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시장경제신문 문배술 '23도 저도수'로 날개... 전통주 계승 앞장 설 것

조회 수 1196 추천 수 0 2017.12.14 21:31:48


"문배술 '23도 저도수'로 날개... 전통주 계승 앞장 설 것"[시경초대석] 문배술 이승용 전수자 인터뷰
‘문배술’에서 ‘전통주’의 미래를 만나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12.10 09:24

지난 6일 방문한 문배술 양조원의 첫 이미지는 현대식 창고의 모습이었다. 고풍적이며 기품 넘치는 한옥 건물과 수 백 개의 항아리가 뒷마당에 펼쳐져 있을 것이라는 상상은 편견으로 돌아왔다.

문배술 5대 계승자인 이승용 전수자는 “건물이 한옥이면 멋있고 엄청 좋죠. 하지만 엄청 비싸고, 관리 하기가 힘들어요. 일일이 다 수작업을 하면 인건비 감당이 안돼요. 술을 만드는데에는 무조건 좋은 조건이라고 할 수 없죠. 저희는 오로지 좋은 술을 만들고, 지키고, 계승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승용 문배술 전수자는 양조장의 목표에 대해 "좋은 술을 만들고, 지키고, 계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배술은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무형문화재(중요무형문화재 제 86-가호)다. 고려시대의 진상주이며 평안도 지방의 전통주다.

1대 故 ‘박씨할머니’부터 2대 故 이병일, 3대 故 이경찬(무형문화재 첫 등재), 4대 이기춘 대표(무형문화재), 5대 이승용 전수자로 제조 비법이 계승되고 있다.

문배술은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 남북정상회담 공식 만찬주로 선정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술이든 역사와 전통이 그 술의 본질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술은 음식이며 음식의 본질은 `맛`이라는 점이다.

문배술은 배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야생 돌배 ‘문배’의 맛이 난다고 해서 ‘문배’라는 주명(酒名)이 붙었다. 돌배는 평안 일대에서 많이 자라던 과일이다.

문배술은 찰수수와 메조를 누룩과 발효 한 후 증류해 얻은 순수 증류주다. 일체의 첨가물(발효 혼합물에 첨가된 곡류 이외의 전분 또는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향 과정도 거치지 않아 맑고 깨끗하면서도 입 안 가득 긴 여운이 남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통주 산업은 전통과 산업화의 경계선에 서 있다. 전통 계승만 고집하면 대중화에 실패해 양조장의 문은 닫게 된다. 그에 반해 대중화만 따라가면 전통을 잃게 된다.

이 전수자는 이렇게 훌륭한 역사와 기술을 가진 문배술을 지키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과거에는 좋은 술, 전통 술만 잘 만들면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 운영자로서도 다 잘해야만 상품이 팔리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전통주라는 희소성이 있지만 안 팔리면 퇴출되는 것은 시장 논리와 똑같습니다. 그래서 책임감이 더 무겁습니다”

이 전수자의 말대로 현재 우리나라의 전통주 산업은 전통과 산업화의 경계선에 서 있다. 전통 계승만 고집하면 대중화에 실패해 양조장의 문은 닫게 된다. 그에 반해 대중화만 따라가면 전통을 잃게 된다.

최근에는 식품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관련 제도들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영세한 양조원들은 관련 제도를 따라가기에도 벅찬 상태다. 전통주 보존과 계승, 신기술 개발에 둔감해 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현재의 전통주 계승자들은 보전과 대중화라는 크나큰 짐을 양 어깨에 짊어진 상황이다.

이 전수자는 이 숙제들을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다.

최근 40도의 문배술 맛과 향을 지키면서 23도, 25도로 상품화시키는데에 성공시켰다. 주류업계 트랜드 중 하나인 저도수 유행을 수용한 것이다.

“‘전통주는 어른들만 마시는 술’ 같은 전통주의 올드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전통주의 지키면서 더 많은 사람이 전통주를 즐길 수 있게 할까라는 고민 속에서 23도 25도 문배술이 탄생됐습니다”

이 전수자는 디자인도 기존 호리병 라인업에서 과감히 세련미 넘치는 투명 유리병으로 교체했고, 병에 담긴 글자도 영어를 추가했다. 유통채널도 각종 대형유통마트부터 온라인, 자체 ‘문배주몰’ 등으로 다각화시켰다.

