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K팝·K드라마·K푸드…‘K드링크’ 막걸리가 뜬다

조회 수 1412 추천 수 0 2022.06.23 16:22:01
농주로 마시던 친숙한 막걸리,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주류로 거듭나기까지

 

REALTIME357853-20220623111421790_20220623111802065.jpg


 

K팝·K드라마·K푸드 열풍에 이어 이제 K드링크(한국술)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외신들은 막걸리에 대해 특히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유력방송 CNN은 ‘차세대 한류의 주인공은 막걸리’라며 그 열풍을 대대적으로 보도했을 정도다. 실제로 이달 중순 관세청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이 15702000달러(약 1966000만원)로 이전해와 견줘 27.6% 늘어난 수치다. 이 추세라면 앞으로도 막걸리 수출 시장은 계속 호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우리술인 막걸리가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게 한 저력은 어디서 왔을까. 

 
논둑에서 농주인 막걸리를 마시는 1970년대 농부 모습. 농민신문 DB.


◆아재술·서민술에서 탈피=‘막걸리’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요즘에야 프리미엄 막걸리가 확산되면서 막걸리를 향한 시선이 바뀌고 있지만 예전엔 막걸리 하면 ‘배부르고 머리 아픈 술’이었다. 저렴하고 질 낮은 외국산 원료로 술을 빚고 아스파탐 같은 감미료를 넣어 맛을 냈기 때문이다.

막걸리가 처음부터 이런 것은 아니었다. 류인수 한국가양주연구소장에 따르면 집집에서 가양주 형태로 빚어온 막걸리는 1965년 식량 부족으로 인해 정부에서 원료인 백미 사용을 금지하면서 외국산 밀가루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이 기준에 대한 철회와 단속이 반복됐고 1990년부터 비로소 다시 쌀 막걸리를 마시게 됐다.

 
술 원료로 백미 사용이 잠시 허용됐을 때 오랜만에 쌀 막걸리를 즐기는 농민들. 농민신문 DB.


대중은 쌀 막걸리의 귀환을 마냥 반기질 않았다. 산업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서양술인 맥주가 이미 ‘국민주’ 자리를 차지했다. 막걸리 소비가 줄어들자 양조장들은 생존하고자 더 싼 재료로 막걸리를 만들었다. 이는 대중들이 막걸리를 더욱 외면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에도 양조장을 운영했던 한 양조장 대표는 “원래 막걸리는 들녘 농사하며 먹던 술이었는데 197080년대 땐 농부마저 맥주를 노동주로 마셨다”며 “경쟁을 못 이기고 폐업한 양조장들도 수두룩했다”라고 회상했다.

막걸리 인식이 바뀌게 된 건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면서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구호 아래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다. 이후 2008년 한류붐과 함께 막걸리 열풍이 불면서 이를 빚는 양조장도 늘어났다. 양조장들은 앞다투어 다양한 막걸리를 출시했다. 바야흐로 프리미엄 막걸리 시대가 열린 셈이다.

 
CNN에도 소개된 막걸리계 돔페리뇽 ‘복순도가 손막걸리’. 농민신문 DB.


MZ세대 한겨냥, 진화하는 막걸리=막걸리는 진화하고 있다. 쌀로 만든 발효주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0년 1만원대 막걸리인 <복순도가 손막걸리>를 출시한 복순도가는 그동안 트림의 원인이었던 막걸리 탄산을 샴페인 막걸리로 재해석했다. 천연 탄산을 살리고 병 모양을 신선하게 바꿨다. 기존 막걸리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지만 ‘막걸리계 돔페리뇽’이라는 별명을 얻어 오히려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요즘 막걸리 광고는 수입맥주 광고 같다.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막걸리 ‘마크홀리’의 광고. 사진제공=홀리워터

이 밖에도 하얀 쌀이 아닌 붉은빛 홍국균을 접종해 술을 빚은 빨간색 막걸리인 경기 용인 술샘의 <술취한 원숭이>, 우유병에 넣은 전남 곡성 시향가의 토란막걸리 <시향가>, 허브인 딜·단호박·주니퍼베리(노간주나무 열매)·건포도 등 다양한 부재료를 사용하는 경기 양평 C막걸리처럼 듣기만 해도 흥미로운 막걸리들이 다채롭게 출시되고 있다. 또 저렴하단 인식을 깨고 11만원하는 고가 막걸리를 내놔 화제가 된 전남 해창주조장 <해창막걸리 18도>도 있다. 또 최근엔 서울 홀리워터 양조장에서 전통누룩 대신 맥주 제조에 쓰이는 에일 맥주 효모를 사용한 막걸리 <마크홀리>를 내놔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세대)들이 전통주를 ‘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김현수 홀리워터 양조사(30)는 “예전에 수입 맥주에 관심을 뒀던 것처럼 요즘 세대는 다양한 전통주를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중”이라며 “최근 젊은 양조인들이 늘어난 것도 한몫한다”고 밝혔다.

