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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막걸리·마카롱·버스킹...빈티지 송년회 1번지 방천시장

조회 수 3584 추천 수 0 2013.12.20 10:26:28
고희림 시인의 10월항쟁 담론과 인문학 토크가 있는 카페 ‘플로체’

등산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정한 방천시장 백두대간 입구 전경’.

매 주말 거리 통기타 공연이 열리는 방천시장 버스킹 구역.

성교 서쪽 끝 옆에 붙은 방천시장.

‘외빈내화(外貧內華)’스럽다. 좀 삐걱거리지만 후미진 자리에 금세 훈훈한 그리움이 붐빈다. ‘자립예술가’의 아지트였던 이 장터가 요즘 ‘빈티지 망년회’ 공간으로 주목받는다. 10여 토막 골목별로 저마다 색깔을 가진 식문화 콘텐츠가 포진한 때문이다. 이렇다 할 공연 무대를 못 찾은 지역의 버스커(거리음악가)들한테도 큰 인기다. 여기서 기타를 치면 예전과 달리 호응해주고 1천원짜리도 기타 케이스에 넣어준다.

통기타가수인 서범기씨도 이 장터의 버스커다. 누가 개런티를 주는 것도 아닌데 본인이 좋아서 외가처럼 자주 찾는다. 김광석의 ‘외사랑’을 잘 부르는 통기타 듀엣 ‘다락’도 연말을 촛불처럼 덥혀주는 로맨티스트 뮤지션.

김광석 팬카페 회원, 천사노래봉사단 등 지역의 통기타 동호회 회원들도 라이브주막 ‘백두대간’을 찾아 번개공연을 자주 갖는다. 주인 김승국씨는 즉석 공연을 유도하기 위해 무대까지 설치했다. 1998년 창단된 예음색소폰오케스트라(최준식 단장)도 얼마 전 정기연주회 직후 여기서 뒷풀이를 했다. 특히 등산용품을 이용한 인테리어 때문에 산행 직후 송년모임을 가지려는 산악인에게 인기다. 오는 1월3일 오후 8시 김광석 추억만들기 통기타 공연이 있다.

방천시장에서 ‘파티스러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곳은 화가 이동원씨가 꾸려 가는 ‘마카롱하우스’, 그리고 근처 보성떡집 바로 옆에 있는 ‘유칼립투스’,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한지영씨가 운영하는 인문학이 흐르는 카페 ‘플로체’ 등이다.

마카롱하우스는 요즘 20대들의 연말 ‘소곤방’으로 인기가 높다. 주인인 화가 이동원씨가 산타클로스 포스라 이 시즌에는 더욱 어필된다. 이번 연말을 맞아 표준형에서 벗어나 가족·연인·친구·사업용 등 테마와 주제에 맞는 마카롱 선물 시리즈도 개발할 예정이란다. 특히 오는 30일 오후 8시 해설이 있는 김민석의 콘트라베이스 공연도 있다.

유칼립투스의 인테리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버전이다. 이곳은 우쿨렐레 전문 강습소 겸 커피와 허브류를 판매하는 ‘문화수다방’. 분위기가 묘해 사진작가들이 이 집 앞에서 특히 셔터를 많이 누른다. 예쁘고 호기심 가득한 문화카페로 아리랑TV 등에 알려졌다. 여주인 구근재씨(41)는 4차원스럽게 살아간다. 우쿨렐레 연주가이면서 몇 차례 개인전을 가진 아마추어 화가다. 오는 27일 오후 6시부터 자기 먹을 걸 직접 갖고 와서 파티를 하는 ‘포트럭파티(Potluck party)’를 갖는다. 물론 독자들도 동참할 수 있다. 2층도 맛있는 존이다. 1천여권의 장서가 있는 조그마한 녹음실이다.

방천시장은 왠지 소주보다 막걸리가 더 잘 어울린다. 대로변에 있는 동곡막걸리는 대구에서 강세인 불로막걸리의 위세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 청도 운문사 근처에 있는 동곡막걸리를 사용한다. 그 곁에 있는 방천식당은 돼지국밥과 상주시 은척면 봉중리 은척양조장 여사장 임주원씨가 만든 상주 은자골탁배기를 취급한다. 바로 옆에 얼마 전 최불암의 ‘한국인의 밥상’에 나온 빈대떡집도 있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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