이 전수자의 선택은 옳았다. 기존 40도짜리 선물 매출 비중 만큼 23도, 25도 문배술이 많이 팔리고 있고, 소비층도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수자는 문배술과 가장 어울리는 ‘안주’로 의외의 음식을 소개하면서 기자의 상상은 다시 한 번 편견이 됐다.

“40도 문배술을 언더락으로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와 먹으면 정말 제격입니다. 양고기와 양갈비도 정말 잘 어울립니다. 향신료를 주로 쓰는 중국 음식, 특히 냉채류와 합이 잘 맞습니다. 23도, 25도 문배술은 어울리는 안주의 폭이 더 넓습니다. 현재 겨울이니 ‘방어’와 ‘참치’를 추천합니다”

40도의 문배술은 향이 강한 안주, 20도대의 문배술은 어류 안주와 합이 잘 맞는다.

이 전수자는 앞으로 가장 중요한 목표에 대해 “문배술 계승”이라고 답했다. 단호하고, 철옹성 같은 어투였다.

이 전수자는 인터뷰 내내 전통 계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지만 전통만이 최고라고 고집하지는 않았다.

전통과 산업화라는 큰 짐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꿋꿋이 양조원을 운영해가는 전수자들이 있기에 대한민국 전통주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meconomynews.com
<저작권자 © 시장경제신문 | 메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보기: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051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향토 브랜드를 찾아서] 화성탁주 "술로 끝장보자"는 정신으로 전통주 명맥 유지

자전거에 막걸리를 싣고 납품하던 청년은 세월이 지나 100년 전통 양조장의 3대 대표가 됐다. 박장우(70) ‘화성탁주’ 대표는 20대 초반 주류도매업을 하면서 ‘술로 끝장을 보자’고 결심했다. 수십 년 뒤인 1990년 ‘남양탁주’를 인수, 본격적으로 양조업에 뛰어...

  • 누룩
  • 2019-02-19
  • 조회 수 2191

이화선 대표 "34만종 전통주 복원, 농촌경제 살릴것"

홍보전문가서 전통주 연구가 변신 이화선 대표 "한국의 전통 가양주(집에서 빚는 술)가 모두 34만 종이 넘는다는 걸 아세요? 변화무쌍한 맛과 숙취 없는 깔끔함이 전통주의 경쟁력이죠." 술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아한 분위기의 전통주 연구가 ...

  • 누룩
  • 2014-06-16
  • 조회 수 2189

하우스막걸리, 관심 끝까지 갖자. file [1]

하우스막걸리, 관심 끝까지 갖자. 하우스막걸리의 핵심은 진입장벽을 낮춰 손쉽게 창업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데 본 정책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발효조의 용량 3000리터로는 진입장벽을 낮출 수 없을 뿐만 아니라 ...

  • 酒人
  • 2015-10-14
  • 조회 수 2181

이동필 "하우스 막걸리 도입·고급 브랜드화 추진"

이동필 장관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월말까지 빈논에 밀·보리 대규모 경작…식량자급률 1.4%P 높여" "쌀협상 WTO 3월부터 첫라운드 시...

  • 누룩
  • 2015-01-26
  • 조회 수 2176

(위기의 막걸리산업②)한국의 와인산업?..법은 오히려 '역행'

살균약주제조 면허권 기준 강화..영세업체 진입장벽만 높여 국세청 시행 종가세..양질 술 제조에 '걸림돌' 지적 입력 : 2012-09-11 오후 4:52:00 [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정부가 막걸리 산업을 한국의 와인산업으로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

  • 누룩
  • 2012-09-12
  • 조회 수 2170

'맥주의 꽃' 맥주 거품, 제대로 알고 즐기자 [1]

맥주마다 맛과 향이 다르듯 맥주 거품에도 특징 있어 ▲호가든[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맥주 거품은 '맥주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맥주를 즐기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맥주 거품은 맥주를 맛있게 보이게 할 뿐 아니라 맥주 표면이 직접 공기에 닿...

