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포커스] 두견주 문배주 교동법주… 전통주 부활하나

조회 수 2278 추천 수 0 2016.03.04 13:37:57

[포커스] 두견주 문배주 교동법주… 전통주 부활하나


                    

고려의 개국공신 복지겸은 병이 들어 온갖 약을 썼지만 낫질 않았다. 그의 어린 딸은 아버지를 위해 아미산에 올라 밤낮으로 기도를 드렸다. 100일이 지나자 신선이 나타나 딸에게 아미산의 진달래와 안샘(현 면천초교 뒤에 있는 우물)의 물로 술을 빚으라고 일러준다. 신선은 그 물로 빚은 술을 100일 후에 마시고 뜰에 두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어 정성을 드려야만 효과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딸이 그대로 하였더니 복지겸의 병이 나았다고 전해진다. 진달래 꽃잎으로 술을 만들었다고 해서 두견주라고 불리는 이 술은 충남 당진에서 아직도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진달래 향기가 나는 두견주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두견주처럼 다양한 이야기와 효능이 담긴 전통주들이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같은 전통주들은 뭐가 있을까. 전통주라고 하면 대부분 막걸리와 소주를 떠올릴 것이다. 막걸리와 소주가 전통주에 속할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전통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전통주란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통주 정의는 법에 자세히 나와 있다. 1)주류 부문 중요무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한 술, 2)주류 부문의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3)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 등이다. 법률이 정한 전통주는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는 원리를 계승해 전통방식으로 만든 술이거나 지역특산물로 만든 술이어야 한다.
   
   시중에서 만날 수 있는 전통주는 무형문화재와 식품명인이 빚은 술과 각 지역 특산주가 있다. 현재 문화재청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한 전통주는 두견주, 문배주, 교동법주 등 3종류뿐이다.
   
   문배주는 평안도 지방에서 전승되어 오는 술로 술의 향기가 문배나무의 과실에서 풍기는 향기와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원료는 밀·좁쌀·수수이며, 누룩의 주원료는 밀이다. 색은 엷은 황갈색을 띠고 증류 및 숙성이 끝나면 알코올 도수가 48.1도에 달할 정도로 높다. 특이한 점은 문배나무의 과실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문배향을 풍긴다는 점이다.
   
   
   전통주란 무엇인가
   
교동법주는 경북 경주시 교동에 있는 최부잣집에서 대대로 빚어 온 전통주다. 교동법주를 처음 만든 사람은 최국준으로, 그는 조선 숙종(재위 1674〜1720) 때 궁중음식을 관장하는 사옹원(司饔院)의 참봉을 지냈다. 교동법주는 최씨 집안 마당의 우물을 사용해 만드는 곡주다. 색은 밝고 투명한 미황색을 띠며 알코올 도수는 16~18도 정도다. 밑술을 먼저 빚은 다음 이를 바탕으로 제2차 발효과정을 거쳐서 원래의 술을 숙성시키는 게 특징이다. 김홍우 전통주진흥협회장은 “전통주는 우리나라 역사와 밀접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술”이라며 “세상 그 어디에도 주식(主食)을 가지고 이렇게 다채로운 술을 만드는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에서는 1986년 이후 더 이상 전통주에 관한 무형문화재를 선발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 임승범 연구원은 “현재 전통주 무형문화재 보유자 1세대들은 모두 돌아가셨고 현재는 2세대가 그 맥을 잇고 있다”면서 “무형문화재가 자칫 상품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전통주 관련 무형문화재는 추가로 선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화재청과는 별도로 각 지자체에서도 전통주 무형문화재들을 발굴하고 있다. 하향주(대구 달성군), 송로주(충북 보은), 송절주(서울 서초구) 등 각 지자체에서 인정한 시도별 무형문화재 보유자는 23명이다.
   
   식품명인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선발과 관리를 한다. 현재는 식품명인이 만드는 전통주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식품명인의 선발조건은 20년 이상 한 분야의 식품에 정진하였거나 전통방식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1994년 송화백일주 제조기술 보유자인 조영귀씨를 시작으로 21명이 전통주 관련 식품명인으로 등록된 상태다. 안동소주(박재서), 전주이강주(조정형), 옥로주(유민자), 김천과화주(송강호), 한산소곡주(우희열) 등이 식품명인이 만든 전통주들이다.
   
