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소규모 지역 막걸리 양조장이 대기업과 경쟁해 살아남는 방법은?

조회 수 2180 추천 수 0 2013.10.24 15:37:08

최근 들어 서점가에서 다시 읽기 열풍이 부는 고전 경제학 서적이 있다. 약 150년 전의 자본주의 모순을 담은 내용. 잉여가치란 재화가 소수에게 과도하게 쏠리면 빈부 격차가 일어나고, 빈부격차를 이겨내지 못하는 다수는 혁명을 일으킨다는 내용,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으나 1980년대까지 대한민국에서는 금서였던 서적,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다. 이 책이 다시 한 번 출판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갑을 관계와 상생에 대한 명확한 이치와 규명에 관하여 많은 이들이 본질적인 내용을 궁금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막걸리 산업 역시 자본주의 시장 안에 이러한 규모의 경제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수년간 막걸리 붐이 불면서 대기업 막걸리가 속속들이 지방의 소매점까지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막걸리 양조장 개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으며, 지금도 지방의 소규모 양조장은 대기업과의 치열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역 양조장 업체가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대기업의 막걸리 진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가? 개인적인 생각은 ‘꼭 그렇지 않다’이다. 대기업의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아닌 소규모 막걸리 양조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인가?

 

보여주고, 만지게 하고, 맡게 하는 오감을 통한 친근감
지역 막걸리, 지역 양조장에 대한 가장 큰 강점은 아버지 세대의 추억과 정서가 남아 있는 곳이다. 양은 주전자에 막걸리를 받으러 가기도 했으며, 학창시절 여름에 방문한 농활에는 늘 막걸리가 함께 했다. 시골 양조장에는 막걸리를 발효하는 누룩 향이 역시 늘 함께 하였다. 이러한 추억은 오직 지역의 양조장에만 있는 것인데, 최근에 이러한 문화가 거의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 위생 등 여러 가지 개선점이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겠지만, 지역 양조장에만 있는 이러한 아련한 추억 문화를 잘 살려야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 힘찬 탄산이 올라오는 막걸리 발효 모습도 보여줘야 하고, 술 발효를 할 때 막걸리가 살짝 온도가 올라가는 느낌도 알려주면 더욱 좋다. 위생적인 문제로 막걸리 양조장 내부를 개방하기 어렵다면, 간단한 동영상이나 TV 등을 연결해서도 충분히 외부에서 보여줄 수 있다. 대형할인점에서 대기업 참기름을 구매하느냐, 재래시장에서 직접 짜고 있는 수제 참기름을 구매하느냐는 소비자의 정서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에서 진행되는 체험 행사. 관광객이 막걸리의 발효 모습과 온도, 그리고 발효시의 향을 맡고 있다
농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지정된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에서 진행되는 체험 행사. 관광객이 막걸리의 발효 모습과 온도, 그리고 발효시의 향을 맡고 있다

환경의 뿌리를 알고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가야
막걸리를 보면, 언제나 지하 암반수로 빚고, 빚어지는 주변 산에 대하여 언급을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는 지하 암반수가 왜 좋은지, 주변 산 자체가 어디 있는지, 무엇과 연계되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에 너무 많은 지하 암반수와 산이 있기 때문이다. 암반수로 하면 막걸리 맛이 어떻게 좋고, 주변의 산은 어디로 연결되어 한라산으로 가는지, 금강산으로 가는지, 아니면 백두산으로 가는 것인지 잘 알아보고 해당 막걸리와 연결할 필요가 있다. 일반 야산의 환경에서 빚어진 술인지, 아니면 금강산의 1만 2천 봉의 정기를 받은 산맥에서 빚어지는 술인지, 소비자는 느끼는 친근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빚고 있는 막걸리가 어떻게 차별화되고 어떠한 이야기가 있는지 스스로 스토리텔링을 구현하고 알릴 줄 알아야 한다.

 

지역 주민이던, 관광객이던 직접 만나는 구조를 만들어야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로 막걸리 배달을 다녔고, 양조장으로 막걸리를 사러 오는 사람이 무척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제조와 유통면허가 따로 있다 보니 이러한 것이 쉽지는 않다.
다만, 양조장 자체가 소매 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가능하다. 즉 소매면허를 취득하여 가장 신선하게 빚어낸 막걸리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날짜별로 달라지는 막걸리의 맛부터, 숙성 일에 따라 달라지는 막걸리 맛까지 최고의 막걸리 해설자가 되어 소비자에게 설명해야 하고, 자신들만의 팬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러한 내용에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가미한 막걸리 이야기까지 더해지면 더욱 소비자는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언제까지 무조건 저렴한 막걸리만 구매하려는 유통업자에 모든 마케팅과 영업을 맡기는 시대는 저물었다.

