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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ER궁금증] 원래 한국술 청주, '온(溫)주'서 '냉(冷)주'로 바뀐 사연

조회 수 1826 추천 수 0 2021.05.20 14:29:47

1986년 등장한 롯데칠성음료 '청하(淸河)', 냉(冷)청주 및 한국 술 인식 대중화


전지현 기자 / 입력 2021.05.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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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전지현 기자] 쌀·누룩·물을 원료로 빚어낸 맑은 술 '청주'. '청주'의 사전적 정의는 그 뜻 그대로 '맑은 술'입니다. 똑같이 쌀로 빚었으나 맑지 않은 탁주와 비교해 붙어진 이름인데요. 유럽의 '와인', 일본의 '사케' 등이 있다면 한국엔 '청주'가 꼽힐만큼 대표 술 중 하나이기도 하죠.

일본에서는 청주를 국주(國酒)로 여기며 전 세계 청주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청주를 일본 고유의 술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청주는 삼국시대에 백제의 인번이라는 사람이 일본으로 건너가 그 제조법을 전달했으며, 인번이 전한 양조법이 발전해 지금의 일본 청주로 이어지고 있죠.

이 같은 우리 술 청주가 과거엔 따뜻하게 데워먹던 술이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조선시대에는 청주를 약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고려시대 의학서인 '신라법사방'에는 온주, 즉 따뜻한 술을 약용으로 쓰기도 했다는 기록이 전해오는데, 여기서 말하는 따뜻한 술이 곧 청주입니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청주는 오랜 기간 동안 '따뜻하게 마시는 술'이란 '온(溫)청주'로 인식됐습니다. 그러나 1986년에 등장한 '청하'가 이 같은 인식을 바꿉니다. 청하는 알코올 도수 16도, 용량 300ml의 청주 제품으로 한국에 처음 선보여진 '냉(冷)청주'였는데요.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두산주류에서 '청하'를 내놓기 전까지만해도 청주는 데워 마시는 것이란 인식이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청하'는 그간 '온청주' 형태로 겨울철에만 주로 마시던 주종이었던 청주를 사계절 내내 즐겨 마시도록 만든 냉(冷)청주로 주류 시장을 바꾸는 데 일조를 하죠.

15도 이하 저온에서 발효시키고 냉각 여과장치로 쓴 맛과 알코올 향을 제거해 잡미와 잡향이 적고 깔끔한 맛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합니다. 낮은 알코올 도수의 맥주와 높은 알코올 도수의 소주 사이에서 마땅한 선호 주종을 찾지 못하던 소비자를 중심으로 음용층이 꾸준히 늘게 됩니다.

출시 첫해인 1986년 767㎘(약 256만병)을 시작으로 연평균 90% 이상 성장세를 보였고, 이듬해에는 1,312㎘(437만병), 1988년에는 2,100㎘(700만병)가 판매되는 등 주류 시장에 안착합니다. 청하는 1990년대 후반 1년에 8,000만병 가까이 판매되며 현재까지 약 14억병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덕분에 청하는 3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냉청주로 국내 주류 시장에 자리매김하고 청하로 인하 청주는 '냉청주'로 인식됩니다. '청하' 성공에 힘입어 국산 브랜드인 '금관청주'의 '만향'(1987년 출시), '경주법주'의 '슈퍼 淸'(1992년 출시) 등의 냉청주도 출시됩니다. 동시에 청주류에 대한 주세율 인하 등에 힘입어 국내 냉청주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1989년부터 3년간 전년대비 92.7%, 99.1%, 90.5%씩 늘었죠.

그렇게 '청하'는 전체 냉청주 시장의 약 98%를 점유하며 국내 냉청주 시장 1인자로 자리잡습니다. 이에 힘입어 '청하'는 일본(1989년), 호주(1990년), 미국(1992년), 대만(1994년), 중국(1996년) 등 국가에 진출하며 국산 청주 위용을 세계 시장에 떨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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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과거 청하 포스터. 출처=롯데칠성음료.



'청하'는 음주 트랜드 및 소비자 입맛의 변화 등에 발맞춰 지속적인 레시피 변경과 패키지 디자인 변화 등 제품 리뉴얼과 송혜교, 한지혜, 신세경, 박소담, 청하 등 맑고 깨끗한 청하의 이미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모델들을 이용해 더욱 소비자 곁으로 스며듭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지난 2014년에는 '청하' 출시 후 약 30여년간의 라벨 변천사(1990년대 후반, 2000년대초반, 후반, 2014년 운용 제품)를 알아볼 수 있는 제품도 등장하는 데요. 레트로 감성의 '청하 4본입 기획팩'을 한정 출시해 중·장년층 소비자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소비자들에게 청하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청주로서 소비자 입맛에 맞는 레시피 개발 및 소비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1986년 출시 이래 30여년 이상 소비자 사랑을 받고 있는 '청하'. 오늘도 혼술, 혼주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청주를 대한민국 술이라는 인식과 차갑게 마시며 대중화되도록 만든 '청하'의 사연을 생각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s://www.econov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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