   전통주 무형문화재와 식품명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식품명인협회 방상진 사무국장은 “심사를 받는 곳이 달라서 명칭이 다른 거지 실력의 차이는 아니다”면서 “식품 관련 전문가들이 옛 고서를 바탕으로 절대평가하는 방식으로 식품명인을 선발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임승범 연구원은 “전통성을 지니면서 철저하게 전통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유산적 성격이 무형문화재라면 식품명인은 일종의 숙련공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복분자, 인삼, 구기자 등 지역에서 생산한 특산물을 원료로 만드는 지역특산주 제조업체는 전국 700여개에 달한다. 이들을 포함해 우리나라에서 현재 생산되는 전통주를 종류별로 분류하면 200종이 넘는다. 이들 전통주는 어디서 구매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전통주는 우체국 전용사이트와 제조사 및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만 판매가 가능했다. 올해부터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홈페이지와 조달청의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도 전통주를 만날 수 있다. 명절 때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전통주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매장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서울 충무로 1가 본점에 전통주 전문 ‘우리술방’ 매장을 비롯해 부산센텀시티점, 청담동 푸드마켓에도 매장을 열었다.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판매경로 확대와 더불어 정부의 규제완화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지난 1월 28일 국세청은 전통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율감면 대상을 확대했다. 그동안은 과일즙이나 포도를 숙성해 만든 브랜디 종류는 국내 농산물로 만들더라도 전통주의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던 것을 다른 주류와 마찬가지로 50% 세율감면 혜택을 주기로 했다.
   
   
▲ 지난 2월 25일 서울 충무로 1가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우리술방’ 매장에서 한 손님이 점원에게 전통주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전통주시장 연 470억
   
   이와 함께 술 저장장치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다. 현재 브랜디 생산을 하려면 술을 저장할 수 있는 오크통의 용량이 25t 이상이어야 한다. 저장장치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이유는 브랜디는 반드시 1년 이상의 저장기간을 거쳐야만 상품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이종훈 조사관은 “저장 용량에 대한 규제를 다 풀 수는 없지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오크통의 규제를 10t 내외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월 2일 국무회의에서 주세법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전통주를 쉽게 만들어 팔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개정안의 요지는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 대상 주류의 범위에 탁주, 약주, 청주가 추가된 것이다. 이제는 하우스맥주처럼 전통주나 막걸리도 일정 자격요건을 갖추면 음식점에서 만들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막걸리는 5kL 이상, 청주는 12.2kL 이상의 담금·저장용기를 보유한 제조장만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다. 개정안은 1kL 이상~5kL 미만으로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그만큼 소비자들도 일반 음식점에서 하우스막걸리, 하우스전통주를 마실 수 있게 된 것이다.
   
   전통주의 시장규모는 얼마나 될까.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주류시장 규모는 약 9조원이다. 이 중 막걸리와 청주, 과실주가 차지하는 규모는 8000억~9000억원 정도이고, 그 가운데 법률이 인정하는 전통주는 47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업체들이 전통주 제조를 기피하는 이유는 원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전통소주를 만들려면 쌀을 발효시키는 반면, 일반 소주는 수입산 고구마나 타피오카가 주원료이다. 원가에서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최근 전통주에 대한 규제완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국산 농산물 소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국세청과 농림축산식품부는 규제완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한편에서는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단순히 판매경로 확장과 규제완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인소영 사무관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통주는 우체국 사이트에서 약 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온라인 판매가 확장된다고 해도 몇천만원 정도의 매출 상승 정도로 미비할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정책을 펼치면 반드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홍우 전통주진흥협회장은 제도적 지원도 필수지만 문화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통주라는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게 먼저다. 전통주라면 고루하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용기 디자인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해외수출용 전통주는 ‘해모수’라는 브랜드로 일원화하고 우리나라의 전통주를 통해 향음주례(鄕飮酒禮) 문화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전통주시장 규모를 키워 수도권에 전통주 대형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게 숙원사업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효과 높은 식초 다이어트, 제대로 하려면

요즘 ‘식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식초는 몸 안의 영양물질을 분해하고 합성해 에너지를 만들고, 필요하지 않은 성분은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비만을 예방하고 살을 빼는데 효과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

  • 누룩
  • 2013-09-30
  • 조회 수 2939

태초에 있었던 술… 막걸리와 탁주, 동동주 뭐가 다르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최고의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인 성경에는 태초에 무엇이 가장 먼저 생겼는지 언급하는 내용이 있다. 즉 천지가 창조된 후에 바로 만들어진 것, 바로 빛이다. 이 빛은 뜬금없긴 하지만 한때 화제가 되었던 마야의 2012년 지구...

  • 누룩
  • 2013-10-21
  • 조회 수 1910

소규모 지역 막걸리 양조장이 대기업과 경쟁해 살아남는 방법은?

최근 들어 서점가에서 다시 읽기 열풍이 부는 고전 경제학 서적이 있다. 약 150년 전의 자본주의 모순을 담은 내용. 잉여가치란 재화가 소수에게 과도하게 쏠리면 빈부 격차가 일어나고, 빈부격차를 이겨내지 못하는 다수는 혁명을 일으킨다는 내용, 세계적인...

  • 누룩
  • 2013-10-24
  • 조회 수 2077

농식품부, aT 일 도쿄서 막걸리의 날 행사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31일, '막걸리의 날'을 맞아 이날 저녁 일본 도쿄 아오야마 아키텍트카페에서 일본 언론사 및 현지 막걸리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한일 공동 막걸리의 날'선포식을 갖고 햅쌀막걸리 출시 홍보행사를 개최...