	살아있는 막걸리 효모를 현미경으로 보는 모습. 출처 농식품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
살아있는 막걸리 효모를 현미경으로 보는 모습. 출처 농식품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 충북 단양 대강 양조장
와인이나 사케, 맥주 역시 모든 문화의 시작은 지역 양조장에서
세계화가 되었다는 와인이나 사케, 그리고 맥주 역시 지역 양조장이 가진 다양한 문화에서 시작 된다. 빚는 재료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고, 만드는 이가 다르니 자연스럽게 술 자체에 문화가 깃들 수밖에 없다. 막걸리 역시 마찬가지다. 대량생산 및 공격적인 마케팅 부분에서 대기업의 역할 역시 중요하겠지만, 밑바탕이 가장 잘 되어 있어야 모든 문화와 산업이 발전될 수 있다. 다행히 한국의 양조장 문화는 100년을 이어왔으며, 실제로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지역 양조장 역시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근간을 통해 막걸리에 대한 친근감을 위의 방법 등으로 양조장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것을 통해 알려야 한다. 언제까지 시장이 지역 양조장에게 유리하게 바뀌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스스로 문화적인 부분을 찾고 만들어 가야 가장 중요한 소비자의 마음 역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막걸리가 취하고 마시는 것을 즐기는 것이 아닌, 이러한 문화적인 것에 감동하고 기억을 할 때, 막걸리 세계화의 바닥이 비로소 다져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국제신문] 애주가들 '한숨'...맥주ㆍ소주ㆍ막걸리도 줄줄이 오른다. file

맥주ㆍ막걸리 세율 4월부터 최대 30원 인상 소비자 판매가에 반영...소주도 인상 예고 주류 물가 이미 고공행진...부산 8% 급등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입력 : 2023-02-04 09:04:12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

  • 누룩
  • 2023-02-08
  • 조회 수 1006

국제뉴스 합천군,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대축제' 참가 '호평'

합천生막걸리, 경옥약주, 힐링밤술(밤와인) 등 합천군(군수 하창환)에서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서울특별시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주관으로 80개사 100개 부스 규모의 '2017 대한민국 우리술 ...

  • 누룩
  • 2017-11-28
  • 조회 수 1007

[중앙선데이] '향기로운 첫 키스'에 취하다, 누룩 명인의 첫 술 file

중앙선데이 입력 2023.01.14 00:21 이택희의 맛따라기 전통누룩 명인 한영석 소장이 빚은 약주 시리즈 5종. 왼쪽부터 청명주, 하향주, 호산춘, 동정춘, 백수환동주. 주변의 누룩은 녹두로 띄운 1㎏에 33만원짜리 백수환동곡이다. [사진 이택...

  • 누룩
  • 2023-01-16
  • 조회 수 1007

동아사이언스 “소줏고리 원리를 알아내야, 한국형 증류기를 만들 수 있다!”

“소줏고리 원리를 알아내야, 한국형 증류기를 만들 수 있다!” 2017년 06월 09일 18:30 “전통문화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총체적 지원 체계로 바꿔야 합니다. 한식, 한지, 한복, 한옥 등 다양한 분야가 서로 연계해 동반 발전을 해야합니다.” ...

  • 누룩
  • 2017-06-16
  • 조회 수 1009

Queen premium 우리 술로 청년 창업 준비 중이라면 맞춤형 상담받아보세요!

우리 술로 청년 창업 준비 중이라면 맞춤형 상담받아보세요!이지은 | qeditor4@naver.com승인 2017.10.30 10:51:37 소규모 주류제조(하우스막걸리) 분야의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종목 선정과 주류제조 허가 절차 등 맞춤형 상담을 하는 '우리 술 국민정책...

