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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막걸리부터 전통주 복원까지'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

조회 수 1176 추천 수 0 2022.06.27 19:53:48

생막걸리, 옛날 막걸리 고, 1000억 유산균 막걸리 개발

생막걸리 유통 늘린 발효제어 기술 개발에도 참여


"효모로 술도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는데 우연찮게 배상면 국순당 창업주가 술을 발효하고 맛보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술이라면 소주와 맥주밖에 몰랐는데 이젠 우리술을 복원하며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고 있어요. 효모도 만들면서요."

2002년 국순당에 입사해 20년째 우리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을 강원도 횡성 국순당 양조장에서 만났다. 박 본부장은 '국순당 생막걸리', '옛날 막걸리 고', '1000억 유산균 막걸리' 등을 개발한 주인공이다.

그는 국순당의 특허기술인 '발효제어 기술' 개발에도 참여했다. 발효제어 기술은 살아있는 효모의 활성을 조절하고 외부공기 유입을 차단시키는 기술이다. 10일 이내에 불과했던 막걸리의 유통기한은 발효제어 기술 덕에 30일로 연장됐다. 유통망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었다.

2009년 발효제어 기술이 적용된 생막걸리가 출시되며 해외수출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90일 이상 맛 보존도 가능해졌다. 발효로 생긴 탄산의 시원함이 생막걸리 특유의 새콤한 맛과 어우러져 목넘김에도 청량감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이 횡성 양조장 내부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지우 기자]

박 생산본부장은 송절주, 사시통음주 등 사라진 우리 전통주를 복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의 답변에는 전통주엔 애정이 가득하다.

ㅡ전통주 복원사업의 진행 의미는 무엇인가

"국순당은 2008년도에 복원 사업을 최초로 시작했다. 지금도 복원주 연구를 지속한다. 그 과정에서 얻는 지혜들이 많다. 왜 이렇게 했을까 고민하다보면 이래서 그랬구나 생각하게 되고 이걸 현대인의 입맛에 접목하면 어떨까 배운다.

국순당은 옛 문헌의 전통주 제법을 연구한 후 쌀지침법을 개발해 술을 빚었다. 올해 1월 출시한 증류주 '백세고'가 주인공이다. 쌀지침법에서 개발한 쌀증류소주원액과 백세주를 응축한 후 5년간 숙성한 백세주술지게미증류원액에 물을 섞지 않고 조합했다. 백세고는 2015년 연구를 시작해 7년 만에 선보였다. 일년동안 순차적으로 1000병만 한정 판매한다."

ㅡ전통주 복원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일정한 술맛을 내는 게 가장 어렵다. 그 다음으로 어려운 점은 대량생산이다. 이화주는 백설기로 빚는 술인데, 2008년 이화주가 반응이 좋기에 많이 알리고 싶어서 대량 생산을 시도해 봤다. 처음에 200리터 정도를 빚었다가 나중엔 3000리터로 키워봤다. 떡을 친 후 손으로 일일이 떠서 술을 생산해야 된다. 술을 다 빚고 나서 그 다음날 가보니 완전 다져져서 딱딱하게 굳어버리더라.

현재 술을 생산하는 첨단설비들이 있지만, 일부 전통주는 대량으로 만들기도 쉽지 않은 것 같다."

ㅡ조금씩 자주 생산하면 되지 않나

"기본적으로 한 달 이상 숙성해야 하는 걸 감안해야 한다. 가급적 신선한 곡식을 수확해 술을 빚어야 하기 때문에 1년에 두 번 정도, 많으면 세 번 정도 빚는다.

많이 빚지 못하니 선물에 관심이 높아지는 명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ㅡ전통주 25개를 복원해 5개를 출시했는데, 반응이 좋은 제품은

"남성분들은 소나무 향이 있는 송절주와 알코올 도수가 높고 산미가 강한 '사시통음주'를 선호한다. 여성분들은 쌀로 빚었는데 굉장히 감미가 높은 '청감주'를 좋아하시더라."

▲ 국순당 막걸리 빚기 행사 모습. [국순당 제공]


ㅡ전통주 복원 교육을 받으려는 수요가 많은지

"요즘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예전에는 우리 술에 관심있는 연령대가 다소 한정적이었는데 요즘엔 성별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하고 있다.

막걸리를 빚는 코스는 한 2시간 정도면 교육이 가능하다. 술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울 경우 3~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1년 내내 배우는 경우도 있다.

국순당은 그동안 우리 술의 역사와 가치를 알리기 위해 꾸준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강원도 횡성에 있는 국순당 양조장에서는 2005년부터 우리술 역사·문화 체험 공간인 '주향로'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사무소에선 2010년부터 우리술 전문교육 공간인 '우리술 아름터'를 마련하고, '우리 술 강좌'를 운영 중이다."

ㅡ제품 개발할 때 시음은 어떻게 진행하나

"테이스팅(시음)을 위해 하루에 300~400ml 정도를 마신다. 제품마다 목넘김도 느껴야 하기 때문에 뱉지 않고 조금씩 맛본다. 제품 맛이 다른 맛에 가려지면 안되기 때문에 안주를 먹지 않는다. 그게 습관이 돼서 술자리에 가도 술만 마시게 돼서 살이 안 찌더라."


ㅡ막걸리 시장 규모를 늘리려는 노력은 어떻게?

"우리 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아직 시도하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컬래버레이션 제품으로 MZ세대에게 익숙한 맛을 지닌 제품을 막걸리와 접목하려고 노력 중이다.

해외 현지인들도 레귤러(일반) 막걸리를 어려워한다. 과일 막걸리 등을 먼저 경험하도록 한 후 자연스럽게 레귤러 제품으로 유입되도록 하고 있다."

▲ '국순당 칠성막사'(왼쪽)과 '국순당 쌀 바밤바밤' 막걸리 제품. [국순당 제공]


ㅡ컬래버레이션 제품이 다양한데…차기 아이템이 있다면

"막걸리랑 연관성 있는 소재나 브랜드 중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진 제품을 선정한다. 조리퐁당과 바밤바, 칠성사이다 등도 막걸리랑 연관성이 있다. 조리퐁의 경우 밀쌀로 만들어진 과자라 쌀과 잘 어울린다. 바밤바도 밤맛 막걸리가 있어 익숙한 소재다.

컬래버레이션은 레귤러(일반) 막걸리 시장으로 고객들을 유입시키는 게 주목적이다. 현재 여러 브랜드가 제의를 하지만 막걸리와 너무 안 맞는 소재라면 거절하기도 한다."

ㅡ제로칼로리와 논알콜이 대세인데, 막걸리도 시도하는가

"논알콜 제품은 가능하겠지만, 막걸리는 고형분이 있어 완전 제로칼로리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연구는 지속하고 있으나, 아직 개발 단계는 아니다. 논알콜 제품 출시가 활발한데, 막걸리는 시장이 작아 참여 여부를 고민 중이다. 막걸리에서 알코올을 빼면 유산균과 식이섬유가 남는다. 현재 건강기능성이 있는 제품을 연구 중이다."

UPI뉴스 / 김지우 기자 kimzu@upinews.kr

출처 : [인터뷰] '막걸리부터 전통주 복원까지' 박선영 국순당 생산본부장 (u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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