  • 누룩
  • 2013-10-30
  • 조회 수 1199

우리 전통주에 더 많은 관심을

제6회 한옥마을 술축제 '만추만취'…8~9일 전통술박물관 동문사거리 일대 '당신의 이야기를 술로 삽니다' 제6회 한옥마을 술축제가 8-9일 전주 전통술박물관, 전통술교육관, 한옥마을 양조장, 동문거리 일대에서 '만추만취'- '당신의 이야기를 술로 삽니다...

  • 누룩
  • 2013-11-05
  • 조회 수 1475

살아나는 지방 소주…생산설비 늘리고 수도권 공략 시동

각종 지방 소주가 진열된 모습. 한때 ‘고사’ 위기에 빠졌던 지방 소주 업체들이 반격에 나섰다. 지금까지 지방 소주 업체들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대기업 물량 공세에 밀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충북, 전북, ...

  • 누룩
  • 2013-11-06
  • 조회 수 5397

영동군에 국내최초 와인터널 들어선다

충북 영동군이 국내최초로 조성하기로 한 와인터널 조감도.(사진제공=영동군청)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 산업특구인 충북 영동군에 국내 최초의 와인터널이 본격 조성된다. 영동군은 오는 2016년까지 총사업비 116억원을 들여 영동읍 매천리 용두공원 ...

  • 누룩
  • 2013-11-13
  • 조회 수 2368

부산에 셀프형 전통주점 등장!

전통주 전문기업인 국순당이 새로운 형태인 '셀프형 전통주 전문주점'를 부산에 처음으로 선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국순당은 최근 대규모 '백세주마을 남포점'을 셀프형 전문주점 형태로 개설,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부산 남포동과 자갈치시장 입구 ...

  • 누룩
  • 2013-11-18
  • 조회 수 2257

< 막걸리 만들기 >

어릴 적 어머니가 술을 담그신다고 하실 때마다 늘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술이란 알코올이 어떻게 생길까란 것이었다. 뱀술을 만들든 인삼술을 만들든 인삼이 술을 만드는 것인지, 뱀이 술과 함께 화학작용을 일으켜 술을 만드는 것인지, 당시...

  • 누룩
  • 2013-11-20
  • 조회 수 3335

정부 전통주 시장 살리기!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 10곳 확대 2017년까지 총 30곳 육성 계획 안현덕기자 always@sed.co.kr 정부가 침체된 전통주 시장을 살리기 위해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확대한다. 전통주 체험과 관광이 융합된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한층 확대함으로써 막걸리...

  • 누룩
  • 2013-12-03
  • 조회 수 1167

웰빙식초 ~ 이제 내가 대세 ~!

최근 조미료 시장에서 식초가 소금을 제치고 판매량 2위(2013년 6월 롯데마트 조미료 상품군 매출 기준, 1위는 설탕)에 올랐다. 식초가 소금보다 많이 팔린 것은 이번이 처음. 소금은 다량 섭취할 경우 비만, 고혈압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고 지목받는 데 비...

  • 누룩
  • 2013-12-11
  • 조회 수 1536

[가양주 주인 선발대회] file [2]

젊은이들이 패스트푸드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대표적인 슬로푸드인 떡과 전통주에 대한 인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국 최고의 떡과 전통주 장인을 찾는 대회에도 많은 실력자가 참가해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습니다. 떡시루에서 나오는 하얀 김 만큼이나 열기가...

  • 누룩
  • 2013-12-16
  • 조회 수 1577

와인의 부활

<전성기 2007년 이후 인기 주춤… 올 분위기 반전 수요량 회복 FTA 영향 가격 떨어지고 마트서 저가형 판매하며 보편화 업계 "내년 시장 15% 커질 것" > -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국내 와인시장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와인 붐'이 일었던 ...

  • 누룩
  • 2013-12-18
  • 조회 수 1368

김광석·막걸리·마카롱·버스킹...빈티지 송년회 1번지 방천시장

고희림 시인의 10월항쟁 담론과 인문학 토크가 있는 카페 ‘플로체’ 등산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정한 방천시장 백두대간 입구 전경’. 매 주말 거리 통기타 공연이 열리는 방천시장 버스킹 구역. 성교 서쪽 끝 옆에 붙은 방천시장. ‘외빈내화(外貧...

  • 누룩
  • 2013-12-20
  • 조회 수 3581

[웰빙제품] 국내산 생블루베리 100%로 만든 와인 식초

블루베리는 ‘보랏빛 기적’이라고 불린다.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될 만큼 건강효과가 뛰어나서다. 블루베리에 함유된 안토시아닌 성분은 대표적인 항산화·항암 물질이다. 노화를 방지하고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며, 치매·성인병 예방과 시력보호에 효...

  • 누룩
  • 2013-12-24
  • 조회 수 154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