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 막걸리 만들기 >

조회 수 3403 추천 수 0 2013.11.20 14:31:43

어릴 적 어머니가 술을 담그신다고 하실 때마다 늘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술이란 알코올이 어떻게 생길까란 것이었다. 뱀술을 만들든 인삼술을 만들든 인삼이 술을 만드는 것인지, 뱀이 술과 함께 화학작용을 일으켜 술을 만드는 것인지, 당시 어리기만 한 필자로서는 너무도 궁금한 것이 많았다. 또한, 시중에 그 많은 술 종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증류식 쌀 소주와 희석식 소주는 뭐가 다른지 막걸리는 왜 쌀로 만들었다는데 새콤한 맛이 나는지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졌다. 알고 보니 뱀술이나 인삼 술은 저렴한 희석식 소주에 각각의 원료에서 나오는 진액을 침출시키는 이른바 침출주가 많았고, 쌀 소주는 쌀 자체가 있는 것이 아닌 쌀로 발효시킨 막걸리나 약주를 증류해 쌀 향이 살아 있는 술인 반면, 희석식 소주는 일반적인 양조용 알코올을 물로 희석하여 조미료를 첨가한 대량생산에 어울리는 술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뭐가 좋고 뭐가 나쁘고 어떤 술에 노력이 있고 없고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았다. 특히 발효라는 원리를 전혀 몰랐을 때는 말이다.

 

술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발효는?
우리는 흔히 발효식품, 발효 효과란 단어는 수도 없이 듣고 산다. 발효 식품은 먹어도 좋고 몸에 발라도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발효란 과연 무엇일까? 발효란 간단하게 말해서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를 사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인데, 부패와의 차이는 우리 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면 발효, 그렇지 않으면 부패가 된다. 결국 결과론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과정만 따지면 별반 차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생 막걸리에는 유산균 발효, 초산 발효 등 다양한 발효가 일어나는데, 술이란 것에 중점을 둔다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알코올 발효, 즉 효모가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된다.

 

술이 되기 전에는 일단 주스가 되어야
집에서 마시는 오렌지 주스의 뚜껑을 가볍게 덮고 섭씨 25도씨 정도의 상온에 놔두면 기포가 오르는 경우가 있다. 바로 공기 중의 효모가 오렌지 주스 안에 들어가 주스의 당분을 섭취하며, 분해하여 알코올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이때 동시에 배출해 내는 것이 탄산. 즉 CO2가 기포로써 보이기 때문이다. 오렌지 주스가 알코올 발효를 통해 술이 되어 가는 모습이다.
세상의 모든 술, 막걸리, 맥주, 와인, 사케까지 술이 되기 전에 주스의 단계를 거친다. 모든 것이 이 효모의 신비로운 작용으로 생성되는 것인데, 공기 중에 효모의 역할을 발견한 사람이 1861년 프랑스의 파스퇴르 박사에 의한 것이다. 그전까지는 효모의 알코올 발효역할을 몰랐기 때문에 술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거쳐 생성되는 모습으로 전 세계적으로 종교적인 행사에 꼭 활용되곤 했다. 참고로 순수한 생막걸리를 보면 언제나 탄산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순간에도 알코올 발효를 하고 있다는 증거, 즉 살아있는 술이라고 볼 수 있다.


	막걸리 제조과정
              쌀과 물, 누룩만 있으면 막걸리, 약주 등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출처 신평 양조장

그런데 쌀이 어떻게 주스가 되는거지?
그런데 여기서 소박한 질문이 하나 떠오른다. 매일 쌀로 막걸리를 만든다는데, 어떻게 쌀이 주스가 되냐는 것이다. 쌀은 아무리 봐도 담백한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언제나 쌀 주스를 꽤나 접하고 있다. 최근에는 Take out도 할 수 있게 만든 식혜가 가장 대표적인 쌀 주스다. 어머니들은 밥과 물에 엿기름을 넣고 밥통으로 찌는데, 이때 엿기름이 밥의 전분을 당으로 바꿔주고, 이것이 녹아 있는 것이 바로 식혜다. 술을 빚는 방법은 약간은 다르긴 하지만, 이렇게 쌀을 쌀 주스로 바꿔주고 효모투입을 하여 당을 먹게 하고 그것을 통해 알코올 발효를 일으키면 술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식혜의 엿기름, 효모가 가진 알코올 발효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누룩이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양조공학이 급진적으로 발전, 백년전부터는 효모가 배양되어 누룩과 효모를 따로 넣는 경우도 많은데, 그래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빚는 곳은 여전히 전통 누룩을 사용하고 있다.

