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소규모 지역 막걸리 양조장이 대기업과 경쟁해 살아남는 방법은?

조회 수 2129 추천 수 0 2013.10.24 15:37:08

최근 들어 서점가에서 다시 읽기 열풍이 부는 고전 경제학 서적이 있다. 약 150년 전의 자본주의 모순을 담은 내용. 잉여가치란 재화가 소수에게 과도하게 쏠리면 빈부 격차가 일어나고, 빈부격차를 이겨내지 못하는 다수는 혁명을 일으킨다는 내용,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으나 1980년대까지 대한민국에서는 금서였던 서적,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다. 이 책이 다시 한 번 출판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갑을 관계와 상생에 대한 명확한 이치와 규명에 관하여 많은 이들이 본질적인 내용을 궁금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막걸리 산업 역시 자본주의 시장 안에 이러한 규모의 경제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수년간 막걸리 붐이 불면서 대기업 막걸리가 속속들이 지방의 소매점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막걸리 양조장 개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으며, 지금도 지방의 소규모 양조장은 대기업과의 치열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역 양조장 업체가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대기업의 막걸리 진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가? 개인적인 생각은 ‘꼭 그렇지 않다’이다. 대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닌 소규모 막걸리 양조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인가?

 

보여주고, 만지게 하고, 맡게 하는 오감을 통한 친근감
지역 막걸리, 지역 양조장에 대한 가장 큰 강점은 아버지 세대의 추억과 정서가 남아 있는 곳이다. 양은 주전자에 막걸리를 받으러 가기도 했으며, 학창시절 여름에 방문한 농활에는 늘 막걸리가 함께 했다. 시골 양조장에는 막걸리를 발효하는 누룩 향이 역시 늘 함께 하였다. 이러한 추억은 오직 지역의 양조장에만 있는 것인데, 최근에 이러한 문화가 거의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위생 등 여러 가지 개선점이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지역 양조장에만 있는 이러한 아련한 추억 문화를 잘 살려야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 힘찬 탄산이 올라오는 막걸리 발효 모습도 보여줘야 하고, 술 발효를 할 때 막걸리가 살짝 온도가 올라가는 느낌도 알려주면 더욱 좋다. 위생적인 문제로 막걸리 양조장 내부를 개방하기 어렵다면, 간단한 동영상이나 TV 등을 연결해서도 충분히 외부에서 보여줄 수 있다. 대형할인점에서 대기업 참기름을 구매하느냐, 재래시장에서 직접 짜고 있는 수제 참기름을 구매하느냐는 소비자의 정서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에서 진행되는 체험 행사. 관광객이 막걸리의 발효 모습과 온도, 그리고 발효시의 향을 맡고 있다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에서 진행되는 체험 행사. 관광객이 막걸리의 발효 모습과 온도, 그리고 발효시의 향을 맡고 있다

환경의 뿌리를 알고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가야
막걸리를 보면, 언제나 지하 암반수로 빚고, 빚어지는 주변 산에 대하여 언급을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는 지하 암반수가 왜 좋은지, 주변 산 자체가 어디 있는지, 무엇과 연계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에 너무 많은 지하 암반수와 산이 있기 때문이다. 암반수로 하면 막걸리 맛이 어떻게 좋고, 주변의 산은 어디로 연결되어 한라산으로 가는지, 금강산으로 가는지, 아니면 백두산으로 가는 것인지 잘 알아보고 해당 막걸리와 연결할 필요가 있다. 일반 야산의 환경에서 빚어진 술인지, 아니면 금강산의 1만 2천 봉의 정기를 받은 산맥에서 빚어지는 술인지, 소비자는 느끼는 친근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빚고 있는 막걸리가 어떻게 차별화되고 어떠한 이야기가 있는지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알릴 줄 알아야 한다.

 

지역 주민이던, 관광객이던 직접 만나는 구조를 만들어야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로 막걸리 배달을 다녔고, 양조장으로 막걸리를 사러 오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제조와 유통면허가 따로 있다 보니 이러한 것이 쉽지는 않다.
다만, 양조장 자체가 소매 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가능하다. 즉 소매면허를 취득하여 가장 신선하게 빚어낸 막걸리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날짜별로 달라지는 막걸리의 맛부터, 숙성 일에 따라 달라지는 막걸리 맛까지 최고의 막걸리 해설자가 되어 소비자에게 설명해야 하고, 자신들만의 팬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러한 내용에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가미한 막걸리 이야기까지 더해지면 더욱 소비자는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언제까지 무조건 저렴한 막걸리만 구매하려는 유통업자에 모든 마케팅과 영업을 맡기는 시대는 저물었다.

