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조선의 그 많던 누룩은 다 어디로 갔나?

조회 수 1024 추천 수 0 2021.06.29 21:49:01

전통주에 있어 막걸리나 약주를 만드는 재료를 간략히 하면 쌀, 누룩, 물을 꼽을 수 있다.

모든 재료가 각각 중요한 역할이 있지만 발효에 있어서는 누룩의 역할이 크다. 일반적으로 누룩은 밀기울(밀 껍질)에 물을 넣고 일정한 형태(사각, 원형 등)로 모양을 만든 후 적당한 온도에서 곰팡이와 함께 다양한 효모와 미생물을 성장 시킨 것을 이야기 한다.

이런 누룩은 술 제조 시 전분질 원료인 쌀 등을 분해해서 당을 만드는 역할과 누룩에 있는 효모로 하여금 분해된 당을 사용해서 알코올 생산을 하게 한다. 누룩 품질에 따라 알코올 생산량이나 맛, 향 등 전통주의 품질이 결정 된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다.


이렇듯 술 제조에 있어 중요한 일을 하는 누룩이지만 현재 술 제조에서 누룩의 지위는 높지 않은 듯하다. 현재 100% 전통 누룩을 이용해서 술을 만드는 양조장들은 많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대규모 양조장으로 갈수록 확연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양조장의 누룩 사용량이 줄어들게 된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 누룩의 역사는 술의 역사와 같다. <고려도경(高麗圖經)>에 누룩에 관한 기록이 있다. 그보다 더 오래된 책인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문헌에도 술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술을 만드는데 필수 재료인 누룩도 삼국시대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러한 누룩은 술 종류의 다양화, 고급화, 산업화가 되면서 같이 발달을 했다. 특히, 우리 술 종류의 체계가 완성된 조선시대에는 누룩을 파는 상점인 은국전(銀麯廛)이 종로의 시전 거리에 매우 많았다.


조선 후기 시전 풍경 다양한 시전들이 몰려있던 운종가의 모습
▲ 조선 후기 시전 풍경 다양한 시전들이 몰려있던 운종가의 모습

은국전은 조정에 세금을 내는 시전의 하나로 술을 빚는 사람들에게 누룩을 공급하는 일종의 상점이었다. 얼마나 많은 누룩들이 술을 만드는데 사용되었는지 중종대에는 도성의 각 시장에 누룩을 파는 데가 7, 8곳이 있어 하루에 거래량이 7백~8백 문이 되며, 그 누룩으로 술을 빚어 쌀 소비가 천 여석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세금을 내지 않는 난전도 많았기에 실제 누룩생산량은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누룩의 사용은 근대화 시기까지 계속적으로 증가한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의 양조 현황을 정리한 조선주조사에 따르면, 1924년 전국에 28,206개의 누룩 제조장이 있었고 면허 인원은 37,759명, 그 공장들이 만들던 누룩 양은 45,103톤이었다. 당시에는 각 지역에 소규모의 특색 있는 누룩 제조장이 있었다. 누룩 제조장이 많은 것은 다양한 술들이 생산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일본 식민지 시기에 세금을 걷기 위한 일본 입장에서 조선의 자가제조 및 판매용 누룩의 품질이 고르지 못해서 술 품질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자가제조가 많다 보니 밀주의 원료로 제공될 수 있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각 도에서는 누룩 제조장을 통합하기로 방침을 수립한다.

1923년경부터 경북을 시작으로 충북, 경기, 전북, 전남 등의 각 지방 별로 집약 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개량 곡자의 제조를 권장하였다. 경상남도의 경우 1927년 2,466곳의 누룩 생산 공장이 1929년에는 786곳으로 감소하였다. 이때부터 전국적으로 누룩 생산 공장의 감소가 일어났으며 우리 누룩의 다양성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독립 이후에도 입국이라는 새로운 단일균을 이용한 흩임 누룩 제조방식이 우리나라에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전통 누룩으로 만든 술들은 설자리를 잃어 버렸다. 누룩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2,000개 이상 되던 누룩 제조회사가 현재 3곳 정도로 줄어들었다. 몇몇 작은 업체도 있지만 소량 생산에 그치고 있다.
 