쌀과 물에 누룩을 넣고 10여 일이면 14~15도의 원주 탄생
쌀 주스에 알코올 발효가 수일간 진행되며(실질적으로는 막걸리는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동시에 일어나는 제조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른바 덧술이라는 물과 쌀을 계속 넣어 효모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10일에서 15일이 지나면 14~15도 정도의 원주라는 고도주 술이 생기게 된다. 여기에, 마시기 편하게 물을 넣어 알코올도수를 낮추고 간단한 여과를 통해 나오는 것이 막걸리이고, 살균처리를 안하면 생막걸리, 살균처리를 한 막걸리를 살균탁주라고 한다. 참고로 알코올 발효 시 온도가 40도정도까지 올라가는데, 30도 이상은 안 올라가도록 꾸준히 섞어가며 온도 조절을 하는 등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 한다. 효모는 30도 이상의 온도가 되면 활동력이 약해지고, 40도 이상이 되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왕성한 효모활동을 통해 주질이 좋은 술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막걸리 탄산

 

출처: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 대강 양조장

 

발효와 숙성의 차이
술빚을 때의 알코올 발효와 숙성의 차이는 발효는 직접적으로 알코올이 생성되는 과정이고, 알코올이 다 생성된 후에 분자끼리의 결합을 통해 맛이 부드러워지고 향이 그윽해지는 것을 숙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발효와 숙성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발효한 이후에 숙성이지 숙성한 이후에 발효란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게 발효하는 막걸리, 사람에 따라서는 100일 숙성도
막걸리는 기본적으로 발효된 원료가 그대로 있는 만큼 원료의 성질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술이라 짧게 발효해서 짧게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김치 냉장고 등에 100일 이상 숙성시켜서 마시는 사람도 있는데, 그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김치와 같이 넣지 않는다는 것. 김치와 같이 넣으면 김치 특유의 냄새가 막걸리에 배일 수 있기 때문에 100일 숙성이 의미 없게 돼 버리는 수가 있다.

 

빚는 이의 정성을 알 수 있는 홈메이드 막걸리 만들기
막걸리 만들기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간단히 만들어본다면 식은 밥이나 즉석밥을 구입해서 물을 넣고 누룩을 넣어주면 충분히 막걸리가 된다. 물론 장인이 만든 막걸리와 그 깊이와 풍미가 다르겠지만, 이렇게 알코올 발효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술의 원리와 빚는 이의 노력을 안다면 적어도 좋은 술, 나쁜 술의 구별 하는 것을 넘어 과음이나 주폭 등과 같은 일도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명주를 빚는 사람들이 의외로 과음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렇게 정성이 들어간 술을 함부로 마실 수 없기 때문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CEO Interview] 화요, K-주류 확산에 앞장서다

문세희 화요 대표 대한민국 전통주 시장은 화요 탄생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화요가 증류식 소주 부활의 신호탄이 됐기 때문이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화요의 문세희 대표를 만났다. 한국 주류 업계의 베테랑 중 한 명이다. 증류주와 처음...

  • 누룩
  • 2021-06-10
  • 조회 수 1043

[농촌여성신문] “밥해서 맛있는 쌀은 술로 빚어도 맛있어요” file

□여성 CEO열전···경기 여주 술아원 강진희 대표 이명애 기자 | love8798a@naver.com ▲ 술도 빚고 술도 즐긴다는 술아원의 강진희 대표 여주쌀로 빚은 과하주로 전통주의 대중화 꾀해 긴 원목 테이블에 감각적인 빨간 냉장고, 노출 콘...

  • 누룩
  • 2021-06-11
  • 조회 수 1900

춘천 술 페스타 앞두고 '붐업'…10월까지 전통주 알리기

10월 개최 전 사전 체험·시음·판매 '풍성'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가 전통주를 주제로 한 축제 '술 페스타'를 앞두고 사전 행사를 다채롭게 펼친다. 전통주[연합뉴스TV 제공] 술 페스타는 제조, 시음, 전시, 판매 등의 프로...

  • 누룩
  • 2021-06-17
  • 조회 수 885

조선의 그 많던 누룩은 다 어디로 갔나?

전통주에 있어 막걸리나 약주를 만드는 재료를 간략히 하면 쌀, 누룩, 물을 꼽을 수 있다. 모든 재료가 각각 중요한 역할이 있지만 발효에 있어서는 누룩의 역할이 크다. 일반적으로 누룩은 밀기울(밀 껍질)에 물을 넣고 일정한 형태(사각, 원형 등)로 모양을 ...

  • 누룩
  • 2021-06-29
  • 조회 수 1080

[중앙일보] 이래도 막걸리가 재활용 적? 곰표 막걸리의 '반전 포장법' file

입력 2021.06.28 11:30 수정 2021.06.28 17:49 한강주조가 만든 표문막걸리와 재활용이 잘되는 소재를 활용한 포장재. 한강주조 ‘MZ세대'(9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2000년대생 Z세대) 사이에서 '힙'한 막걸리가 있다. 지난 4월 양조장 한강주조가 곰표와 협...

