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해주

조회 수 2791 추천 수 47 2005.08.30 10:27:53
두 번 덧술하여 빚는 약주 - 삼해주 三亥酒


삼해주란 찹쌀을 발효시켜 두 번 덧술하여 빚는 약주(藥酒)를 말한다. 정월 첫 해일(亥日, 돼지날)에 시작하여 매월 해일마다 세 번에 걸쳐 빚는다고 해서 삼해주라고 하며, 정월 첫 해일에 담가 버들가지가 날릴 때쯤 먹는다고 해서 유서주(柳絮酒)라고도 한다.

삼해주는 고려 때부터 제조한 술로서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태평한화(太平閑話)≫≪주방문(酒方文)≫≪역주방문(曆酒方文)≫≪규곤시의방(閨 是議方)≫≪산림경제(山林經濟)≫≪민천집설(民天集說)≫≪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조선세시기(朝鮮歲時記)≫ 등 많은 문헌에 그 만드는 법들이 기록되어 있다. 특히 ≪추관지(秋官志)≫에 당시 권력층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삼해주가 애음되어진 사실을 알 수 있다.

영조 9년(1733) 형조판서 김동필(金東弼)이 "서울로 들어오는 쌀이 삼해주 만드는 데로 쏠려 들어가니 미곡정책상 이를 금함이 옳다"고 진언한 기록으로 보아서도 조선시대 널리 제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서울에서는 일반인들의 삼해주 수요가 많아지자 정월에 빚어야 하는 계절적인 제한으로 그 수효가 한정되자 마포 공덕(孔德) 옹막이(甕幕)를 삼해주의 대량 제조공장으로 사용하였다 한다. 그 이유는 겨울에는 옹기를 굽지 않은 가마를 이용하여 음력 정월에 대량의 삼해주를 빚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중엽 이후에는 소주의 술덧으로 쓰이기도 하였다. ≪일성록(日省錄)≫에는 정월에만 빚던 삼해주가 아무 해일에나 빚는 술이 되었고, 또 청주보다 소주의 원료로 쓰게 되어 근래에는 삼해주라 하면 소주의 밑술 이름으로 생각하게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삼해주 보유자 이동복(李東福)은 충남 한산에서 출생, 보령 김영옥(金永玉)에게 출가하여 그의 시할머니와 시어머니로부터 술빚기를 배웠다 한다. 그의 시조부인 김윤환은 구한말 호조참판으로 1905년 을사조약 이후 벼슬을 버리고 서울에서 보령 남포로 낙향하여 터를 잡았으며, 이 때 삼해주도 정부인(貞夫人) 이씨를 통해 보령으로 내려왔으리라 추측된다. 이 삼해주는 한국전쟁 전까지 빚어왔으나 그 뒤로는 가양주(家釀酒)로서 1년에 한 번씩 전통적으로 김씨 가문에서 빚어져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삼해주의 제조법은 그 원료에 있어서 각 문헌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 ≪양주방≫ 등에는 정월 첫 해일에 멥쌀 3되를 가루를 내어 정화수 2병을 익게 개어서 차게 재우고, 바랜 누룩과 밀가루 3되를 함께 넣어 항아리 부리를 봉하여 밖에 둔다. 2월 첫 해일에 멥쌀 3말을 가루를 내어 물 3병씩 부어 잘 개어 차게 식힌 후 술밑에 섞어 밖에서 발효시킨다. 3월 첫 해일에 멥쌀 6말을 쪄서 1말마다 물 3병씩 부어 차게 식힌 뒤에 밑술에 버무려 넣어 밖에 두었다가 백일이 지난 뒤에 뜬다고 하였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는 정월 상해일에 찹쌀 한말을 백번 씻고, 가루로 만들어 묽은 죽을 쑤어 식거든 누룩과 밀가루 한 되를 섞어서 독에 넣는다. 다음 해일에 찹쌀과 멥쌀 각 한말을 백번 씻고, 가루를 만들어 구무떡을 쪄서 식거든 전에 빚어 넣은 독에 넣는다. 셋째 해일에 멥쌀 5되를 백번 씻어 쪄 익혀서 물 세동이를 붓고 식혀 놓은지 사흘이면 쓴다고 하였다.

이동복(李東福)의 삼해주 만드는 법은 정월 첫 해일에 쌀 두 말을 가루를 내어 끓는 물 두 말 닷되를 넣고 식으면 누룩가루 두 되 5홉, 밀가루 한 되를 섞어 독에 넣었다가, 둘째 해일에 쌀 두 말 5되를 익혀서 끓는 물 두 말 닷되를 구무떡을 지어 전에 넣었던 독에 넣고, 셋째 해일에 찹쌀 서말 닷되를 차례로 식혀 넣었다가 버들가지가 나올 때 쓴다.

삼해주는 멥쌀로만 덧술을 하거나, 찹쌀ㆍ찹쌀+멥쌀ㆍ멥쌀의 순이거나, 찹쌀ㆍ멥쌀ㆍ찹쌀의 순이다. 이 술은 세 번 덧술을 한다는 것과 시기적으로 정월 첫해일의 낮은 기온을 택하여 12일간의 오랜 발효기간을 거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런 오랜 발효기간은 낮은 온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발효와 함께 순한 향미를 내기 위해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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