다양한 누룩들 다양한 원료로 만들어진 전통누룩들
▲ 다양한 누룩들 다양한 원료로 만들어진 전통누룩들

업체들은 자신들의 술에 있어 특징을 가지기를 원한다. 이러한 특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다양한 미생물을 가진 전통 누룩일 것이다. 모든 양조장이 100% 누룩만 사용해서 술을 만들 필요는 없다.

소량의 누룩과 다른 발효제들을 사용해도 업체들마다 특색 있고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전통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누룩은 전통주의 차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재료라는 것을 양조장들이 알았으면 하고, 소비자들 역시 누룩을 사용한 전통주의 가치를 알았으면 한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54881&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올 추석엔 名人 전통주 어때요?

작년부터 선물용으로 큰 인기… 백화점 선물 안내책 표지 장식 ▲ 왼쪽부터 '타미앙스', '감홍로주', '하향주'. 다음 달 8일 추석을 앞두고 국내 백화점 3사(社)의 '추석 선물 세트' 마케팅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빅3' 백화점의 선물 세트 ...

  • 누룩
  • 2014-08-20
  • 조회 수 3690

<사람들> 1세대 전통주 소믈리에 전진아씨

1세대 전통주 소믈리에 전진아씨 (수원=연합뉴스) 농촌진흥청 소속 연구원 전진아(27·여)씨는 지난 2011년 제2회 전통주 소믈리에 경기대회에 출전, 국가대표부문 금상을 받고 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씨는 지난 2년간 대학 특강 등 활...

  • 누룩
  • 2013-02-21
  • 조회 수 3672

김광석·막걸리·마카롱·버스킹...빈티지 송년회 1번지 방천시장

고희림 시인의 10월항쟁 담론과 인문학 토크가 있는 카페 ‘플로체’ 등산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정한 방천시장 백두대간 입구 전경’. 매 주말 거리 통기타 공연이 열리는 방천시장 버스킹 구역. 성교 서쪽 끝 옆에 붙은 방천시장. ‘외빈내화(外貧...

  • 누룩
  • 2013-12-20
  • 조회 수 3589

[수원사람들 - ‘한영석의 발효연구소’ 한영석]천연식초로 찾은 몸의 밸런스, 발효의 세계에 빠지다

[수원사람들 - ‘한영석의 발효연구소’ 한영석]천연식초로 찾은 몸의 밸런스, 발효의 세계에 빠지다 2015-06-29 22:18:19 게재 전통주에 입문한 지 3~4년 만에 2014 궁중술빚기대회에서 대상(농림식품부장관상)을 거머쥐었다. “때마침 좋은 누룩을 만난 게 행운...

  • 누룩
  • 2015-07-21
  • 조회 수 3545

현미발효 흑초, 항산화력 뛰어난 '식초의 왕'

영양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떠올라 지난해 자궁암수술을 받은 뒤 흑초로 면역력을 회복한 박경신(맨 왼쪽)씨는 손자까지 3대가 흑초를 즐겨 마신다. 사진은 13일 공원에 나들이를 나온 박씨 가족(오른쪽부터 남편 한승희씨, 손자 한도영군, 며느리 심...

  • 누룩
  • 2013-06-18
  • 조회 수 3528

[조선비즈][박순욱의 술기행](45) “귀한 누룩 덕분에 막걸리에 열대과일 향이 나요."

입력2021.02.26. 오전 9:31 한국 대표적 전통주교육기관인 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서울양조장 대표), 막걸리 ‘서울' 출시 직접 만든 누룩인 설화곡 사용, 우유처럼 하얗고 시트러스한 향 돋보여 술병 위 맑은술과 침전물이 5대1 비율...전용 디켄터 사용...

