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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지역 막걸리 양조장이 대기업과 경쟁해 살아남는 방법은?

조회 수 2075 추천 수 0 2013.10.24 15:37:08

최근 들어 서점가에서 다시 읽기 열풍이 부는 고전 경제학 서적이 있다. 약 150년 전의 자본주의 모순을 담은 내용. 잉여가치란 재화가 소수에게 과도하게 쏠리면 빈부 격차가 일어나고, 빈부격차를 이겨내지 못하는 다수는 혁명을 일으킨다는 내용,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으나 1980년대까지 대한민국에서는 금서였던 서적,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다. 이 책이 다시 한 번 출판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갑을 관계와 상생에 대한 명확한 이치와 규명에 관하여 많은 이들이 본질적인 내용을 궁금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막걸리 산업 역시 자본주의 시장 안에 이러한 규모의 경제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수년간 막걸리 붐이 불면서 대기업 막걸리가 속속들이 지방의 소매점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막걸리 양조장 개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으며, 지금도 지방의 소규모 양조장은 대기업과의 치열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역 양조장 업체가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대기업의 막걸리 진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가? 개인적인 생각은 ‘꼭 그렇지 않다’이다. 대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닌 소규모 막걸리 양조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인가?

 

보여주고, 만지게 하고, 맡게 하는 오감을 통한 친근감
지역 막걸리, 지역 양조장에 대한 가장 큰 강점은 아버지 세대의 추억과 정서가 남아 있는 곳이다. 양은 주전자에 막걸리를 받으러 가기도 했으며, 학창시절 여름에 방문한 농활에는 늘 막걸리가 함께 했다. 시골 양조장에는 막걸리를 발효하는 누룩 향이 역시 늘 함께 하였다. 이러한 추억은 오직 지역의 양조장에만 있는 것인데, 최근에 이러한 문화가 거의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위생 등 여러 가지 개선점이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지역 양조장에만 있는 이러한 아련한 추억 문화를 잘 살려야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 힘찬 탄산이 올라오는 막걸리 발효 모습도 보여줘야 하고, 술 발효를 할 때 막걸리가 살짝 온도가 올라가는 느낌도 알려주면 더욱 좋다. 위생적인 문제로 막걸리 양조장 내부를 개방하기 어렵다면, 간단한 동영상이나 TV 등을 연결해서도 충분히 외부에서 보여줄 수 있다. 대형할인점에서 대기업 참기름을 구매하느냐, 재래시장에서 직접 짜고 있는 수제 참기름을 구매하느냐는 소비자의 정서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에서 진행되는 체험 행사. 관광객이 막걸리의 발효 모습과 온도, 그리고 발효시의 향을 맡고 있다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에서 진행되는 체험 행사. 관광객이 막걸리의 발효 모습과 온도, 그리고 발효시의 향을 맡고 있다

환경의 뿌리를 알고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가야
막걸리를 보면, 언제나 지하 암반수로 빚고, 빚어지는 주변 산에 대하여 언급을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는 지하 암반수가 왜 좋은지, 주변 산 자체가 어디 있는지, 무엇과 연계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에 너무 많은 지하 암반수와 산이 있기 때문이다. 암반수로 하면 막걸리 맛이 어떻게 좋고, 주변의 산은 어디로 연결되어 한라산으로 가는지, 금강산으로 가는지, 아니면 백두산으로 가는 것인지 잘 알아보고 해당 막걸리와 연결할 필요가 있다. 일반 야산의 환경에서 빚어진 술인지, 아니면 금강산의 1만 2천 봉의 정기를 받은 산맥에서 빚어지는 술인지, 소비자는 느끼는 친근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빚고 있는 막걸리가 어떻게 차별화되고 어떠한 이야기가 있는지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알릴 줄 알아야 한다.

 

지역 주민이던, 관광객이던 직접 만나는 구조를 만들어야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로 막걸리 배달을 다녔고, 양조장으로 막걸리를 사러 오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제조와 유통면허가 따로 있다 보니 이러한 것이 쉽지는 않다.
다만, 양조장 자체가 소매 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가능하다. 즉 소매면허를 취득하여 가장 신선하게 빚어낸 막걸리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날짜별로 달라지는 막걸리의 맛부터, 숙성 일에 따라 달라지는 막걸리 맛까지 최고의 막걸리 해설자가 되어 소비자에게 설명해야 하고, 자신들만의 팬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러한 내용에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가미한 막걸리 이야기까지 더해지면 더욱 소비자는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언제까지 무조건 저렴한 막걸리만 구매하려는 유통업자에 모든 마케팅과 영업을 맡기는 시대는 저물었다.

	살아있는 막걸리 효모를 현미경으로 보는 모습. 출처 농식품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
살아있는 막걸리 효모를 현미경으로 보는 모습. 출처 농식품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
와인이나 사케, 맥주 역시 모든 문화의 시작은 지역 양조장에서
세계화가 되었다는 와인이나 사케, 그리고 맥주 역시 지역 양조장이 가진 다양한 문화에서 시작 된다. 빚는 재료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만드는 이가 다르니 자연스럽게 술 자체에 문화가 깃들 수밖에 없다. 막걸리 역시 마찬가지다. 대량생산 및 공격적인 마케팅 부분에서 대기업의 역할 역시 중요하겠지만, 밑바탕이 가장 잘 되어 있어야 모든 문화와 산업이 발전될 수 있다. 다행히 한국의 양조장 문화는 100년을 이어왔으며, 실제로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지역 양조장 역시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근간을 통해 막걸리에 대한 친근감을 위의 방법 등으로 양조장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것을 통해 알려야 한다. 언제까지 시장이 지역 양조장에게 유리하게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스스로 문화적인 부분을 찾고 만들어 가야 가장 중요한 소비자의 마음 역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막걸리가 취하고 마시는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닌, 이러한 문화적인 것에 감동하고 기억을 할 때, 막걸리 세계화의 바닥이 비로소 다져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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