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식품명인이 만든 전통주… 귀한 분과 어울리는 '귀한' 전통 소주들...

조회 수 1070 추천 수 0 2014.09.05 11:03:51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음력 8월 보름을 뜻하는 추석의 의미에는 가을 저녁, 의역하자면 가을에 달빛이 가장 좋은 날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추석의 기원이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밝히진 것은 없으나 중국과 한국 두 곳 모두 달에 대한 신앙에서 뿌리를 짐작할 수 있다. 어두운 밤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만월은 인간에게 있어 고마운 존재였고, 그 결과로 만월 아래에서 축제를 벌이며 줄다리기, 씨름, 강강술래 등 다양한 놀이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한가위란 말에 대해서는 ‘삼국사기’에 기록이 있다. 서기 32년 "신라 제3대 유리왕(儒理王) 이 각각 궁궐의 여자들을 두 패로 나눈 뒤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길쌈을 하는데, 그 길쌈의 결과로 진 편은 술과 밥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게 사례하고, 이에 온갖 유희가 일어나니 이를 가배(嘉俳)라 하였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부터 한가위가 있었고, 우리 민족은 빚은 술로 그 문화를 즐겼다. 그렇다면 추석에는 어떤 전통주가 잘 어울릴까? 각각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스토리가 있는 우리 전통주를 선별해 보았다.


가을이 완성되어 간다는 전남 담양의 식품명인 ‘추성주(秋成酒)’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의 옛 이름은 추성(秋成). 그 이름을 이어온 대표적인 전통술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추성주다. 담양의 옛 이름이긴 하지만 한자로 본다면 가을이 익어간다는 뜻으로 추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 볼 수 있다. 본래 사찰에서 빚던 술인데, 효능이 엄청나서 살쾡이가 사람으로 변했다는 전설까지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살쾡이가 사찰에서 술을 마시다가 그곳에서 공부하는 서생에게 들켰는데, 그때의 조건이 이르지 않는 대신에 전달해 준 한 권의 책. 읽으면 모든 것을 통달할 수 있고, 통달을 한 사람은 입신양명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그 책을 받은 서생은 이른바 과거에 급제했고, 그 사람이 담양 이씨의 시조인 이영간(李靈幹)이란 사람이다. 이러한 전설을 가지고 있는 만큼 추성주를 추석에 누군가와 나눈다면 입신양명을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격려차 나누면 어떨까? 양서 한 권과 같이 선물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참고로 추성주를 빚는 추성고을은 2014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에도 지정된 곳으로 한약재를 넣은 약주 체험 및 대나무에 약주를 직접 넣어서 가져갈 수 있는 양조장으로 잘 알려졌다.


	타미앙스
10년 이상 숙성시킨 추성주의 프리미엄 버전인 타미앙스. 타미앙스란 담양의 불어 발음이다
중요한 분과 나누고 싶은 유일한 중요무형문화재 전통소주 ‘문배주’
무형문화재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국가지정의 중요무형문화재, 그리고 시, 도 중심의 시도무형문화재이다. 현재 전통주에서 중요무형문화재는 문배주, 면천두견주, 경주교동법주 3종류가 정해져 있는데, 그 중 유일한 전통소주가 ‘문배주’. 나머지는 발효주인 약주이다. 증류한 술임에도 불구하고 문배나무향이 난다고 해서 문배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조, 수수 등이 주원료이고, 도수가 높은 만큼 영구히 보관할 수 있다. 전체적인 원료가 주는 풍미가 살아 있는 드라이한 맛이 강점이다. 최근의 소주는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문배주만큼은 강렬하게 기억이 남을 만큼 드라이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드라이한 맛을 배경으로 젊은 수요층을 중심으로 칵테일을 제조해서 마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시고 있다.




	문배주
드라이한 맛이 특징인 중요무형문화재 문배주. 문배술로도 불려진다
전봉준이 마시고 원기를 회복한 조선 3대 명주 전북 정읍 ‘죽력고’
동학혁명의 발상지인 전북 정읍의 태인면에 위치한 태인 양조장에서 빚는 술이다. 죽력고의 죽력이란 대나무 줄기에 불을 구워 받은 액즙인데, 열을 내리고 담(痰)을 활(滑)하게 하며 경계(驚悸)를 멎게 하고 구멍을 통하게 하는 효능을 가진 약재라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죽력을 사용한 전통소주를 빚는 곳은 태인 양조장. 송명섭 막걸리로도 잘 알려진 송명섭 명인이 죽력고를 만들고 있다.

이 죽력고에 관한 이야기로는 전봉준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그가 동학혁명 이후 관군에 사로잡혀 모진 고문을 받았는데, 이 죽력고를 마시고 원기를 회복하고 서울로 올라가서 재판을 받았다는 것이 주된 이야기이다. 이후 원기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이 술이 더욱 알려졌으며, 1946년 육당 최남선이 조선의 상식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편찬한 ‘조선상식문답’에는 이강주, 감홍로와 더불어 조선 3대 명주로서 언급도 되어 있다. 참고로 이 죽력고를 빚는 태인 양조장 역시 2014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 올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체험객을 받을 예정이다.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죽력고의 모습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죽력고의 모습. 정읍시청
용인백옥쌀로 빚어진 젊은 모습의 전통소주 ‘미르’
앞에서 언급한 전통주가 문헌에 근거한 전통주였다면, 이번에는 젊어진 전통주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전통소주가 있다. 순수 용인백옥쌀과 누룩과 물로만 빚어진 이 술의 이름은 ‘미르. 전통증류방식인 상압방식에 그 고집을 가지고 있다. 상압방식은 증류기의 압력을 전통방식인 소줏고리와 같은 압력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며, 맛이 좀 더 강하고 드라이한 맛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다. 이 미르를 만드는 곳은 농업회사법인 ‘술샘’이란 곳인데, 이제까지는 대표적인 쌀 누룩 중 하나인 이화곡 중심으로 만들었으나 최근에는 떠먹는 막걸리 이화주인 ‘백설공酒’, 막걸리를 더욱 발효한 식초, 누룩소금 등을 출시하고 있다. 




	미르 40도
미르 40도. 블랙&화이트의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과음이 아닌 나누고 소통하는 매개체로 활용해야
최근에 막걸리에 항암성분인 스쿠알렌이 와인의 200배나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우리 전통주인 막걸리에 좋은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소식은 같은 한국인으로 무척 기쁜 일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것은 모자람보다 못하다. 즉 과음 등을 하면 그 성분과 효능이 의미 없게 된다. 앞서 설명한 전통주 역시 같은 맥락이다. 아무리 훌륭한 장인이 빚었다 한들, 문화가 담긴 귀한 술이라 한들 과음에 만취하면 의미 역시 퇴색된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사람이 소화해 날 수 있는 1일 알코올양은 약 20g~40g. 알코올 도수 6%의 막걸리에서는 한 병정도이고, 전통 소주는 작은 잔으로 두어 잔 정도가 된다. 건강을 떠나서라도 술에 취하게 되면 술맛 보다는 취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결국 술맛도 모르게 된다. 올 추석에는 우리의 전통이 만들어낸 우리 술을 취기가 아닌 맛과 문화로 소통해 보면 어떨까?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온 귀한 전통주의 문화를 통해 과음하지 않고 지역의 문화와 장인의 철학, 그것을 통한 소통이 중심이 되는 거칠지 않은 부드러운 우리 술 문화가 더욱 정착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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