비 5%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년 동월(757만달러)과 비교하면 3% 수준이다. 수입액 순위로 봐도 지난 10여 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일본은 지난 8월 13위로 급락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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