◆라이스 와인 아니죠! 막걸리입니다=K 열풍으로 막걸리를 향한 외국인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오징어게임·지옥 등 한국 드라마와 방탄소년단(BTS), 싸이 같은 한국 가수를 미디어에서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음식, 한국술로 시선이 옮겨진 것이다. 동남아나 유럽 K팝 팬들 사이에선 한국여행을 가서 생막걸리를 마시는 게 버킷리스트로 꼽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외국에서 막걸리 빚기를 해보는 영상이나 글도 올라온다. 재미동포인 캐롤 박 대표가 미국에서 창업한 막걸리 브랜드 ‘마쿠(Makku)’가 성공한 사례도 있다.

다만 몇가지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라이스 와인(쌀 와인·rice wine)’이나 ‘코리안 사케(한국술·korean sake)’라는 명칭 대신 ‘막걸리(Makgeolli)’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길 바란다. 현지화도 필요하다. 한국에서 잘 팔리는 막걸리 스타일만 고집할 게 아니라 현지인들이 좋아할 만한 맛과 향으로 매력 발산을 하는 것이다. 막걸리 진입장벽이 낮아야 ‘막걸리 마니아’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막걸리 자체로 소비도 좋지만, 칵테일 베이스 음료로 발상의 전환도 고려해 볼 만하다. 서울 같이양조장이나 경기 김포 팔팔양조장 등 일부 양조장들은 막걸리를 칵테일로 만들어서 홍보하고 있다.

류인수 한국가양주연구소장은 “막걸리는 그 자체도 맛이 좋지만, 외국인에게 접근할 때는 먼저 현지화를 통해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며 “멕시코 테킬라처럼 막걸리도 주요한 주종으로써 세계인이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하 기자(전통주 소믈리에)

출처 : K팝·K드라마·K푸드…‘K드링크’ 막걸리가 뜬다 (naver.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4월 14일 토요일] 매화꽃따기와 술빚기체험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술샘 전설과 향긋한 매화 향기 속으로 봄을 가장먼저 알리는 대표적인 꽃... 매화를 만나러 4월 14일 다같이 떠나요~ 이번 수을길은 제천으로 매화꽃놀이와 전통방식대로 매화주빚기도 체험합니다. 가는 길에 우리나라 대표 술 유적인 영월 주천 술샘터에서 술...

[4월29일] 막걸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찾아

대한민국 막걸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막걸리수을길 이번에는 우리술의 대표코드인 막걸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명해 보는 수을길로 과거 막걸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 했던 포천 일동, 이동 막걸리를 찾아 양조장...

세계전통주페스티벌(2012.5.3(목)~5.5(토)

이번 전시회에서는 경기도,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전라남도, 전라북도, 제주도, 충청남도에서 약 70여개 업체의 전통주가 참여하고, 32개의 2011년도 우리술 품평회 입상작의 홍보 시음회가 함께 진행된다. 전시기간 중에 전통주 관련 유통 및 ...

  • 누룩
  • 2012-04-25
  • 조회 수 3489

[끌어올림]술독회원님께 찹쌀, 엿기름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흥쌀유통"입니다.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처음 전화가 와서 전통주에 찹쌀이 많이 들어가는줄 알았어요. ㅠ 많은 가양주연구소 여러분들의 주문에 택배발송을 해드렸네요. 술독회원님들께는 기장을 써비스로 드리고 있습니다. 좋은 ...

전통주 주인의 필수 여행지 누룩 수을길에 초대합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전통주 酒人의 필수여행코스, 누룩 수을길 이번에는 전통주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누룩을 찾아 여러 고수분과 같이 1박 2일 동안 전국을 누비고자 합니다. <세부일정> - 출발일 : 5월 22일 ~ 23일 (1박 2일) - 여행경비 : 175,000원 -...

