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 막걸리 만들기 >

조회 수 3457 추천 수 0 2013.11.20 14:31:43

어릴 적 어머니가 술을 담그신다고 하실 때마다 늘 궁금해지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술이란 알코올이 어떻게 생길까란 것이었다. 뱀술을 만들든 인삼술을 만들든 인삼이 술을 만드는 것인지, 뱀이 술과 함께 화학작용을 일으켜 술을 만드는 것인지, 당시 어리기만 한 필자로서는 너무도 궁금한 것이 많았다. 또한, 시중에 그 많은 술 종류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증류식 쌀 소주와 희석식 소주는 뭐가 다른지 막걸리는 왜 쌀로 만들었다는데 새콤한 맛이 나는지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졌다. 알고 보니 뱀술이나 인삼 술은 저렴한 희석식 소주에 각각의 원료에서 나오는 진액을 침출시키는 이른바 침출주가 많았고, 쌀 소주는 쌀 자체가 있는 것이 아닌 쌀로 발효시킨 막걸리나 약주를 증류해 쌀 향이 살아 있는 술인 반면, 희석식 소주는 일반적인 양조용 알코올을 물로 희석하여 조미료를 첨가한 대량생산에 어울리는 술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뭐가 좋고 뭐가 나쁘고 어떤 술에 노력이 있고 없고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았다. 특히 발효라는 원리를 전혀 몰랐을 때는 말이다.

 

술에 있어서 가장 대표적인 발효는?
우리는 흔히 발효식품, 발효 효과란 단어는 수도 없이 듣고 산다. 발효 식품은 먹어도 좋고 몸에 발라도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발효란 과연 무엇일까? 발효란 간단하게 말해서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를 사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인데, 부패와의 차이는 우리 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면 발효, 그렇지 않으면 부패가 된다. 결국 결과론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과정만 따지면 별반 차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생 막걸리에는 유산균 발효, 초산 발효 등 다양한 발효가 일어나는데, 술이란 것에 중점을 둔다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알코올 발효, 즉 효모가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된다.

 

술이 되기 전에는 일단 주스가 되어야
집에서 마시는 오렌지 주스의 뚜껑을 가볍게 덮고 섭씨 25도씨 정도의 상온에 놔두면 기포가 오르는 경우가 있다. 바로 공기 중의 효모가 오렌지 주스 안에 들어가 주스의 당분을 섭취하며, 분해하여 알코올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이때 동시에 배출해 내는 것이 탄산. 즉 CO2가 기포로써 보이기 때문이다. 오렌지 주스가 알코올 발효를 통해 술이 되어 가는 모습이다.
세상의 모든 술, 막걸리, 맥주, 와인, 사케까지 술이 되기 전에 주스의 단계를 거친다. 모든 것이 이 효모의 신비로운 작용으로 생성되는 것인데, 공기 중에 효모의 역할을 발견한 사람이 1861년 프랑스의 파스퇴르 박사에 의한 것이다. 그전까지는 효모의 알코올 발효역할을 몰랐기 때문에 술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거쳐 생성되는 모습으로 전 세계적으로 종교적인 행사에 꼭 활용되곤 했다. 참고로 순수한 생막걸리를 보면 언제나 탄산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순간에도 알코올 발효를 하고 있다는 증거, 즉 살아있는 술이라고 볼 수 있다.


	막걸리 제조과정
              쌀과 물, 누룩만 있으면 막걸리, 약주 등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출처 신평 양조장

그런데 쌀이 어떻게 주스가 되는거지?
그런데 여기서 소박한 질문이 하나 떠오른다. 매일 쌀로 막걸리를 만든다는데, 어떻게 쌀이 주스가 되냐는 것이다. 쌀은 아무리 봐도 담백한 탄수화물이기 때문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는 언제나 쌀 주스를 꽤나 접하고 있다. 최근에는 Take out도 할 수 있게 만든 식혜가 가장 대표적인 쌀 주스다. 어머니들은 밥과 물에 엿기름을 넣고 밥통으로 찌는데, 이때 엿기름이 밥의 전분을 당으로 바꿔주고, 이것이 녹아 있는 것이 바로 식혜다. 술을 빚는 방법은 약간은 다르긴 하지만, 이렇게 쌀을 쌀 주스로 바꿔주고 효모투입을 하여 당을 먹게 하고 그것을 통해 알코올 발효를 일으키면 술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식혜의 엿기름, 효모가 가진 알코올 발효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누룩이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양조공학이 급진적으로 발전, 백년전부터는 효모가 배양되어 누룩과 효모를 따로 넣는 경우도 많은데, 그래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빚는 곳은 여전히 전통 누룩을 사용하고 있다.

쌀과 물에 누룩을 넣고 10여 일이면 14~15도의 원주 탄생
쌀 주스에 알코올 발효가 수일간 진행되며(실질적으로는 막걸리는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동시에 일어나는 제조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른바 덧술이라는 물과 쌀을 계속 넣어 효모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10일에서 15일이 지나면 14~15도 정도의 원주라는 고도주 술이 생기게 된다. 여기에, 마시기 편하게 물을 넣어 알코올도수를 낮추고 간단한 여과를 통해 나오는 것이 막걸리이고, 살균처리를 안하면 생막걸리, 살균처리를 한 막걸리를 살균탁주라고 한다. 참고로 알코올 발효 시 온도가 40도정도까지 올라가는데, 30도 이상은 안 올라가도록 꾸준히 섞어가며 온도 조절을 하는 등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 한다. 효모는 30도 이상의 온도가 되면 활동력이 약해지고, 40도 이상이 되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왕성한 효모활동을 통해 주질이 좋은 술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막걸리 탄산

 

출처: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 대강 양조장

 

발효와 숙성의 차이
술빚을 때의 알코올 발효와 숙성의 차이는 발효는 직접적으로 알코올이 생성되는 과정이고, 알코올이 다 생성된 후에 분자끼리의 결합을 통해 맛이 부드러워지고 향이 그윽해지는 것을 숙성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발효와 숙성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발효한 이후에 숙성이지 숙성한 이후에 발효란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짧게 발효하는 막걸리, 사람에 따라서는 100일 숙성도
막걸리는 기본적으로 발효된 원료가 그대로 있는 만큼 원료의 성질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술이라 짧게 발효해서 짧게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김치 냉장고 등에 100일 이상 숙성시켜서 마시는 사람도 있는데, 그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김치와 같이 넣지 않는다는 것. 김치와 같이 넣으면 김치 특유의 냄새가 막걸리에 배일 수 있기 때문에 100일 숙성이 의미 없게 돼 버리는 수가 있다.

 

빚는 이의 정성을 알 수 있는 홈메이드 막걸리 만들기
막걸리 만들기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간단히 만들어본다면 식은 밥이나 즉석밥을 구입해서 물을 넣고 누룩을 넣어주면 충분히 막걸리가 된다. 물론 장인이 만든 막걸리와 그 깊이와 풍미가 다르겠지만, 이렇게 알코올 발효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술의 원리와 빚는 이의 노력을 안다면 적어도 좋은 술, 나쁜 술의 구별 하는 것을 넘어 과음이나 주폭 등과 같은 일도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명주를 빚는 사람들이 의외로 과음을 하지 않는 이유는 이렇게 정성이 들어간 술을 함부로 마실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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