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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선 대표 "34만종 전통주 복원, 농촌경제 살릴것"

조회 수 2205 추천 수 0 2014.06.16 11:48:47

홍보전문가서 전통주 연구가 변신 이화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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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 가양주(집에서 빚는 술)가 모두 34만 종이 넘는다는 걸 아세요?
변화무쌍한 맛과 숙취 없는 깔끔함이 전통주의 경쟁력이죠." 술과는 어울리지 않는 단아한 분위기의 전통주 연구가
이화선 향음(鄕飮) 대표(48)는 원래 잘 나가던 홍보기획 전문가였다.

한국은행 출신 금융인들의 모임인 송현경제연구소 멤버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쌀수입 개방 이후의 농촌문제를 함께 연구해왔다.
쌀시장 개방 후 농촌 경제가 자생력을 갖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농산물 고부가 가치화`에서 답을 찾게 됐다고 한다.
"멤버들과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와이너리를 견학했는데 와인산업의 엄청난 규모와 수익을 직접 보고 고급 술이야말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첨단산업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이 대표는 조선시대 향교의 6례 중 하나인 향음주례를 일컫는 `향음`을 연구소 문패로 걸고 경쟁력 있는 전통주 복원에 매달리게 됐다.
 "문헌을 보면 15~16세기 조선시대에는 가양주를 빚는 가구가 15만5000호에 달했다고 해요. 여기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34만종 이상의
술이 빚어지다가 1916년 주세를 걷기 위해 가양주 제조금지령이 내려지면서 소중한 전통문화 유산들이 흐지부지 자취를 감추게 됐죠."

과연 전통주가 와인이나 사케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물었다. "우리 전통주는 제조법부터 일본 술과 달라요. 우리 술은 필수재료인
누룩을 만들 때 쌀의 생전분에 곰팡이가 자연접종되게 하는 방식인데 비해 일본 누룩은 찐 쌀에 배양한 곰팡이를 뿌리는 방식이죠.
전통주가 훨씬 다양한 맛을 내면서 숙취도 적은 이유가 여기 있어요."

최근 들어 이 대표 같은 전통주 연구가들의 노력으로 벽화주, 석탄주, 수수리 등 이름도 정겨운 우리 전통주가 속속 복원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까마득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최근 5년 사이 와인과 맥주는 16~27%까지 수입량이 늘었지만 전통주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9%대에서 정체되고 있어요. 전통주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환점이 필요합니다."

그는 "지난 1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생일축하 만찬 때도 `백련 맑은 술`, `자희향` 등 전통주가 선택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시 이 회장이 우리 술도 좋은 게 많다며 직접 고르셨다죠.
기업과 국민의 이런 관심과 애정이 전통주 복원과 농촌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창훈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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