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농민신문] [酒食궁합] 돌아온 연말연시, 우리 맛으로 건배~

조회 수 967 추천 수 0 2019.01.17 13:35:23

경기 용인의 ‘미르 40’과 백암순대

전통소주 제조법 복원한 ‘미르 40’ 용인에서 난 햅쌀과 직접 빚은 누룩

지하 120m 암반수만 사용해 제조 부드러운 목넘김·깔끔한 뒷맛 일품

100년 넘는 백암시장 명물 ‘백암순대’ 간 돼지고기에 채소 듬뿍 넣어 담백 도수 40도의 ‘미르 40’과 잘 어울려
 


전국의 내로라하는 전통주들은 해마다 연말을 앞두고 자웅을 겨룬다. 경연의 장은 농림축산식품부와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9~11월 진행하는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다. 8회째를 맞은 올해 품평회에는 100여 업체가 250여개 전통주를 출품했다. 이 가운데 출시된 지 5년도 안된 술이 11월23일 열린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바로 경기 용인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술샘이 만든 <미르 40>이다.

<미르 40>은 기본에 충실한 술이다. 1450년께 궁중 어의(御醫) 전순의가 지은 요리책인 <산가요록(山家要錄)>에는 최초로 전통소주 제조법이 기록돼 있는데 <미르40>은 바로 이 방법에 따라 빚는다. 원칙은 크게 3가지다. 우리쌀을 사용하고, 수작업으로 만들며, 효소를 넣지 않고 자연발효시킨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는 <미르 40>의 개발 목적이 전통소주의 복원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전통주 만드는 법을 배운 신인건 대표(55)는 같은 연구소 출신의 동료들과 2012년부터 술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팔겠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그저 전통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전통가양주를 복원하려 했던 거죠. 그러다 한 산학협력단에서 우리 술을 주문하면서 2014년 <미르 40>을 정식으로 출시했어요.”

증류식 소주인 <미르 40>은 카사바 같은 수입 농산물로 만든 주정에 물과 감미료를 탄 희석식 소주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재료는 용인에서 난 햅쌀과 직접 빚은 누룩, 지하 120m 암반수만 사용한다. 우선 거칠게 간 국내산 밀로 누룩을 만들고 여기에 고두밥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다. 같은 방식으로 덧술을 2번 더하고 이렇게 만든 술을 동(銅)증류기로 거른다. 동은 증류할 때 나오는 유해물질인 에틸카바메이트를 흡수하고 술맛을 부드럽게 만든다. 증류한 술을 저온에서 1년 이상 숙성시키면 비로소 알코올 도수 40도의 <미르 40>이 완성된다.

완성된 술은 쌀이 가진 풍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잘 지은 밥을 오래 씹었을 때 나오는 은은한 단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신 대표는 “오랜 시간 숙성해 목넘김이 부드럽고 뒷맛이 깔끔하다”며 “알코올 도수가 높은 편이라 고기요리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는 100년 넘는 전통을 지닌 백암시장이 있다. 시장에서는 소와 돼지가 많이 유통됐는데, 장터 아낙들이 돼지 부산물로 순대를 만들어 팔면서 백암순대가 유명세를 탔다. 지금도 시장에는 순댓집이 10여곳 몰려 있어 명물거리를 형성한다. 백암순대는 붉은빛이 강한 일반 순대와 달리 색이 하얀 편이다. 3대째 순댓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애자씨(75)는 순대 소에 비밀이 있다고 말했다.

“당면과 선지로 속을 채우는 일반 순대와 달리 돼지고기를 갈아서 넣어요. 부추·양배추·숙주 같은 채소도 다양하게 들어가죠.”

돼지고기와 채소를 듬뿍 넣은 백암순대는 씹는 맛이 일품이다. 짭짤한 새우젓을 살짝 얹어 먹으면 담백한 느낌이 더해진다. 기름진 느낌이 들 때쯤 <미르 40>을 곁들이면 달콤함이 입안에 향긋하게 퍼진다.

연말 연초에 각종 모임이 줄을 잇는다. 좋은 사람들과 보내는 소중한 시간에 아무 음식이나 술을 먹을 순 없다. 이번 모임에는 속을 꽉 채운 백암순대와 제대로 만든 소주인 <미르 40>으로 훈훈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떨까.  

용인=장재혁, 사진=오도형 기자 jaehyuk@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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