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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주류전문가 명욱이 내다본 2021 술 트렌드…“홈술 강세에 전통주 날아오를 듯”

조회 수 4009 추천 수 0 2021.01.04 20:03:33

입력 : 2021-01-01 03:00:00 수정 : 2020-12-31 12: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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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문화는 2021년에도 이어지고, 더 성장할 거 같습니다. 단순히 많이 마신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술을 마시는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류 문화 칼럼니스트이자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 과정 주임교수이며,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에서 한국 전통주의 이해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명욱 교수는 2021년 술 추세에 대해 이같이 내다봤다.

 

명 교수는 홈술 문화가 성장하는 이유에 대해 “단순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홈술은 늘 사회생활에 찌든 라이프 스타일에 자유로움을 준다. 게다가 늘 다른 술을 마실 수 있도록 술이 다양해진 것도 ‘자유로움’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점은 한국만의 추세가 아니다. 일본에서 최근 발표한 홈술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의 취향대로 마실 수 있다’는 것이 홈술 장점 1위를 차지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장 잘 나타낸다. 이러한 점 때문에 홈술 시장은 커지고 있었지만, 코로나19로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지금, 홈술이 삶에 어떤 변화를 줄까. 명 교수는 “홈술이 홈코노미로 이어진다”고 했다. 홈코노미란 집이 단순히 주거공간을 넘어 휴식·문화·레저를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집안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것을 가리킨다. 집을 의미하는 ‘홈(home)’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다.

 

“얼마 전 인테리어 전시회에 다녀왔는데, 아파트 인테리어에 홈바(집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별도의 공간)가 대부분 들어가 있었습니다. 홈술은 단순히 집에서 술을 마신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홈바, 홈아트, 홈인테리어로 이어집니다. 홈술은 인테리어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대면 접촉이 늘면서 온라인으로 하는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으로 술을 구매하는 행위가 크게 는 것이다. 이는 전통주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전통주 온라인 판매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2021년에는 전통주의 존재감을 더욱 나타내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통주(무형문화재, 식품명인 제품, 지역 특산주 한정)는 해마다 증가했습니다. 다만 전통주가 비대면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판매량이 더욱 늘었을 뿐입니다.”

 

명 교수는 “일본 사케가 고급스럽다고 느끼지만 실은 80%는 저가이며, 고가는 20%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이 20%가 80% 이미지를 이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전통주가 전체 술 소비량 1% 내외 점유율로 이 정도 존재감을 내보였다”라며 “점유율 3∼4%만 된다고 해도 다양성을 무기로 한국 술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즉, 올해 전통주가 잘한 것은 전통주 존재감을 끌어낸 것”이라며 “그로 인해 앞으로 한국 술 트렌드 헤게모니는 전통주가 쥐고 갈 가능성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명 교수는 전통주 다양성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통주가 품은 주종은 다양합니다. 탁주, 약주, 청주부터 최근에 이슈가 되는 증류식 소주, 와인, 브랜디, 진, 보드카, 시드르까지도 실은 전통주, 엄밀히 말하면 지역 특산주이지만, 전통주 범위 안에 들어갑니다. 2019년 기준 한국 주류 제조 면허는 2443개. 단순히 2종씩만 만든다고 해도 이미 5000종에 가까운 술이 나옵니다. 지역 특산주 면허만 해도 1108개가 넘습니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써 충분한 수치입니다.” 

 

그는 “전통주 교육 기관 및 대학교에서 전문지식을 마친 MZ세대가 속속들이 창업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따라서 전통주 인기는 단순히 거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오히려 튼실한 인프라를 통해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소주와 맥주는 어떨까. 명 교수는 “기존 회식용 술에서 홈술로 즐길 수 있는 술로 진입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소주, 맥주 시장 60%는 요식업이었습니다. 회식의 술이었죠. 하지만 52시간 근무제, 워라벨 문화 확산 등으로 회식 시장은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소주와 맥주를 홈술로 전환해야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초록색 병 소주와 갈색 병 맥주에는 회식 이미지가 강해 집에서 굳이 즐기고 싶은 술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앞으로 소주 맥주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입니다.”

 

명 교수는 일본 맥주 시장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 맥주 선두는 아사히맥주였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기린맥주가 1위로 올라섰다. 요식업 시장에 집중했던 아사히는 매출이 줄었다. 반면 기린은 홈 브루잉 서비스, 공장별 다른 맥주 기획, 의학계까지 진출하는 등 다채널 전략을 추진했고, 이는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명 교수는 “변수가 많은 코로나 시대에 선택과 집중은 리스크가 더욱 커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명 교수는 한국 술이 가야 할 길에 대해 “홈술과 가족 시장을 노리고, 다양한 콘텐츠가 함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술은 여전히 콘텐츠와 아이템이 부족합니다. 스토리 텔링은 물론 사진 찍기 좋은 전용 잔, 캐릭터, 관련 액세서리 등도 중요한 품목이다. 와인은 이러한 시장을 잘 갖춰놨기 때문에 홈술 문화에서 승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한국 술도 홈술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내놔야 합니다. 또한 요식업 시장에서 회식 문화는 사라졌지만, 가족끼리는 밥을 먹으러 오는 빈도는 높아졌습니다. 즉, 가족에 더욱 우선순위를 둔 시장이 성장 중이죠. 그렇다면 한국 술도 농업적 가치를 둔 제품이 나와야 하며, 가족 시장에서 향유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놔야 합니다.”

 

한편 명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강연 ‘2021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주류 트렌드의 변화’를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유튜브 채널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에서 관련 강의를 볼 수 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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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segye.com/newsView/20201231507868?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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