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한국농어민신문] "찾아가는 양조장 홍보 효과 젊은 층·외국인 방문 늘어"

조회 수 1240 추천 수 0 2019.06.13 19:36:00

한국농어민신문 주현주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3년 지역 관광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양조장과 지역 경제를 동시에 활성화시키겠다는 복안으로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 7년차를 맞은 찾아가는 양조장은 최근 4개 업체가 신규 채택되면서 총 38개 업체가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은 관련 지역 양조장과 전통주에 대한 관심을 끌어낸 데는 성공했지만, 현장에선 실제로 찾아가기 쉽지 않고 일회성 체험에 그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까지 연결하는 데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찾아가는 양조장 중 한 곳을 직접 찾아가봤다. 이와 함께 7년의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점검해봤다.


4대째 전통 방식으로 빚은
김희숙 명인의 ‘고소리술’
좁쌀·보리 등 사용 맛·향 독특

"명절 선물용으로만 찾던 술
젊은이들 관심 늘어 고무적
외국인 단체도 주 3회 씩 찾아"



▲ 김희숙 명인

지난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돼 1년간 양조장을 운영해온 제주 술 익는 집을 직접 찾아가 봤다. 제주 공항에서 서귀포 표선면 쪽으로 35km를 달리다 보면 중산간에 위치한 성읍민속마을엔 개성, 안동소주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소주로 꼽히는 제주 고소리술 양조장이 있다. 이곳에서 4대째 전통 방식 그대로 고소리술을 빚고 있는 제주 술 익는 집의 대표인 김희숙 명인을 만났다.

“소주를 내리는 데 쓰는 ‘소줏고리’를 제주 방언으로 ‘고소리’라고 해요. 고소리술은 이 재래식 증류기인 고소리로 내린 술이라는 뜻이죠. 제주에선 논이 부족해 주로 밭농사를 짓기 때문에 제주 민속주 역시 쌀이 아닌 좁쌀, 보리, 기장 등을 주재료로 술을 빚어서 그 맛과 향이 독특해요. 전통 누룩을 만드는 것부터 항아리에서 발효시키는 것까지 전통방식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어요.” 일반인들에겐 낯선 고소리술에 대한 김희숙 명인의 설명이다.

김 명인은 지난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이후 찾아오는 방문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예전엔 큰 대규모 기계식 양조장에 눌려 우리 양조장 인지도가 거의 없었어요. 홍보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명절 때 선물용으로 우리 술을 찾는 게 전부였죠. 그런데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후엔 홍보가 되니까 술 시음하러 오는 방문객이 늘었어요.”

김 명인은 최근 젊은 사람들과 또 가이드를 통해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술은 양주나 위스키 같은 외국산이 더 고급이라는 생각이 강했잖아요. 그런데 요즘엔 우리 전통주를 찾는 젊은이들이 많아진 것 같아 고무적이에요. 또 지난 4월부턴 외국인 관광객들이 투어버스를 타고 전통 양조장을 체험하러 일주일에 세 번씩 와요. 여기가 중산간이라 찾아오기도 어려울 텐데, 이렇게 와서 술시음도 하고 누룩 만드는 체험도 하고 전통가옥에서 사진도 찍는 걸 보면 기분이 참 좋아요”

양조장으로 미리 전화 예약을 하고 온 방문객들은 제주 전통음식 4종과 함께 술 시음, 전통 누룩 만들기, 오메기술 빚기 등을 체험한다. 김 명인은 직접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소리술 양조장에 깃든 역사도 함께 설명한다.

“어렸을 적 기억에 동네에 일본 경찰이 단속 온다고 소문이라도 나면, 고소리 큰 걸 머리에 이고 마루 아래 숨기느라 바빴어요. 제주 어머니들이 밭일, 바다일, 집안일을 다 끝내고 부엌에서 밤늦게 졸면서 만든 고소리술은 이렇게 이어져 왔어요. 그래서 어머니 향기가 솔솔 풍기는 술이라는 뜻으로 ‘모주’, ‘모향주’ 라고도 불러요”

지난 4월엔 제주 술 익는 집에서 만든 술이 한국-칠레 정상회담 청와대 만찬주로 쓰이기도 했다.

“고소리술을 빚은 지가 30년이에요. 해방 후 밥도 못 먹던 시절엔 술 담그는 건 호사라며  죄인취급도 받았어요. 어려운 점은 항상 따라다니지만, 우리 술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다 보면 다시 전통주의 전성시대도 오지 않을까요.”
 

▲ 지난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제주 술익는집에선 4대째 전통 방식으로 빚은 고소리술이 제조되고 있다. 사진은 관광객들이 술 만드는 체험을 하는 모습.


 농식품부는 찾아가는 양조장을 통한 체험 관리, 홍보 등으로 매출액 32%, 방문객 69%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조장 현장에선 통계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예약 시스템 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전통주 관계자는 “전화상으로 개별 양조장에서 불러주는 수치만으로 통계를 내기 때문에 검증할 방법이 없다”며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가상의 숫자가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외국인을 위한 영문 설명이 따로 없어 양조장을 방문할 때마다 통역사가 없으면 체험이 어려운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또한 예약 시스템이 없어 일일이 개별 양조장을 찾아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심지어 대다수 양조장은 가족경영으로 인력이 한정돼 양조장 안에서 술을 만들고 있을 땐 전화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전통주 관계자는 “예약 시스템이 활성화된다면 찾아가는 양조장을 좀 더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주현주 기자 joo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http://www.agrine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9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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