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신인건 술샘 대표 “증류주, 40도 정도 돼야 향과 맛이 제대로 느껴져”

조회 수 71 추천 수 0 2019.06.04 19:30:59
지역특산주 면허로 술 빚어
올해 매출은 작년의 배 될듯
청년 일자리 늘리는데도 역할


전통주, 우리 술을 마시는 젊은층이 최근 늘고 있다. 2018년 나온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30대가 자주 찾는 서울 강남·홍대·이태원 등지에서 전통주가 과거보다 많이 소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허용된 전통술 온라인 판매 역시 30~40대의 구매비중이 50~60대보다 높았고, 20~30대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구매비율이 높았다.

영동고속도로 양지IC 인근에 자리한 양조장 ‘술샘’은 젊은층을 전통술 시장에 끌어들이는데 가장 적극적인 주류업체 중 하나다. 2013년 시작한 양조장 외양부터가 모던하다. 양조장 1층은 3개면이 창으로 둘러싼 전망 좋은 카페다. 시음·판매장을 겸하고 있지만, 커피나 차도 팔고 있다. 농식품부가 선정한 ‘찾아가는 양조장' 중 서울 강남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술샘 신인건 대표는 직장생활 20년, 전업농으로 5년여 동안 지내다가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술 빚는 방법을 배웠다. /박순욱 기자
술샘은 매년 신제품을 2~3개씩 선보일 정도로 ‘전통술의 현대화’를 가장 앞서 실천하고 있다. 신인건 대표는 직장 생활 후 전업농으로 5년여 일하다가 전통술 제조 연구소인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우리술을 배워 2013년 지금의 술샘을 설립했다. 술샘은 홍국(빨간곰팡이균)쌀로 만든 붉은색의 프리미엄 막걸리 ‘술취한 원숭이'를 비롯해 증류주 ‘미르’, 고려시대 문헌을 재해석해 만든 떠먹는 막걸리 ‘이화주', 약주 ‘감사’ 등을 내놓았다.
술샘은 지역(경기도)산 원료를 쓰는 조건으로 술 제조를 허가하는 지역특산주 제조면허를 받아 술을 생산하고 있다. 전량 경기미를 쓰고 있다. 신인건 대표는 "술이 곧 농산물이란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지역농산물을 원료로 쓰고 있지만, 전체 재료의 1%도 안되는 소량의 원료도 다른 지역 농산물을 쓸 수 없는 점은 ‘술의 다양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통술에 대한 젊은층의 호응이 달라진 걸 피부로 느끼나.

"정말 좋아졌다. 특히 2017년부터 온라인에 전통술 판매가 허용되면서 젊은층의 전통술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온라인 판매는 젊은층을 전통술 시장에 끌어들인 큰 계기가 됐다. 민속주 제조 교육기관에서 배출하는 교육생 대부분이 젊은층이기도 하다. 오프라인에서 전통술 소비를 주도하는 것 역시 젊은층이다. 전통술을 파는 민속주점이 최근 매년 배 이상 늘어나는 것 같다."

술샘 양조장 전경. 1층 시음장은 커피, 차를 파는 카체를 겸하고 있다. /술샘 제공
-최근 나온 신제품을 소개해달라.

"술샘 16, 술샘 19가 곧 나온다. 이 술들은 벌써 5년 전에 기획했던 술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뤄졌다. 술샘 16은 여자, 술샘 19는 남자. 남녀 컨셉으로 기획했다. 술샘 16은 ‘여성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보통 말하는 이팔청춘을 나이(2곱하기 8은 16)로 나타낸 것이고, 남자는 19세가 가장 혈기왕성할 때라고 해서 술샘 19를 남성을 위한 술로 컨셉을 잡았다. 알콜 도수를 표시한 숫자이기도 하다.
술샘 16은 술 색깔을 빨간 색으로 잡았다. 증류주에 오미자를 침출해서 만들었다. 증류주에 오미자를 담가놓으면 색과 향이 배인다. 술샘 19는 증류주에 몸에 좋은 강황, 생강을 첨가했다. 두가지 술 다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술샘 사업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났다. 요즘 어떤가.
"생각보다 회사 성장세가 빠르다. 최근 몇년동안 매출이 매년 배로 늘고 있다. 작년에 5억원 정도 했는데, 올해는 10억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에는 80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제2양조장 공사에 곧 들어간다. 처음에 경기도농식품펀드 등 정부기관 투자를 받아서 시작했는데 벌써 체험장, 양조장이 좁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 기존 건물은 체험과 교육장 위주로 운영하고, 새로 지을 양조장은 대중화된 술 생산 위주로 운영할 방침이다. 오는 9~10월쯤에는 제2양조장도 가동할 것이다. 기존 양조장은 프리미엄제품 위주로 운영된다."

