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조선비즈] [박순욱의 술기행]증류주 주세, 종량세로 바뀜에 따라 주류업계 논의 활발

조회 수 948 추천 수 0 2023.10.20 14:02:07

현행 종가세는 72% 고세율, 종량세 전환되면 주세 4분의 1까지 떨어져 

세금 인하는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질 듯…전통주 고급화에도 큰 도움

원료의 국적’ 언급없는 개정안 신설조항은 문제…지역특산주 사문화 우려 


박순욱 선임기자 입력 2023.10.20 12:55 


소주와 위스키 등 증류주에 종량세를 도입하는 주세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됨에 따라 관련 주류업계도 세제개편이 가져올 여파에 대해 논의가 한창이다. 세금 부담이 대폭 줄어드는 종량세 도입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면서도, 이번 주세 개정이 ‘대기업형’ 증류주 생산업 체 제품 판매에 날개를 달아줘, 영세한 증류주 양조장들은 오히려 더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 는 시각도 있다. 또한 위스키 같은 외국 증류주 역시 똑같이 세금인하 요인이 생겨, 증류주 시 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은 “규모가 작은 증류주 양조장들은 가격경쟁보다는 품질 차별화를 통한 프리미엄 증류주 개발에 더욱 노력하는 것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선 무조건 환영이다. 국산 증류주, 외국산 위스키 모두 가 격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에는 안동소주란 이름을 쓰는 양조장이 8곳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일품 안동소주, 로얄 안동소주(법인 명은 유토피아), 안동 진맥소주(법인 명은 밀과노닐다), 민속주 안동소주, 회곡 안동소주, 올소 안동소주(법인 명은 버버리찰떡), 느낌 안동소주(법인 명은 명품안동소주), 명인 안동소주. 이들 8개 양조장 외에 안동 농암종택 종부가 안동소주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일엽편주(탁주, 약주, 소주) 브랜드로 술을 빚고 있어 총 9개 양조장이 안동소주를 빚고 있다. /밀과노닐다

경북 안동에는 안동소주란 이름을 쓰는 양조장이 8곳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일품 안동소주, 로얄 안동소주(법인 명은 유토피아), 안동 진맥소주(법인 명은 밀과노닐다), 민속주 안동소주, 회곡 안동소주, 올소 안동소주(법인 명은 버버리찰떡), 느낌 안동소주(법인 명은 명품안동소주), 명인 안동소주. 이들 8개 양조장 외에 안동 농암종택 종부가 안동소주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일엽편주(탁주, 약주, 소주) 브랜드로 술을 빚고 있어 총 9개 양조장이 안동소주를 빚고 있다. / 밀과노닐다 



또, 이번 개정안에 포함된 신설 조항(8조 4항)이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 적도 나오고 있다. 증류주협회(협회장, 이종기 오미나라 대표)는 20일 의견서를 내고 “종량세 를 실시하되, 지역농산물 촉진을 위한 지역특산주 면허 취지는 살리는 방안으로 법률안을 일부 수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 13일 종량세 도입을 골자로 하는 ‘주세법 일부 개정 법률 안’을 발의했다. 현행 주세법에는 증류주류의 경우, 주류가격(출고가격)의 72%를 주세로 부과 하고 있다(종가세). 제품원가에 육박하는 이같은 고세율 주세(72%)는 고스란히 제품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어,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희석식소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증류주는 높은 가격 으로 인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개정 주세법은 증류주 과세표준을 가격이 아닌 주류 수량으로 변경, 생산업체의 세부담을 크게 완화하기로 했다. 현행 종가세 적용은 증류주 제조업체의 세부담을 높여, 신제품 개발 및 품질 고급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여기에다, 중소기업이 제조한 주류는 세율의 절반을 경감까지 해주겠다는 내용이 이번 개정안에 포함됐다. 이럴 경우, 증류주의 세 금 부담이 기존보다 4분의 1까지 줄어들게 된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가령, 이전에 1000원 내던 세금이 250원까지 내려간다는 것이다. 


이번 증류주 종량세 전환은 첫째,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세금이 줄어 드는 만큼, 소비자 가격 인하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종량제가 시행되면, 증류주는 적어도 가 격이 20~30%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전통주 업계 전체로서도 제품 고급화를 위한 발판 이 마련돼, 국내 주류산업의 경쟁력 역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종량세 전환이 모든 증류주 양조장들로부터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다. 특히, 영세 증류 주 양조장들은 “종량세가 적용될 경우, 대기업형 양조장들이 세금부담 인하를 무기삼아 공격 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승자독식 현상이 우려된다”고 말하고 있다. 


