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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영상] 한국인이 즐겨찾는 고량주, 정작 중국에서 잘 안먹는다?

조회 수 267 추천 수 0 2024.02.20 16:57:09

김진철 기자 dia1445@kookje.co.kr 입력 : 2024-02-19 17:58:13



한국과 중국에서 술은 오랜 세월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져 왔다.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생활 곳곳에 술이 ‘적셔’ 있다시피 하다. 두 나라 사람이 각기 술에 부여한 상징성 또한 다양하다. 술 문화 역시 양국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각기의 독특한 특징과 전통을 간직하며 발전해 왔다. 국제신문 취재진은 한국에서 오래 거주한 두 중국 유학생을 만나 한국과 중국의 술 문화 차이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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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태고량주.태안교역 홈페이지 캡처


● 한국과 중국의 전통주(酒)

먼저 살펴볼 부분은 술 종류의 차이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술로는 ‘소주’, ‘막걸리’, ‘청주’ 등이 꼽힌다. 대부분 쌀이나 보리를 원료로 하며, 고온으로 증류해 만들어진다. 반면 중국을 대표하는 술은 단연 ‘백주(白酒)’라 할 수 있다. 중국의 전통적인 술은 주로 쌀이나 보리를 사용하지만, 다양한 곡물을 사용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백주는 특유의 향을 기준으로 구분된다. 장향(醬香), 농향(濃香)과 같이 그 술 고유의 향이 진하게 풍기는 계열에서부터 청향(淸香), 미향(米香) 등 향이 부드럽거나 보드카에 가까울 정도로 향이 없는 부류도 존재한다. 장향(醬香) 계열에선 마오타이(茅台), 농향(濃香) 중에선 오량액(五粮液)이 가장 유명하다.

이날 취재진은 두 패널에게 어떤 주종을 가장 선호하는지 물었다. 또 중국 술이 가진 ‘세다’ 또는 ‘독하다’는 이미지에 관한 생각도 들어봤다. 13년째 한국에 거주 중인 안성학(24) 씨는 소주와 맥주를 가장 좋아하지만, 따로 마시는 것보다는 함께 섞어먹는 소맥을 즐긴다고 밝혔다. 한국에 4년째 거주 중인 황만리(28) 씨는 이와 반대로 중국 전통주인 백주를 가장 선호하는 술로 지목했다. 두 사람 모두 중국 술이 독하다는 건 ‘편견’이며, 중국 술보다 한국의 소주가 더 독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소주에서 알코올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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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학(24) 씨가 중국 백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철PD

[황만리 / 중국 유학생] : “저는 당연한 답변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중국 전통주인 백주를 제일 선호합니다. 그 이유는 백주 특유의 맛과 향이 좋아서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래서 중국 술에는 세다, 독하다는 표현보다 부드럽다,향기롭다는 표현이 더 적합한 것 같아요. 독하기로는 백주보다 알코올 맛이 강하게 나는 한국의 소주가 더 독한 것 같아요.”

[안성학 / 중국 유학생] : “저는 소주와 맥주, 둘 다 좋아하지만 함께 섞어먹는 소맥을 가장 좋아해요. 그리고 아마 중국 술이 더 독하다는 얘기는 술의 도수나 첫 잔을 마셨을 때 목구멍이 뜨거워지는 느낌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첫 잔을 마셨을 때의 강렬함을 놓고 봤을 때 술을 처음 삼켰을 때 목과 코로 퍼지는 맛과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백주와 달리 목구멍을 딱 때리는 듯한 충격이 있는 소주가 조금 더 센 것 같아요.”

한국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중국술은 아마도 연태고량주일 것이다. 이에 취재진은 한국에서 연태고량주가 가진 인기만큼 중국에서도 수요가 있는지 물어봤다. 황 씨는 자신이 연태고량주의 생산지(중국 북부 산동성 옌타이시)와 거리가 먼 남쪽 출신이기 때문에 중국에서 연태고량주를 본 적이 없다며 한국을 방문하고 처음 봤다고 말했다. 반면 안 씨는 본인의 고향인 청도의 경우 한국 중식당에서 판매하는 중국술 모두 현지에도 있긴 하지만, 한국에 비해 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고 답했다.


● 한국과 중국의 술자리 예절, 주도(酒道)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술자리 예절이다. 한국과 중국은 모두 술을 즐겨 마시는 나라인 만큼 음주 예절 문화도 엄격하다. 다만 예의를 차리는 방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가령 한국에서는 주로 어른과 술자리를 가질 때 상체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지 않도록 마시는 것이 예의지만, 중국에서는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며 대작한다. 이외 두 나라의 술자리 예절은 어떻게 차이나는지 두 패널에게 물어봤다.

황 씨는 상대방 술잔보다 자신의 술잔을 낮게 드는 것이 그 사람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가끔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실 때 장난으로 서로 잔을 내리다가 바닥에 닿는 경우도 있다며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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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만리 씨(28)가 중국 술자리 예절 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철PD

[황만리 / 중국 유학생] :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어른들과의 술자리에서 건배를 할 때, 상대방의 잔보다 내 잔이 낮은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장난으로 서로 잔을 아래로 계속 내리다가 바닥으로 계속 내려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술잔의 끝 위치와 높이를 고려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안성학 / 중국 유학생] : “제 고향 청도가 중국에서 술 문화(예절)이 가장 강한 지역이라고 하더라고요. 잔을 낮추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말이라고 생각해요. 중국에서는 ‘징지요우(敬酒·경주)’라고 하는데요. 중국은 사자성어도 많고, 같은 단어라도 의미가 다양한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단조로워 보이는 말도 얼마나 예쁘게 포장하는지가 되게 중요해요. 그 예쁜 말이 어른들과 마실 때는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 한국과 중국의 술자리 N차 문화

한국에서는 1차로 식사를 하고 2차로 술집으로 옮기는 ‘N차’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와 반대로 1차 이후 장소를 바꾸는 문화가 거의 없고, 보통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끝까지 마시는 게 일반적이다. 황 씨는 앉은 자리에서 장소를 옮기지 않고 계속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가게나 메뉴를 선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가게나 메뉴 선정을 서로 피할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 씨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답했다. 외려 회사 회식 자리에서는 본인의 센스를 보여주기 위해 서로 나서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황만리 / 중국 유학생] : “한국은 보통 1차 식당, 2차 술집, 3차 노래방처럼 장소를 바꿔가면서 먹잖아요. 중국에서는 보통 1차에서 모든 술자리가 끝나는 게 일반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중국을 방문해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식당마다 파는 메뉴가 엄청 많거든요. 외부 음식 반입도 가능하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아요”

[안성학 / 중국 유학생] : “가게와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다들 꺼리실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아요. 특히 회사, 가족 회식 같은 자리에서는 상사나 어른들에게 잘 보이거나 본인의 센스를 드러내기 위해 젊은 직원들이 자주 나서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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