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경제학자의 우리 술 이야기]약주, 너는 누구냐?

조회 수 1409 추천 수 0 2014.12.29 10:33:56
약주(藥酒)는 한국의 여러 술 중에서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술이다. 약주는 많이 찾지도 않지만 어떤 술인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다. 글자 그대로 보면 약주는 약이 되는 술 즉, 인삼주, 구기자술, 뱀술(?) 등과 같이 건강을 위해 마시는 술인 것 같다.

그러나 주세법상 약주는 전분을 누룩 등으로 발효시켜 여과한 술로 당분, 과일, 채소 등 대통령이 정하는 첨가물을 넣을 수 있게 되어 있어 다른 술과 별 차이가 없다. 건강이나 약과 관련된 말은 하나도 없다.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인삼주는 통상 이름도 이상한 ‘리큐르’로 분류된다.

현재 약주로 팔리고 있는 술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시중 막걸리 만드는 방법인 일본 입국방식으로 쌀 등을 발효시켜 만든 술을 여과한 것이다. 시중 약주의 거의 대부분이 이런 종류이다. 다른 하나는 아주 소수지만 쌀과 누룩으로 만든 전통 방식의 청주도 약주에 포함되어 있다. 누룩이 1% 이상 들어간 술은 주세법 시행령에 의거 청주로 표시할 수 없어 전통 청주는 이름도 애매한 약주라고 써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1909년의 주세법과 1916년의 주세령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일본 통감부와 총독부는 일본식 청주를 우리 전통 청주와 구분하기 위해 ‘조선주는 탁주, 약주, 소주로 한다’고 규정했다. 현재 대한민국 주세법에도 이런 흐름이 계속되어 일본식으로 만든 맑은 술은 청주, 누룩을 넣어 전통식으로 빚은 맑은 술은 약주라고 써야 하는 것이다.

약주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써왔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왕과 왕비 등이 건강에 좋은 약술을 반주로 매일 마셨던 것 같다. 가뭄이 심하게 들면 약주 올리는 것을 중단하고, 비가 오면 다시 올렸다는 기록이 많이 있다. 일반인들은 가뭄이 들거나 흉년이 들면 금주령에 의해 술을 마시지 못하게 했는데 약으로 마시는 술은 예외로 했다. 이때 높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면서 금주령을 피하기 위해 “이것은 약으로 먹는 술, 즉 약주”라고 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 많아지면서 높은 사람들이 마시는 술, 즉 술의 경어로 약주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조선 선조시기에 서울 약산(현재 중림동)에 사는 서성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빚은 청주가 맛이 있었는데, 이 술의 이름이 ‘약산춘’이었으며 약산춘이 약주의 어원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태종실록 이후 여러 문서에 약주란 말이 수 없이 나오고 있고, 조선 중기에는 이미 전국에 호산춘 석탄향 벽하주 등 맛있는 청주가 많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이제 약주는 글자 그대로 약재 등을 넣은 약용 술을 지칭하는 말로 썼으면 한다. 그리고 쌀 등으로 만든 맑은 발효주는 모두 청주로 하고, 전통누룩으로 빚은 것은 전통식, 입국방식으로 빚은 것은 입국방식(또는 일본식)으로 별도 표시하면 될 것이다. 가뜩이나 혼돈스런 세상에 술 이름까지 헷갈리게 할 필요는 없다. 공자님도 정치의 시작은 명칭을 바로 잡는 것 즉, 정명(正名)에 있다고 했다. 쉬운 술 이름이라도 바로 잡아보자.

     

酒人

2014.12.31 10: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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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제일 위험한 사람들입니다. 우리술을 일본식과 한국식으로 나누는 사람들 말입니다.

우리술을 한국식과 일본식으로 나누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 기준을 입국과 전통 누룩으로 정합니다.

입국은 쌀을 쪄 식힌 후에 특정한 균을 넣어 흩임 형태로 띄운 것이고

전통누룩은 쌀이나 밀을 자연상태에서 발효시켜 불특정 균들이 증식할 수 있도록 많들어 놓은 떡누룩을 말합니다.

즉, 입국은 흩임누룩이 포함되는데 이 흩임누룩은 조선시대 우리 문헌에도 누룩을 띄울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또한, 특정한 균을 이용한다는 것은 현미경이 생긴 이후에나 가능했던 것으로 서양 문물을 빨리 받아들인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시행했을 뿐이지 입국 자체가 일본식이라고 하는 것은 흩임누룩형태도 일본식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글은 반대로 우리술을 무시하는 글과 다를 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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