  • 누룩
  • 2021-02-26
  • 조회 수 3430

[연합뉴스] 국내 주류시장 부진에도 전통주는 성장세…궁합음식 관심도 커져 file

송고시간2020-11-23 05:55 고은지 기자 계절별로 즐기는 우리 전통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2020 우리 술 칵테일 경연대회' 에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전통주를 안내하는...

  • 누룩
  • 2020-12-04
  • 조회 수 3422

[중앙일보] 작년 가장 사랑받은 우리술···'지평' 꺾은 막걸리 1위는

어떤 막걸리가 2018년 한 해 동안 가장 사랑받았을까. 여러분도 순위를 확인하기 전 나만의 1위를 꼽아보세요. 전국 ‘전통주 전문점 협의회(대표 이승훈)’ 소속 30여 개 전통주점이 판매 순위를 공개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막걸리, 약주, 증...

  • 누룩
  • 2019-02-12
  • 조회 수 3409

세계전통주페스티벌(2012.5.3(목)~5.5(토)

이번 전시회에서는 경기도,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 충청남도에서 약 70여개 업체의 전통주가 참여하고, 32개의 2011년도 우리술 품평회 입상작의 홍보 시음회가 함께 진행된다. 전시기간 중에 전통주 관련 유통 및 ...

  • 누룩
  • 2012-04-25
  • 조회 수 3408

인제 이명희씨 ‘산야초 막걸리’ 대상

지역강릉 전통酒 발굴·육성 새 이정표 세웠다[대한민국 전통주 선발대회] 입상자 11명… 명품 술 전승 의지 다져 //--> 승인 2013.05.15 ▲ ‘2013 강릉단오제 대한민국 전통주(막걸리) 선발대회’ 시상...

  • 누룩
  • 2013-05-16
  • 조회 수 3392

[SPECIAL REPORT] ‘폭탄주’ 가고 ‘칵테일’ 문화 퍼진다.

국내 주류 시장 휩쓴 수입 술로 취향 다변화 ‘소주에 삼겹살’, ‘맥주와 치킨’, ‘막걸리에 파전’, ‘위스키 폭탄주와 과일’ 등은 가장 대중적인 한국의 음주 문화다. 하지만 즐기는 주종이 외국에 비해 다양하지 못하고 술의 맛과 향을 음미하기보다 단지 취...

  • 누룩
  • 2014-04-11
  • 조회 수 3386

< 막걸리 만들기 >

어릴 적 어머니가 술을 담그신다고 하실 때마다 늘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술이란 알코올이 어떻게 생길까란 것이었다. 뱀술을 만들든 인삼술을 만들든 인삼이 술을 만드는 것인지, 뱀이 술과 함께 화학작용을 일으켜 술을 만드는 것인지, 당시...

  • 누룩
  • 2013-11-20
  • 조회 수 3347

한국식품연구원 우리술 전문가 양성과정 교육생 모집

2012년 우리술 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생 모집 한국식품연구원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술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 받아 2012년 우리술 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을 실시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교육개요 ○ 교육목적 : ...

[김현주의 일상 톡톡] 막걸리시장 헤쳐갈 '설국열차'는 어디에

<편집자주> 막걸리시장이 주춤하며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말이 숨 고르기지 ‘추락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합니다.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과거 막걸리 열풍을 되살리려면 품...

  • 누룩
  • 2015-02-03
  • 조회 수 3324

증류주, 진·보드카·브랜디 외에… 인기 증류주는?

증류주 종류가 화제가 되고 있다. 증류주는 만들어진 술을 다시 증류해 알코올 성분의 비율을 높인 술이다. 칵테일, 와인의 주재료로 잘 쓰인다. 진·보드카·럼·테킬라·브랜디·위스키가 가장 인기 좋은 6대 증류주다. ▲ 사진=조선일보 DB 증류...

  • 누룩
  • 2014-05-09
  • 조회 수 321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