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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봄엔 이 술을 마셔야…입맛 돋우는 제철음식과 전통주

조회 수 1642 추천 수 0 2019.04.16 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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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논현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솔트2호점’에서 재밌는 모임이 열렸다. 봄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전통주를 함께 시식하는 자리였다. 솔트의 주인이자 요리연구가인 홍신애씨와 ‘대동여주도(酒)’ 콘텐트 제작이자 음주문화연구가인 이지민씨가 각각 음식과 술을 준비하고 전통주를 좋아하는 지인들을 초대했다. 만화가 허영만 화백, 광명동굴의 한국와인 소믈리에 최정욱씨, 전통주 전문가이자 ‘백곰 주막’ 대표인 이승훈씨, 광고감독 문종현씨 등이다. 허영만 화백은 “어린 시절 아버님이 반주로 즐겨 드셨던 매실주를 2년 전부터 내 방식대로 빚고 있다”며 “그 시절의 은은한 맛과 향을 찾고 싶어 기회가 날 때마다 다양한 한국 술을 맛보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논현동 솔트 2호점에서 봄 제철 음식과 6가지 전통주 시식을 위한 작은 모임이 열렸다. 참가자는 ( 왼쪽부터 )광고감독 문종현씨, 광명동굴의 한국와인 소믈리에 최정욱씨, 요리연구가 홍신애씨, ‘대동여주도(酒)’ 콘텐트 제작자 · 음주문화연구가 이지민씨, 전통주 전문가·‘백곰 주막’ 대표 이승훈씨, 만화가 허영만 화백. 우상조 기자

13일 서울 논현동 솔트 2호점에서 봄 제철 음식과 6가지 전통주 시식을 위한 작은 모임이 열렸다. 참가자는 ( 왼쪽부터 )광고감독 문종현씨, 광명동굴의 한국와인 소믈리에 최정욱씨, 요리연구가 홍신애씨, ‘대동여주도(酒)’ 콘텐트 제작자 · 음주문화연구가 이지민씨, 전통주 전문가·‘백곰 주막’ 대표 이승훈씨, 만화가 허영만 화백. 우상조 기자

이날 술은 우리술을 분류하는 탁주·청주·소주 중 청주들로만 꾸려졌다. 이지민씨는 그 이유를 “청주 중에는 꽃을 비롯한 자연의 향을 담은 것들이 많고, 또 아예 봄을 주제로 삼은 것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희석식 소주 도수가 점점 낮아져 청주와 비슷해졌다”며 “일본 사케에 더 익숙한 젊은층에 우리술 중에도 맛있는 게 많다는 걸 소개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시식회에서 맛본 봄 음식과 봄 술이다.  
 
 삼색 나물(비름나물·깻잎순·무나물) + 풍정사계 춘

삼색 나물(비름나물·깻잎순·무나물) + 풍정사계 춘

삼색 나물(비름나물·깻잎순·무나물) + 풍정사계 춘
쌉쌀하고 신맛이 나는 비름나물은 고춧가루에 무치고, 깻잎나물은 된장에 버무렸다. ‘풍정사계 춘’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찬주로 쓰이면서 화제가 된 술이다. “우리술은 우리 누룩으로 빚어야 세계인이 알아주는 명주를 만들 수 있다”는 화양양조장 이한상 대표는 녹두 10%와 밀 90%로 만든 궁중 누룩 향온곡을 사용해 술을 빚고 있다. 이승훈씨는 “이 대표는 계절별로 춘(청주·15도), 하(과하주·18도), 추(탁주·12도), 동(증류식 소주·42도)을 빚고 있다”며 “그 중 춘은 상큼한 사과향과 꽃향이 어우러져 봄의 향취를 돋우는 술”이라고 설명했다.
 
세발나물과 문어 샐러드 + 청명주

세발나물과 문어 샐러드 + 청명주

세발나물과 문어 샐러드 + 청명주
봄에는 쭈꾸미가 제철이지만 씹는 맛이 더 풍성한 문어를 이용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세발나물은 간장과 까나리 액젓에 무쳐 새콤달콤한 맛을 더했다. 충북무형문화재 2호인 ‘청명주’는 예부터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청명(음력 3월)에 마셔온 절기주다. 조선후기 실학자 성호 이익 선생은 청명주를 너무 좋아해 『성호사설』에서 “양계처사에게서 배운 양조방법을 혹시나 잊어버릴까 두려워 기록해둔다”고 밝힌 바 있다. 청명주의 계보는 일제강점기 때 잠시 맥이 끊겼지만 1986년 고 김영기 옹에 의해 복원되어 현재 그의 아들 김영섭씨가 4대째 술을 빚고 있다. 솔트의 셰프인 세바스찬은 “먹고 나면 입안에 산미가 돌면서 식욕이 확 생긴다”며 “피자랑도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시식소감을 말했다.    
 