-지역특산주 면허 업체인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술샘처럼 지역특산주 면허를 받은 양조장은 술을 빚을 때 지역 농산물만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그것을 떠나서 우리 술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술 원료는 우리 땅에서 나온 농산물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농산물 특성에 맞게 술을 만듦에 따라 지역마다 개성있는 술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역농산물만 사용해야 한다’는 법규 조항은 술의 다양성을 해치는 측면이 있다. 가령, 쌀 같은 주재료는 당연히 지역농산물을 써야 하겠지만 부재료, 가령 녹차가루 같은 분말을 조금 넣을 경우에도 해당지역을 벗어난 원료는 쓸 수 없는 점은 아쉽다."

술샘의 대표 상품 증류식소주 미르. /술샘 제공
-증류식 소주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데.

"술샘의 증류소주 미르는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대표상품이다. 하지만 연매출이 2억이 되지 못한다. 증류소주가 희석식소주에 비해 여전히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증류식 소주는 소비자가격이 만원을 넘고, 식당에서 마실려면 최소한 2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고, 40도 이상의 증류소주는 더 비싸다. 식당에서 4000~5000원 하는 일반 소주와는 가격면에서 부담이 크다. 또 사람들이 40도 이상의 고도주를 이전보다는 훨씬 덜 마시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다소나마 해소하려고 나온게 알콜 도수와 가격을 낮춘 증류소주인데, 25도짜리 술들이 많이 나온게 그 이유다. 그런데, 증류소주는 40도 정도 돼야 향과 맛이 제대로 나는데, 도수 낮은 증류소주는 제맛을 내기 어렵다.

알콜은 도수를 낮추면 단맛이 빠지고 쓴맛이 강해지는데, 희석식소주는 도수를 낮추더라도 감미료로 맛을 보완할 수 있는 반면, 첨가물을 일체 넣지 않는 증류식소주는 도수를 내리면 40도 제품보다 쓴맛이 더 느껴지는 면이 있다. 주점에서 많이 팔리는 증류소주는 25도 제품인데, 품질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품질이 우수한 40도 제품은 사람들이 도수와 가격을 둘 다 부담스러워하니 증류식 소주 활성화에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 한계가 있다."

-전통술 시장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관계가 있나.

"있다. 민속주점이 많이 늘고 있는 추세라 서비스업종의 청년 일자리는 많이 늘었다고 본다. 다만, 전통술 생산과 관련해 일자리가 많이 늘고 있는것 같지는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전통술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이다. 가족 외의 인건비를 감당할 업체가 거의 없다. 우리 술샘만 해도 창업 7년차이지만 연간 매출이 작년 5억원 정도다. 술샘은 정식 직원 다섯, 농수산대학 장기실습생 둘을 쓰고 있다. 이 정도가 우리가 버티는 최대한이다. 매출이 작다보니 직원 한명 더 두는게 큰 부담이다. 지역특산주 업체가 전국에 수백 곳이 넘는데 매출이 연간 10억을 넘는 곳이



한군데도 없는 걸로 안다.

그래서 전통술 업계에서는 창업이 대세다. 잘 나가는 회사라 하더라도 직원 늘리기는 어렵고, 그러다 보니 일을 배운 직원이 독립해 창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우리 회사도 지금 같이 일하는 직원들은 일정 시점에 자기 술 회사를 차려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이것이 전통술 업계 시장 규모가 커지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출처 :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3/20190603015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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