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대한금융신문 [응답하라, 우리술 96]30년 동안 무형문화재 지정된 전통주 고작 ‘34개’

조회 수 1178 추천 수 0 2018.09.17 11:29:21

국가 지정 3개, 나머지는 모두 지자체 선정, 그마저도 2016년 이후 전무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중앙 및 지방 정부에서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인정해 지역의 이름있는 명주에게 무형문화재 지위를 부여한 술은 1986년 지정한 이래 모두 34개에 달한다. 많으면 많다하겠지만, 일제 침략 이전까지 각자의 집에서 빚어 마셨던 술이 수천수만에 달했던 것을 생각하면 변변한 숫자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나마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서둘러 사라졌던 전통주 복원에 나서면서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스럽다 생각해야 할 처지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술 복원의 역사는 아이러니하게도 주세법에 따라 가양주가 불가능했던 시절, 밀주로 숨어서 몰래 빚은 술들이 양성화됐다는 점에서 정부 권력의 이중성을 그대로 노출시켰던 일이기도 하다.

그 출발이 어찌됐든 서민들의 술 소주와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맥주에 애주가의 손길이 자주 가는 상황에서 외국산 술인 와인과 위스키 등이 각광 받는 시절에 이렇게라도 우리 전통주들이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34개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술은 어떤 술들이 있을까. 우선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는 경주의 교동법주와 평양 술을 김포에서 되살린 문배주, 그리고 충남 당진의 면천두견주다. 이 술들이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각 지역의 명주들은 이 반열에 오르기 위해 과도한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이와 함께 이미 지방정부로부터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술이 국가 지정 문화재가 되지 못하게 되면서, 중앙정부는 해당업무를 지방으로 이관하고 추가 문화재 선정을 하지 않았다.

지방 정부가 지정한 무형문화재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은 삼해주와 삼해약주, 송절주, 향온주 등의 술이 이름을 올렸고 경기도 계명주와 군포왕정옥로주, 그리고 남한산성소주가 문화재로 등재됐다. 충남에서는 1979년 선정된 바 있는 한산 소곡주와 아산 연엽주, 금산 인삼백주, 청양 구기자주, 계룡 백일주 그리고 충북에서는 충주의 청명주와 보은 송로주, 청주 신선주, 전북에서는 김제 송준주와 전주 이강주, 정읍 죽력고, 완주 송화백일주, 전남에서는 진도 홍주, 보성 강하주, 해남 진양주, 경북에서는 김천 과하주, 안동소주, 안동 송화주 등이 지정돼 있다. 이밖에 제주도는 차조의 제주방언인 오메기로 만든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이 등재돼 있고 경남과 대구는 함양 송순주, 하향주 등 각각 1개씩, 술과 관련한 무형문화재를 선정한 바 있다. 그리고 대전의 경우는 2016년 대덕의 동춘당가양주인 국화주를 선정해서 앞서 선정된 송순주와 함께 한 집안의 술 두 개가 무형문화재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술 이름을 열거했지만 이 중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술을 극히 일부다. 지역의 술로 오랫동안 이름이 알려져 있는 술 정도만 일반에게 존재감이 전해졌을 뿐, 이 기사를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선 술 이름들이 태반 이상일 것이다.

즉 대중적으로 알려진 한산 소곡주와 안동 소주, 진도 홍주 등은 그래도 상업양조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대중적으로 알려진 만큼 ‘지리적 표시제’로 이어져 전국적 인지도로 이어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지역명주는 지정 당시 언론을 통해 이름을 알린 뒤 일반 소비자의 손에 닿아보지도 못하고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까닭에 아예 상업양조는 꿈도 꾸지 않고 문화재로 남은 경우가 허다하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산 농산물 소비 촉진이라는 관점에서 농림축산부의 입장에선 지역 명주들이 다른 주류보다 더 많이 알려지고 소비되길 바라지만, 술이 갖는 이중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도 한계를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프랑스의 와인과 일본의 사케, 그리고 중국의 바이주(白酒)들은 ‘국주(國酒)’라고 불릴 정도로 자국민과 정부의 관심 속에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다. 그러다보니 와인 및 사케, 바이주의 종류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개체수가 많다는 것은 노출될 기회가 그 만큼 많아진다는 뜻이다. 전통주에 무형문화재를 부여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34개의 술에 국한돼 있고, 그마저도 2016년 이후에는 아예 선정 자체가 되지 않았을 만큼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정답인지는 더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문화는 소비되지 않으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출처 : http://www.kban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204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술의 마을, 전북 정읍으로 떠나는 막걸리 여행 [1]

무형문화재 및 전통식품 명인인 죽력고의 송명섭 명인을 찾아서 서울 양재나들목에서 천안 논산 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까지 약 240km를 달리다 보면 전라북도 남서부에 있는 역사 깊은 도시를 만난다. 동쪽은 임실군, 완주군과 접하고 있으며, 서쪽은 부안과 ...

  • 누룩
  • 2013-04-22
  • 조회 수 3182

‘막걸리’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인포그래픽]

직장인·학생 등 모두 매주 금요일, 숨 가빴던 한 주를 마무리한다. 음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통곡주 ‘막걸리’의 효능 및 더 맛있게 먹는 방법 등을 준비했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막걸리, 인포그래픽으로 살펴보자. 인포그래픽 기획 ...

