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세계일보]사케 NO 전통주를 마셔酒오

조회 수 1385 추천 수 0 2019.08.12 20:39:53

일제강점기때 전통주의 ‘뿌리’ 위협 / 일본식 주점 이자카야 크게 늘면서 / 사케 수입량은 15년 만에 48배 급증
1500년전 백제왕실서 이어진 한산소곡주 / 문배나무 배꽃 향 나는 문배주 등 일품 / 2017년엔 인터넷 판매 허용 ‘부활’ 노력


                     

일본 아베 정권 무역 보복 이후 ‘대일항전(對日抗戰)’의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민간 자발적 의지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곳곳에서 벌어진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씨줄 날줄로 꼼꼼하게 엮인 시장 경제에서 불매 운동은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 얼마든지 대체가능한 일본산 사치재나 기호품 불매가 우리 국민의 정당한 분노를 표출하기에 적합하다.

특히 일본 술은 한·일 경제전쟁이 우리 측 승리로 끝날 때까진 거리를 두는 게 마땅하다. 이미 일본 맥주는 편의점 등에서 퇴출 직전 상황에 몰렸다. 다음 차례는 일본 청주 ‘사케’다. 알고 보면 술 좋아하는 민족답게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던 민족 전통주 대다수가 사라진 것도 일제강점기 사케 침공 때문이다. 그런 만큼 술자리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사케 대신 전통주를 마셔보자.

◆사케 침공으로 사라진 가양주 문화


국내 주점가에서 사케는 최근 급성장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사케 수입 규모는 2001년만 해도 114t, 34만5000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2005년 526t, 2010년 3146t, 2015년 3405t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사케 수입 규모는 5443t, 1987만7000달러 규모에 달하게 됐다. 사케 수입이 15년 만에 무게로는 48배, 돈으로는 58배 늘어난 셈이다. 이는 국산 장려 운동이 일본 문화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사라진 덕분이다. 일본식 주점 ‘이자카야’가 대폭 늘어나면서 다양한 스토리에 목넘김 좋은 부드러움을 가진 사케가 주당(酒黨)의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술 역사에서 사케는 면면한 역사의 전통주를 절멸시킨 주범이다. 원래 우리나라는 집집마다 술을 직접 양조해 마시는 ‘가양주(家釀酒)’ 문화가 발달했다. 덕분에 조선 후기에는 이름난 전통주만 600여 가지에 달했을 정도다. 이처럼 화려했던 전통주 맥이 끊긴 건 1907년 공포된 조선총독부 주세법과 1916년 나온 주세령 탓. 이때 처음 술이 과세대상이 됐고 면허 없는 술 제조가 금지되면서 가양주도 사라지게 됐다. 1918년 37만5757곳에 달했던 가양주 제조 면허자가 1932년 단 1곳으로 줄어들었을 정도다.

전통주 역사를 연구해온 허원 강원대 생물공학과 교수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생겨난 주류 대기업이 국내로 들어왔고, 총독부가 과세할 거리를 찾다 보니 술에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다”며 “주세령 이후 수천년 내려온 한국 술과 술문화가 불과 30년 남짓한 기간 동안 급격하게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가양주 자리를 대체한 게 일본 사케와 비슷하게 만들어져 저장과 유통이 쉬운 청주다. 광복 이후에도 전통주는 ‘보릿고개’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정부가 쌀로 술을 빚는 것을 전면 금지하면서 오랜 암흑기를 걷다 최근 다시 명맥이 살아나고 있다.

◆사케를 대신할 추천 전통주

가장 많은 술을 다루고 접하는 주요 유통업체 주류 담당에게 ‘사케를 대신할 한국 전통주’ 추천을 부탁했다. 홈플러스 박지영 바이어는 ‘한산소곡주’와 ‘문배주’를 추천했다. 한산소곡주의 뿌리는 1500년 전 백제왕실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한 미색의 단맛과 들국화 향취의 독특한 향을 간직하고 있다. 다른 술들에 비해 누룩을 덜 쓰기 때문에 ‘소곡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른 약주류에 비해 비교적 높은 도수(18%)를 지니며 초겨울에 빚어 내린 술을 으뜸으로 친다.