  • 누룩
  • 2017-11-07
  • 조회 수 1011

[파주시대] 농업회사법인(주) 도반주조 방정빈 대표 file

3rd 써드 막걸리 ... 막걸리의 고급화 선언 입력 : 2023-02-22 20:31:18 수정 : 2023-02-22 22:43:19 도반주조 방정빈 대표 3rd 써드 막걸리···이양주로 제조, 풍미가 좋고 밀도가 높은 것과 탄산이 없는 것이 특징 산미나 당도가 과...

  • 누룩
  • 2023-02-23
  • 조회 수 1011

대한금융신문 [응답하라,우리술69]좋은 술 찾아내는 소비자 안목이 우리술 살리는 길 file

대한금융신문 [응답하라,우리술69]좋은 술 찾아내는 소비자 안목이 우리술 살리는 길 가양주로 빚는 전통 막걸리 원료는 ‘지역 쌀, 전통 누룩, 물’ 대도시 공장 막걸리 원료는 ‘수입 쌀, 일본식 입국, 아스파탐’ ▲ 지난해 한미정상회담 만찬주로 주목을...

  • 누룩
  • 2018-02-26
  • 조회 수 1012

“전통주 이제 30, 40대 곁으로 다가갈 겁니다”

“전통주 이제 30, 40대 곁으로 다가갈 겁니다”[규제개혁/신산업 창출 지원] 전통주 인터넷 판매 범위 확대 정부가 전통주의 판매를 돕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면서 현장의 문제점들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

  • 누룩
  • 2016-04-06
  • 조회 수 1012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살아 있는 전통주… 내 손으로 빚어볼까?

한국 전통주 교과서|류인수 지음|교문사|356쪽|2만원 술(酒)은 매일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야 얻어지는 '발효의 산물'이다. 오늘 만들어 내일 마시는 술이 있지만 몇 년이 지나야 한 잔 맛볼 수 있는 ...

  • 누룩
  • 2014-04-23
  • 조회 수 1014

2016년도 전통주 문화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바람

2016년도 전통주 문화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바람디지틀조선일보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입력 : 2016.12.29 09:0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6년도도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주류시장 역시 연말연시라는 뜨거운 시기를 맞이하며 막바지 판매에 주력...

  • 누룩
  • 2017-01-13
  • 조회 수 1015

'우리 술 막걸리'

강양수 (경남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 우리 술 막걸리는 사전적 의미로는 곡류(찹쌀, 멥쌀, 보리, 밀)를 쪄서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한국 고유의 술이라고 표시하고 있지만 역사와 애환이 담긴 문화 상품적 가치가 큰 우리 민족의 자산이다. ‘막’은 ...

  • 누룩
  • 2014-06-25
  • 조회 수 1017

[농민신문] [酒食궁합] 돌아온 연말연시, 우리 맛으로 건배~

경기 용인의 ‘미르 40’과 백암순대 전통소주 제조법 복원한 ‘미르 40’ 용인에서 난 햅쌀과 직접 빚은 누룩 지하 120m 암반수만 사용해 제조 부드러운 목넘김·깔끔한 뒷맛 일품 100년 넘는 백암시장 명물 ‘백암순대’ 간 돼지고기에 채소 듬뿍 넣어 담백 도수 ...

  • 누룩
  • 2019-01-17
  • 조회 수 1021

'차원이 다른 영동와인'…전국 품평회 2년 연속 싹쓸이

'차원이 다른 영동와인'…전국 품평회 2년 연속 싹쓸이 송고시간 | 2015/06/15 10:40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영동와인이 2년 연속 국내 품평회를 휩쓸면서 격이 다른 고급 품질을 입증해 보였다. 15일 영동군에 따르면...

  • 누룩
  • 2015-06-16
  • 조회 수 1023

[헤럴드경제] 홈술 늘자 전통주 매출 ‘반짝’ file

G마켓 전통주판매 전년대비 259%↑ 육포 등 안주류도 최대 93% 급증 기사입력 2020-03-04 11: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각종 모임과 저녁 회식은 줄고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수요는 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구...

  • 누룩
  • 2020-03-05
  • 조회 수 1023

와인섭취, 운동과 함께해야 심장질환에 도움 file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이 와인을 마시면 심장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유럽 심장 학회 연구팀은 ‘심장 점수(HeartScore)’라는 진단 프로그램을 사용해 경미하게 심장질환의 위험이 있는 성인 14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

  • 누룩
  • 2014-09-03
  • 조회 수 102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