  • 누룩
  • 2015-08-26
  • 조회 수 3150

웰빙 다이어트 음료로 각광받는 식초음료 X파일 [2]

100% 과일 발효초 vs 옥수수로 만든 무늬만 과일식초 요리에 신맛을 더해 식욕을 돋우고 감칠맛을 배가시키는 식초. 이런 식초에 체내 pH 정상화, 피로해소, 신진대사 촉진, 노폐물 배출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어느 새 식초가 명실공히 건...

  • 누룩
  • 2013-03-13
  • 조회 수 3104

[주간동아]전통주, 밀레니얼 세대의 인기 얻고 구독자 3배 증가 [명욱의 술기로운 생활] file

6월 12~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주류 전시회인 ‘2020 서울국제주류박람회’가 열렸다. 매해 열리는 행사지만, 올해는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전통주 부스에 적잖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사단법인 한국전통민속주협회가 운영한 ‘한국 전...

  • 누룩
  • 2020-06-23
  • 조회 수 3076

[끌어올림]술독회원님께 찹쌀, 엿기름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흥쌀유통"입니다.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처음 전화가 와서 전통주에 찹쌀이 많이 들어가는줄 알았어요. ㅠ 많은 가양주연구소 여러분들의 주문에 택배발송을 해드렸네요. 술독회원님들께는 기장을 써비스로 드리고 있습니다. 좋은 ...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약으로 쓰이는 웰빙막걸리

막걸리가 발효되는 모습<사진: 주류문화칼럼니스트 명욱>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최근 막걸리가 항암, 소염, 비만억제 등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막걸리에 함유된 미생물에 의한 생리활성물질(항균물질)의 기능과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 누룩
  • 2013-07-30
  • 조회 수 3037

[알면 더 맛있는 식품] 식초 상식② 산성이냐 알칼리냐

[쿠키 생활] 식초 상식 대방출 2탄. 오늘은 식초의 영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식초가 몸에 좋다고 하는데, 대 체 왜 좋은지, 어떻게 좋은지 잘 모르는 경우 많다. 식초는 총 60여 종의 유기산이 들어 있는 항산화제로 노화와 질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파괴해...

  • 누룩
  • 2013-04-09
  • 조회 수 3035

하우스막걸리 (소규모주류제조면허 입법예고) file

소규모주류제조면허 아주 오래전부터 주장했던 제도가 만들어졌다. 아주 단순했지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 논리는 간단했다. 하우스맥주는 되고 왜 하우스 전통주는 안되냐. 이 단순한 논리가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1995년 오늘과 같이 큰 사건이 있었다....

  • 누룩
  • 2015-12-28
  • 조회 수 2953

효과 높은 식초 다이어트, 제대로 하려면

요즘 ‘식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식초는 몸 안의 영양물질을 분해하고 합성해 에너지를 만들고, 필요하지 않은 성분은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비만을 예방하고 살을 빼는데 효과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

  • 누룩
  • 2013-09-30
  • 조회 수 2949

막걸리, 중기적합업종 지정이 毒됐나

5년만에 출하량 첫 감소, 대기업 규제후 사업 철수.. 마케팅·프로모션 등 급감 업계 "시장 침체 가속화" 막걸리시장 보호를 위한 '중소기업 적합품목' 지정이 오히려 막걸리시장 침체를 가속화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참여 제한을...

  • 누룩
  • 2013-07-18
  • 조회 수 2939

“전통주 소믈리에 연구 더 힘써야죠” file

경남대 관광학부 ‘경남도 대회’서 도지사상 등 15명 수상 ▲ 경남대학교 관광학부 학생들이 ‘2014 경남도 전통주 소믈리에&칵테일 대회’에서 도지사상 등을 받은 후 상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경남대학교 관광학부 Green & Blue 융합형 관광전문인력 ...

  • 누룩
  • 2014-11-25
  • 조회 수 2931

전남도, 남도 전통술 품평회 통해 11종 선발

[호남타임즈=백대홍기자]전라남도가 ‘2012년 남도 전통술 품평회’를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 술로 순천 팔마탁주 ‘친구사이’ 등 남도명주 11종을 최종 선발했다. 품평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18개 전통술 제조업체에서 22개 제품이 출품돼 나름대로 전통비법...

  • 약손
  • 2012-09-18
  • 조회 수 2897

[즐거운 설]전통주와 주스의 환상적 만남, 힐링酒에 피로가 싹 [1]

● 명절 ‘건강 음주’ 칵테일이 뜬다 설 명절 전통주를 마실 때 과음은 금물이다. 막걸리나 전통주로 칵테일 한 잔을 마시면 건강과 웰빙의 상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때 파전이나 견과류를 곁들이면 더욱 멋이 난다. 싱글몰트 위스키인 글렌피딕에 물과 ...

  • 누룩
  • 2013-02-08
  • 조회 수 2893

제조 금지부터 막걸리 팥빙수까지… 막걸리 변천사

현대사로 보는 막걸리 변천사 우리나라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가 있다. 김치가 대표적인 이유는 김치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그리고 국민 통합이라는 미학이 있다. 아무리 유명한 정치가든 기업의 총수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김치라는 ...

  • 누룩
  • 2013-06-27
  • 조회 수 2875

꽃 향기를 품은 ‘전통주·위스키·맥주’ 활짝 폈다.

에스테르 화합물 술 숙성 과정서 향기 내 국화·매화 등 100% 꽃잎 쓴 전통주부터 원액 숙성 시킨 위스키·맥주 등도 인기 꽃향기를 품은 술이 주목받고 있다. 술이 숙성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스테르 화합물은 꽃향기와 유사한 향을 낸다. 또 원료가 자...

  • 누룩
  • 2014-05-14
  • 조회 수 28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