	살아있는 막걸리 효모를 현미경으로 보는 모습. 출처 농식품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
살아있는 막걸리 효모를 현미경으로 보는 모습. 출처 농식품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
와인이나 사케, 맥주 역시 모든 문화의 시작은 지역 양조장에서
세계화가 되었다는 와인이나 사케, 그리고 맥주 역시 지역 양조장이 가진 다양한 문화에서 시작 된다. 빚는 재료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만드는 이가 다르니 자연스럽게 술 자체에 문화가 깃들 수밖에 없다. 막걸리 역시 마찬가지다. 대량생산 및 공격적인 마케팅 부분에서 대기업의 역할 역시 중요하겠지만, 밑바탕이 가장 잘 되어 있어야 모든 문화와 산업이 발전될 수 있다. 다행히 한국의 양조장 문화는 100년을 이어왔으며, 실제로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지역 양조장 역시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근간을 통해 막걸리에 대한 친근감을 위의 방법 등으로 양조장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것을 통해 알려야 한다. 언제까지 시장이 지역 양조장에게 유리하게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스스로 문화적인 부분을 찾고 만들어 가야 가장 중요한 소비자의 마음 역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막걸리가 취하고 마시는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닌, 이러한 문화적인 것에 감동하고 기억을 할 때, 막걸리 세계화의 바닥이 비로소 다져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조선비즈] [박순욱의 술기행](115) 한국과하주진흥위원회 발족 “과하주는 여름을 나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술” file

과하주, 여름에 상하기 쉬운 약주에 독한 소주를 타서 발효를 중단시킨 술 서양의 포트와인보다도 많게는 100년 앞선 술, 음용방법도 훨씬 다양 과하주시음회 등 소비자 대상 교육기회 만들어 나갈 터 “현재 과하주는 약주, 기타주류로 분류돼, 주세법상 주종 ...

  • 누룩
  • 2024-05-18
  • 조회 수 18

[공감언론 NEWSIS]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 4곳 선정…지역관광 상품화 추진 file

등록 2024.04.28 11:00:00수정 2024.04.28 11:12:52 밀과노닐다·민속주 안동소주·갈기산포도농원·다도참주가 사전 맞춤형 컨설팅…지역 대표 문화공간으로 육성 세종=뉴시스]경북 안동시 '밀과노닐다' 전경.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재판매...

  • 누룩
  • 2024-05-12
  • 조회 수 80

[SOMMELIER TIMES] [이대형의 전통주 브리핑] 술 멀리하는 MZ세대, 그리고 전통주 file

이대형 칼럼니스트 입력 2024.03.19 12:25 외식 시장에서의 주류 소비 감소 흐름이 크다 @픽사베이 최근 외식업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가 소비시장 위축으로 주류 소비가 줄었다는 이야기다. 외식업 경기가 좋지 않...

  • 누룩
  • 2024-03-19
  • 조회 수 386

[서울경제] 향 넣으면 왜 막걸리가 될 수 없나요 file

입력 2024-03-12 17:44:42 수정 2024.03.12 17:44:42 황동건 기자 ■2030 취한 '향 막걸리' 규제에 발목 과일향 등 인공 첨가물 사용하면 주세법상 탁주 아닌 기타주류로 세금 30%씩 부과…마케팅도 제약 업계 "法항목 추가해 규제 완화를" ...

  • 누룩
  • 2024-03-12
  • 조회 수 478

[시사위크] '증류식 소주' 경쟁 재점화될까... 시장 전망은? file

연미선 기자 입력 2024.03.06 17:38 올해 들어 주류업체들이 새로운 증류식 소주를 선보이는 모양새다. 이에 증류식 소주에 대한 소비자 관심에 다시 불이 붙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코로나 팬데믹 기간...

  • 누룩
  • 2024-03-07
  • 조회 수 404

[국제신문] [영상] 한국인이 즐겨찾는 고량주, 정작 중국에서 잘 안먹는다? file

김진철 기자 dia1445@kookje.co.kr 입력 : 2024-02-19 17:58:13 한국과 중국에서 술은 오랜 세월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져 왔다.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생활 곳곳에 술이 ‘적셔’ 있다시피 하다. 두 나라 사람이 각기 술에 부여한 상징성 또...