  • 누룩
  • 2021-07-05
  • 조회 수 1491

[세계일보] 대장·우량·테마·급등주(酒)가 눈길을 끄는 주식(酒食) 시장 [조인선의 K트렌드] file

입력 : 2021-07-09 09:00:00 수정 : 2021-07-07 11:20:15 전통주가 이끄는 주식(酒食) 시장은 자본주의의 핵심임 주식회사에 대한 투자·거래가 진행되는 주식(株式) 시장과 비슷하다. 시장을 이끄는 ‘대장’이 있으며, 급격한 성장은 불가능하...

  • 누룩
  • 2021-07-15
  • 조회 수 1315

[국제뉴스] '서민갑부 전통주' 구독서비스로 27세에 연매출 4억 file

김영규 기자 입력 2021.07.20 20:10 '서민갑부 전통주' 구독서비스로 27세에 연매출 4억(사진=채널A) '서민갑부 전통주' 갑부가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일 방송되는 채널A ‘서민갑부’에서는 전통주에 구독서비스를 접목...

  • 누룩
  • 2021-07-23
  • 조회 수 956

막걸리업계 '올드한 이미지 싹 바꾼다"

젊은층 겨냥 디자인·독특한 광고영상 등 선보여 배상면주가는 3D 캐릭터를 활용해 제작한 느린마을막걸리 광고 영상을 선보였다. [사진=배상면주가] 최근 막걸리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막걸리 업체들은 올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펼치며 소비...

  • 누룩
  • 2021-07-26
  • 조회 수 858

[한경비즈니스] [막걸리 열전] ‘로컬’의 가치 담은 팔팔막걸리 file

기사입력 2021.07.25. 오전 6:33 김포 특등급 쌀이 만들어 낸 산뜻한 맛 특등급의 김포금쌀을 원료로 만드는 팔팔막걸리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의 특징은 ‘로컬’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획일적인 스펙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중...

  • 누룩
  • 2021-07-28
  • 조회 수 1008

전통주갤러리, ‘대한민국 전통주 소믈리에’들의 성지로 급부상

뉴스듣기 뉴스듣는 중--> 가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기사저장 저장된기사목록 기사프린트 사진: 전통주갤러리 3인방, 좌측부터 김영우 국가대표 전통주소믈리에, 이성국 전통주소믈리에, 김민현 전통...

  • 누룩
  • 2021-07-29
  • 조회 수 1075

[대한금융신문] [응답하라 우리술 211] 공동체 정신 지향하는 신생 양조장 ‘과천도가’ file

김승호 편집위원승인 2021.07.30 17:20 남태령 옛길에 담긴 스토리텔링 담아 지역 술로 승부수 걸어 ‘관악산생막걸리’와 ‘과천미주’ 출시, 창업고객도 활발히 모집 서울 사당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고개의 이름은 남태령이다. 삼남지방으로 넘어가는 ...

  • 누룩
  • 2021-08-11
  • 조회 수 1515

[고양신문] 고양 첫 프리미엄 지역특산주 ‘냥이탁주’ 드셔보셨나요? file

이옥석 기자 입력 2021.07.27 08:07 수정 2021.07.27 19:45 인생 2막을 지역특산주와 함께하는 농업회사법인 행주산성주가(주) 이광희 대표 농업회사법인 행주산성주가(주)에서 생산하는 냥이탁주 3가지 고양시 최초 ...

  • 누룩
  • 2021-08-12
  • 조회 수 1235

[세계일보] 전통주 지침서 '전통주 비법과 명인의 술' 다온북스 통해 출간

입력 : 2021-08-12 16:09:54 수정 : 2021-08-12 16:09:52 조정형 식품명인-식품명인체험홍보관 조윤주 관장 집필, 전통주 후학에게 전하는 마음 대한민국식품명인 제9호 조정형 명인과 식품명인체험홍보관 조윤주 관장이 후학에게 전하고자 하는 전통주...

  • 누룩
  • 2021-08-13
  • 조회 수 808

[국민일보] 고흥유자주, ‘K-디자인 어워드 2021’ 위너 수상 file

기사입력 2021.08.10. 오전 11:46 K-디자인 어워드는 아시아 3대 디자인 콘테스트 고흥군, 도농업기술원 유자수출사업단, 중국 JHE글로벌 기업과 공동 협력 결과 고흥유자주 아시아 3대 디자인상, K-디자인 어워드 2021 위너 수...

  • 누룩
  • 2021-08-17
  • 조회 수 962

[술을 빚다, 흥에 취하다: 우리동네 술도가를 찾아서·(6)] 여주쌀과 여강물로 전통주 만드는 추연당

발행일 2021-08-17 제11면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한 잔 술을 빚기까지… 40일 발효 60일 숙성 추억처럼 아름답게 취하는 '시간의 향기' 대왕님표 여주쌀과 남한강 물·누룩으로 만든 전통 약주인 '순향주'는 먼저 맑은 황금색 빛깔과 ...

  • 누룩
  • 2021-08-18
  • 조회 수 138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