‘문배주’는 익으면 문배나무 배꽃이 활짝 피었을 때와 비슷한 향기가 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평양 주암산에서 유래된 술로 일체 첨가물 없이 물과 누룩, 메조와 찰수수로만 빚어진다. 부드럽고 거부감이 없으며 숙취가 없고 영구보존이 가능해 오래될수록 술맛이 좋다고 한다. 2000, 2018년 남북정상회담 공식만찬주.

일찌감치 ‘우리 술방’이라는 전통주 코너까지 운영하는 신세계에선 ‘문경바람’ 세트와 ‘능이·송이주’ 세트, ‘명인 이강주’, ‘감홍로주’를 추천했다. 문경바람은 문경 사과를 발효 증류한 술이다. 명인 이강주는 조선 3대 명주로 꼽힌 무형문화재인데 ‘이’는 배, ‘강’은 생강을 뜻한다. 배와 생강, 계피, 꿀 등 개성 강한 재료가 어우러져 풍부한 맛을 내며 흰 살 생선 구이나 담백한 전과 잘 어울린다.

감홍로주는 이기숙 전통주 명인이 평안도에 전해 내려오던 맛을 재현한 술이다. 육당 최남선이 조선 3대 증류주로 꼽았으며 춘향전에서도 춘향이 한양으로 떠나는 이몽룡을 붙잡을 때 내온 술이다. 도수가 40%에 달해 오래 저장이 가능하고 풍미가 좋다.

◆인터넷 판매 가능한 전통주

사케 등에 떠밀려 명맥을 잇기 힘든 전통주를 부활시키기 위해 정부는 2017년 전통주에 ‘인터넷 판매 허용’이란 특혜를 부여했다. 덕분에 옥션·G마켓 등에서도 다양한 전통주를 온라인으로 주문·구매할 수 있게 됐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전통주 판매에 나선 곳은 우체국쇼핑몰(mall.epost.go.kr)인데 전통주 카테고리가 따로 있다. 우체국쇼핑몰에선 ‘송화 백일주’, ‘계룡 백일주’, ‘김천과하주’, ‘명가원 솔송주’, ‘안동소주’를 추천했다. 송화백일주는 민속주 최초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술인데 매년 봄 모악산 인근에서 채취한 송홧가루와 송순, 술잎으로 빚어낸 사찰법주다.

계룡백일주는 조선 인조가 충신에게 하사했다는 술로 15대째 내려온 비법을 이성우 식품명인(4호)이 죽을 누룩과 함께 발효시켜 만든다. 쌉쌀하면서 향긋한 게 특징이다. 김천과하주는 쌀과 누룩만으로 빚는데 산미와 감미가 어우러지며 국화향이 풍겨나는 특징을 지닌다. 명가원 솔송주는 경남 함양에서 이어져 온 전통주. 매년 4월 말부터 5월 초에 나오는 솔잎 새순으로 솔잎 향을 감미롭게 가다듬어 청량한 향을 만들어낸다. 정통 증류식 소주로는 가장 유명한 안동소주는 경북 무형문화재 12호. 90년대 민속주 생산이 다시 시작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주로 자리 잡았다.

◆더술닷컴의 ‘우리술 품평회’

더술닷컴(thesool.com)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전통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운영하는 우리술 종합 정보 사이트다. 2007년부터 전통주 학자, 전통주 소믈리에, 주류 바이어, 양조 전문가로 심사단을 구성해 우리술 품평회를 개최 중이다. 탁주, 약·청주, 증류주, 과실주, 기타주에서 각 3종씩 총 15종의 우리술에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각각 준다. 이 중 최고의 전통주는 따로 대통령상을 주는데 지난해에는 ‘농업회사법인 ㈜술샘’의 ‘미르40’이 수상했다. 용인 백옥쌀과 누룩, 물만으로 빚은 약주를 동증류기로 상압증류하는 전통방식을 지킨 쌀소주로 첨가물이 없는 순수함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출처 : http://www.segye.com/newsView/20190806510668?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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