한국식품연구원 우리술 전문가 양성과정 교육생 모집

2012년 우리술 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생 모집 한국식품연구원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술 전문인력 양성기관으로 지정 받아 2012년 우리술 전문가 양성 과정 교육을 실시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교육개요 ○ 교육목적 : ...

[끌어올림]찹쌀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흥쌀유통"입니다.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처음 전화가 와서 전통주에 찹쌀이 많이 들어가는줄 알았어요. ㅠ 많은 가양주연구소 여러분들의 주문에 택배발송을 해드렸네요. 술독회원님들께는 기장을 써비스로 드리고 있습니다. 좋은 ...

[끌어올림]술독회원님께 찹쌀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흥쌀유통"입니다. 한국가양주연구소에서 처음 전화가 와서 전통주에 찹쌀이 많이 들어가는줄 알았어요. ㅠ 많은 가양주연구소 여러분들의 주문에 택배발송을 해드렸네요. 술독회원님들께는 기장을 써비스로 드리고 있습니다. 좋은 ...

전주 전통술박물관 제4회 국(麴)선생선발대회 모집요강 및 참가신청서 file

(사)수을이 주최하고 전주전통술박물관과 전통술교육관이 주관하는 제 4회 국(麴)선생선발대회에 참여할 전국의 술 빚는 장인들의 참가를 기다립니다. 올해도 청주부문과 막걸리 부문에서 각각 국선생을 선발하여 최고의 술빚기 장인에게 드리는 영예로운 ...

(위기의 막걸리산업①)올해 수출 8천만달러?..10년來 최저치 전망

일본 의존도 지나치게 높아..정부, 수출다변화 대책 사실상 '전무' 입력 : 2012-09-11 오후 4:51:00 [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정부가 올해 막걸리 수출액 8000만달러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막걸리 수출은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

  • 누룩
  • 2012-09-12
  • 조회 수 3986

(위기의 막걸리산업②)한국의 와인산업?..법은 오히려 '역행'

살균약주제조 면허권 기준 강화..영세업체 진입장벽만 높여 국세청 시행 종가세..양질 술 제조에 '걸림돌' 지적 입력 : 2012-09-11 오후 4:52:00 [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정부가 막걸리 산업을 한국의 와인산업으로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

  • 누룩
  • 2012-09-12
  • 조회 수 2235

(위기의 막걸리산업③)전통주 정규교육 기관 단 한 곳, 인력양성 포기?

혜전大서만 3학점 과정..정부 운영 기관 2곳은 일반인 취미생활 수준 日, SSI 사케 소믈리에 인정시험 통해 국제공인 자격증 발급 입력 : 2012-09-11 오후 4:53:00 [뉴스토마토 오세호기자] 정부가 막걸리 산업 발전을 위해 품평회와 홍보전 등의...

  • 누룩
  • 2012-09-12
  • 조회 수 2018

전남도, 남도 전통술 품평회 9월 연다

진도홍주와 함평 레드마운틴© News1 (무안=뉴스1) 고영봉 기자= 전남도는 '2012 남도 전통술 품평회'를 9월 12일 도청 수리채에서 열기로 하고 30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는다고 8일 밝혔다. 숨겨진 전통 명주를 발굴해 지역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남도...

  • 약손
  • 2012-09-12
  • 조회 수 1839

전통주카페 10기 이경자님을 스텝으로 모십니다. [2]

10기 이경자님을 카페스탭으로 모십니다. 이제 카페를 시작하다보니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카페에 가입 하시면 이경자님, 약손, 팀장님이 확인즉시 등업 해 드립니다. 꾸벅 http://cafe.naver.com/gago5go

  • 약손
  • 2012-09-13
  • 조회 수 2051

술 먹은 ‘식객2’ “술이야기 더해 하반기 방영”

허영만 화백의 '식객' 주인공이 류인수 소장님 이라는 애기를 들었는데요. 꽤 유명했나 봅니다. SBS 인기드라마였던 ‘식객’의 시즌2가 만들어진다. 허영만 만화원작으로 지난해 방송된 ‘식객’은 평균시청률 20.3%(TNS미디어 조사)를 기록하며 영화에 이어 드...

  • 약손
  • 2012-09-14
  • 조회 수 26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