냉이튀김 + 오메기맑은술

냉이튀김 + 오메기맑은술

냉이튀김 + 오메기맑은술
봄의 대표적인 식재료인 냉이는 살짝 튀겨 바삭한 식감과 고소함을 더했다. ‘오메기맑은술’은 제주고소리술익는집 양조장의 김희숙 대표가 4대째 전통을 이어받아 빚고 있는 술이다. 쌀이 귀했던 제주에서 차조(좁쌀)로 떡을 쪄서 만든 술로 고소리술 또는 오메기(좁쌀의 제주 방언)술이라고도 부른다. 이지민씨는 “좁쌀의 거칠고 투박한 맛이 술로 변하면서 입안에 착 감기는 산미를 만들어냈다”며 “한식과는 골고루 잘 어울리는데, 특히 제주의 특성상 해산물과는 찰떡궁합”이라고 조언했다.      
 
육전과 방풍나물 된장무침 + 삼양춘

육전과 방풍나물 된장무침 + 삼양춘

육전과 방풍나물 된장무침 + 삼양춘
참기름과 간장을 1:1로 섞은 양념에 재웠던 고기로 육전을 부치고, 고기의 기름진 맛을 개운하게 씻어줄 방풍나물을 함께 냈다. ‘삼양춘’은 조선시대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소수 양반가에서만 빚어서 마셨던 삼양주를 젊은 세대 취향에 맞게 복원한 프리미엄 발효주다. 삼양춘의 ‘삼양(三釀)’은 술을 세 번 빚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술은 겨울에 빚어 봄에 마셔야 맛있다’는 옛말을 응용해 ‘춘(春)’을 더했다. 바다바람을 먹고 자란 강화섬 쌀과 전통 누룩을 사용해 빚었다. 전통주 양조장을 찾아다니며 기록영상을 만들고 있는 문종현 감독은 “달지도 시지도 않은 게 입안에서 느껴지는 균형감이 좋은 술”이라며 “술맛이 튀지 않으니 여러 음식에 골고루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두릅솥밥과 곰취장아찌 + 기다림맑은술

두릅솥밥과 곰취장아찌 + 기다림맑은술

두릅솥밥과 곰취장아찌 + 기다림맑은술
향긋한 두릅 향이 밥에 배도록 솥밥을 짓고, 달래간장과 곰취 장아찌를 반찬으로 곁들였다. 홍신애씨는 “향이 다 강한 재료들인데, 이렇게 센 것끼리 붙여야 각자의 맛이 더 도드라질 것 같아 준비해봤다”고 설명했다. 레이블에 그려진 동백꽃이 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기다림맑은술’은 부산 사직동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양조장에서 조태영씨가 빚는 술이다. 일본 소믈리에협회에서 공인하는 사케 소믈리에였던 조 대표가 2015년 “세계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향기로운 한국술을 빚어보겠다”며 빚기 시작한 술이다. 100일 이상 발효·숙성시키는 과정에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는 등 동백꽃의 꽃말인 ‘기다림’처럼 정성을 듬뿍 담아 하루 200병만 한정생산하고 있다. 최정욱 소믈리에는 “나물은 막걸리와 제일 잘 어울리는데, 쌉쌀한 맛과 달큰함이 어우러진 화려한 맛의 청주랑도 제법 어울린다”고 평했다.
 
진달래 화전 + 면천두견주

진달래 화전 + 면천두견주

진달래 화전 + 면천두견주  

찹쌀을 익반죽해 진달래 꽃잎을 한 장 한 장 올려 부친 화전은 이날의 하이라이트로 눈으로만 먹기에도 아까울 만큼 고운 자태를 뽐냈다. 진달래꽃으로 빚은 술이 두견(진달래의 한자)주다. 예부터 진달래는 만성 기관지염, 혈액순환, 피로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우리술에 자주 사용됐다. 4월 초순에 진달래꽃을 채취해 꽃술을 떼고 말려두었다가 술을 빚을 때 혼합한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86-2호로 지정돼 면천두견주 보존회에서 빚고 있다. 허영만 화백은 “봄나물이랑 가장 잘 어울리는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라며 “은은한 향이 봄날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글=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출처: 중앙일보] 봄엔 이 술을 마셔야…입맛 돋우는 제철음식과 전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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