  • 누룩
  • 2013-03-18
  • 조회 수 2166

우리술의 맛, 집에서 만드는 전통주 [1]

한국도자재단 "우리그릇 보러오세요"..할인판매도 진행 【수원=이영규 기자】경기도 산하 한국도자재단은 10월27일부터 11월18일까지 여주에 위치한 도자쇼핑문화관광지 '도자세상'에서 도자기 애호가를 위한 '산더미 우리 그릇전'을 개최한다.   '...

  • 누룩
  • 2012-10-26
  • 조회 수 2153

내년부터 '하우스 막걸리' 시대 열린다

내년부터 '하우스 막걸리' 시대 열린다 [세법개정안]소규모 전통주류 제조면허 신설…소규모 음식점에서 막걸리 제조, 판매 가능해져머니투데이|세종 입력 15.08.06. 13:31 (수정 15.08.06. 13:31)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세법개정안]소규모 ...

  • 누룩
  • 2015-08-07
  • 조회 수 2129

[라이프 스타일] 이 맛난 우리술 마셔봤나···전통주 전문가들이 딱 8개 뽑았다

[출처: 중앙일보] 이 맛난 우리술 마셔봤나···전통주 전문가들이 딱 8개 뽑았다 전통주 전통주라고 불리는 ‘우리술’이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아재들이나 마시는 고리타분한 술이라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쿨하고 트렌디한 술로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 누룩
  • 2020-02-28
  • 조회 수 2125

스키장서 아이스크림 팔아 '대박'…전통주 팔 곳 없을 땐 역발상으로 뚫어라!

정해나 혜윰 대표 "전통주 판매·마케팅 고민" 여성시대 톡톡방 (4) 계난경 동학식품 사장이 전수하는 성공비법 “스키장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자는 얘기를 처음 꺼냈을 때 주변에서 미쳤다고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까 너무 잘 팔립니다. 좋은 제품을...

  • 누룩
  • 2015-01-28
  • 조회 수 2122

"마셔보고 구입하세요"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주류전문점 방문해보니

매그넘 더 바틀샵(MAGNUM the bottle shop) 와인, 위스키, 맥주는 물론 전통주까지… 직접 마셔보고 구입할 수 있어 아시아 최대 규모 와인시음기 보유, 한 번에 100여 종의 주류 시음 가능 박물관처럼 전문가가 해당 국가, 지역에 관한 배경과 특징 등 전문적...

  • 누룩
  • 2015-04-22
  • 조회 수 2113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제13회 대한민국 막걸리축제 개최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제13회 대한민국 막걸리축제 개최 최종복 기자 (bok7000@ajunews.com) | 등록 : 2015-09-18 09:49 | 수정 : 2015-09-18 09:49 --> [고양시제공] 아주경제 최종복 ...

  • 누룩
  • 2015-09-21
  • 조회 수 2112

'하우스 막걸리' 시대 열렸다…세부 규정 '착착'

'하우스 막걸리' 시대 열렸다…세부 규정 '착착'[조세일보] 이현재 기자 이메일 : rozzhj@joseilbo.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보도 : 2016.02.15 10:22 수정 : 2016.02.15 10:22 --> --> ...

  • 누룩
  • 2016-02-15
  • 조회 수 2104

“전통주산업 육성… 농촌살리기 해법으로” [1]

“전통주산업 육성… 농촌살리기 해법으로” 우리술 저변확대 앞장 김재수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 김재수 aT 사장은 “농가에서 담가 먹는 가양주만 육성해도 농촌인구가 늘고 농가소득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1일 오후 서...

  • 누룩
  • 2013-01-17
  • 조회 수 2091

[아시아 술 대탐험] 조선 3대명주 ‘감홍로’ 이기숙 명인 “‘선친의 유산’ 대 이어 물려줄 것”

[아시아 술 대탐험] 조선 3대명주 ‘감홍로’ 이기숙 명인 “‘선친의 유산’ 대 이어 물려줄 것” 作者: 최정아 on August 3, 2015. 类别: 1. 한반도, 4. 문화, ALL 무더운 여름, 갈증을 해소시키는데 한 잔의 술보다 더 좋은 벗이 있을까? 소주, 맥주, 위스키, 보...

  • 누룩
  • 2015-08-03
  • 조회 수 208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