  • 누룩
  • 2024-02-20
  • 조회 수 379

[KBS] 전통주 시장 양극화…소규모 업체 고전 file

입력 2024.02.12 (21:39)수정 2024.02.12 (22:19) 앵커 그동안 발효주 위주였던 우리 전통술이 증류를 거쳐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까지 긴 기다임이 필요하다는데요. 기대와 우려...

  • 누룩
  • 2024-02-13
  • 조회 수 401

[ㅍㅍㅅㅅ] 위스키의 역사: 그런데, Whiskey랑 Whisky의 차이는 뭘까? file

2024년 1월 25일 by 사소한 것들의 역사 "위스키 보리, 밀, 수수 따위의 맥아에 효모를 넣어 발효시킨 후 이를 증류하여 만든 술. 알코올 함유량은 41~61%이며 영국산 스카치위스키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시작하며최근...

  • 누룩
  • 2024-02-02
  • 조회 수 320

[연합뉴스] 막걸리는 최대 160일…36개 식품 소비기한 참고값 추가 공개 file

송고시간 2023-12-27 10:53 조현영 기자 소비기한 참고값 검색 서비스 [식약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막걸리, 커피 등 36개 식품 유형, 148개 품목에 대한 소비기한 참고값을 ...

  • 누룩
  • 2024-01-19
  • 조회 수 513

[한국농어민신문] “전통주 종합지원기관 신설…지속 성장·발전 뒷받침해야” file

안형준 기자 승인 2024.01.09 16:23 신문 3552호(2024.01.12) 8면 입법조사처 '전통주 보고서'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국내 전통주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선 전통주 관련 제도와 정책을 지원하는 종합지원기관...

  • 누룩
  • 2024-01-15
  • 조회 수 429

[스포츠경향] 한국 전통주를 알린다 ‘막걸리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 출범 file

손재철 기자 입력 : 2023.12.15 11:00 세계에 한국의 전통주 막걸리를 알리기 위해 ‘막걸리 유네스코 등재 추진단’이 공식 출범했다. 이번 출범한 추진단은 막걸리 빚기의 역사, 양조법 등 문화적 의미를 국제 공존 가치로 확산하고 막걸...

  • 누룩
  • 2024-01-09
  • 조회 수 363

[뉴스1] K-주류에 세계가 취한다…해외로 뻗는 '맥주·소주·전통주'

해외로 뻗는 '맥주·소주·전통주'어메이징, 수제맥주 美수출…원소주, 미국·유럽 등 영토 확장 롯데칠성, 미국 공략 강화…순하리·새로·처음처럼 수출 확대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2023-12-06 06:20 송고 | 2023-12-06 08:35 최종수정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 누룩
  • 2023-12-15
  • 조회 수 565

[매일 경제] 대 이은 집안의 맛이 보물됐네…전통주 지켜낸 명인들 [푸디인]

안병준 기자 anbuju@mk.co.kr 입력 : 2023-12-08 09:00:00 수정 : 2023-12-10 11:53:27 [푸디人-5] 전통주 명인들(feat. 주봉석 전통민속주협회 사무국장) https://tv.naver.com/v/43903903 일제침탈과 전쟁, 금주령에도 술 만들더니…전통주 지켜낸 명인들 [푸...

  • 누룩
  • 2023-12-11
  • 조회 수 378

[농민신문] [우리 술 답사기] 술 빚어 마을 살리기…못해낼 줄 알았다면 ‘오산’입니다

입력 : 2023-12-04 18:22 수정 : 2023-12-06 05:00 경기 오산 ‘오산양조’ 지역쌀 비중 큰 ‘순곡주’ 위주 상품 출시 체험·문화행사로 골목상권 활성화 기여 대중적 막걸리·애주가 겨냥 증류주 다양 경기 오산의 오산양조장에서 만든 막걸리 ‘하얀까마귀(왼쪽부...

  • 누룩
  • 2023-12-06
  • 조회 수 545

[경기일보] 강진희 여주 술아원 대표, 천년 전통주 부활을 꿈꾸다 file

승인 2023-11-28 16:11 유진동 기자 jdyu@kyeonggi.com 여주 술아원 강진희 대표(우측에서 3번째)와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여주 남한강 맑은 물과 진상미 여주쌀로 우리 술(전통주)을 빚고 있는 ‘술아원’...

  • 누룩
  • 2023-12-04
  • 조회 수 46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