증류주협회를 비롯한 상당수 증류주 양조장들이 특히 문제삼는 부분은 이번 개정안에 포함된 신설 조항 ‘제8조 제4항’이다. 골자는 ‘중소기업 주류 제조자가 직접 제조한 주류는 3000KL(키 로리터) 이하에 한해 종량세 세율을 50% 감면한다’는 것이다. 현행 주세법은 무형문화재, 식품 명인이 만드는 민속주와 지역농산물을 사용하는 지역특산주에 한해 세율을 50% 깎아주고 있 다. 그런데 원료의 국적이 언급되지 않은 개정안 8조4항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지역농산물은 물론,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세금 5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외국산 농산물 혹은 아예 주정(증류원액)을 들여와 술을 만들더라도, 세율 감면 혜택이 가능하다는 것 이다. 화양(풍정사계) 이한상 대표는 “이럴 경우, 지역농산물 사용을 조건으로 세금감면, 인터 넷 판매허용 혜택을 받는 지역특산주 제도 자체가 앞으로 유명무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류주협회 이종기 회장이 오크통에서 일년 동안 숙성한 '고운달 오크'를 들어보이고 있다. 고운달은 오미자로 만든 증류주로 500ml 한병에 36만원이다. /박순욱 기자

증류주협회 이종기 회장이 오크통에서 일년 동안 숙성한 '고운달 오크'를 들어보이고 있다. 고운달은 오미자로 만든 증류주로 500ml 한병에 36만원이다. /박순욱 기자 


이뿐 아니다. 8조4항이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수량을 3000KL(키로리터)로 정한 것은 과도하 다는 지적이다. 현행 민속주, 지역특산주 업체에 한해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수량 100KL(연간 판매량 기준)의 30배에 해당하는 수량이다. 증류주협회 이종기 회장(오미나라 대표)은 “3000 L은 국내 어느 증류주 양조장도 연간 생산량이 그만큼 되지 않을 정도의 많은 양으로, 중소 주 류업체 지원이라는 개정안 취지에도 맞지 않다”며 “국내 증류주 양조장 여건을 감안하면, 세금 감면 혜택을 300KL 정도로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종기 회장이 세금감면 혜택 범위로 300KL를 제안한 것은 나름 근거가 있다. 미국에서는 20 8년부터 한시적으로 소규모 증류소에 대해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생산량을 375KL(국내 기준 환원, 알코올 도수 50도 기준)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예를 들더라도, 이번 개정 안에 언급한 세금감면 혜택 범위를 3000KL로 정한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다.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은 “전통주 시장의 높은 잠재성을 감안 해볼 때, 세금감면 혜택 범위를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우리 농산물 소비를 촉 진하고 있는 현행 지역특산주 제도 취지는 살리는 방향으로 법률 개정안이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박순욱의 술기행]증류주 주세, 종량세로 바뀜에 따라 주류업계 논의 활발 - 조선비즈 (chosun.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MZ 세대로 소비층 확대⋯소맥 탈피하고 다양한 입맛 중시” file

2년간 이어진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사태는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문화를 만들어 냈다. 유흥 시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자연스레 소주와 기성 맥주 판매가 줄었고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를 중심으로 ...

  • 누룩
  • 2022-07-19
  • 조회 수 1244

[아시아경제] 박재범 원소주는 YES, 막걸리는 NO?…정부, 전통주法 손본다 file

최종수정 2022.07.29 11:00 기사입력 2022.07.29 11:00 아시아경제 손선희(세종)·송승윤 기자] 정부가 가수 박재범의 ‘원소주’로 촉발된 ‘전통주 규정’을 재정립하기 위해 관련법을 손질하기로 했다. 현행법에 명시된 전통주 기준이 소비자들...

  • 누룩
  • 2022-08-11
  • 조회 수 1434

[스포츠서울]강진군, ‘병영소주’ 남도 전통주 품평회 최우수상 수상 file

입력2022-08-23 14:02 수정2022-08-23 14:01 [스포츠서울|강진=조광태 기자] 전남 강진군 병영양조장의 ‘병영소주’가 지난 22일 전라남도에서 주최한 ‘22년 남도 전통주 품평회 증류주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병영소주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1호...

  • 누룩
  • 2022-08-23
  • 조회 수 624

[ECONOMY Chosun] “정직하고 착한 오산막걸리 만든다” file

박순욱의 한국술 탐방 | 오서윤 오산양조장 이사“정직하고 착한 오산막걸리 만든다”466호 2022년 11월 02일 오서윤 오산양조장 이사가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현재 오산양조장은 막걸리 3종, 증류주 2종, 요리술 2종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 박순욱 기자 ...

  • 누룩
  • 2022-11-01
  • 조회 수 1191

[기호일보] 여주시, 2022 우리술 주안상 페스티벌 발효주·증류수 부문 14명 수상 file

기자명 안기주 기자 입력 2022.11.22 여주시는 지난 20일 농업회사법인 ㈜술아원에서 이충우 시장, 정병관 시의회 의장, 박시선 의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2 우리술 주안상 대회’를 개최했다. 우리술 주안상 대회는 우리술을 기반으로 어울리는 요...

  • 누룩
  • 2022-12-01
  • 조회 수 1022

[한겨레] [ESC] 핫 칵테일, 한국식 뱅쇼…겨울밤, 한잔 합시다 file

등록 :2022-12-09 07:00수정 :2022-12-09 18:11 체온 높이는 핫 칵테일부터 대추·꿀 넣은 한국식 뱅쇼까지 왼쪽부터 서울 논현동 칵테일바 ‘이더웨이’의 임지혜 바텐더가 만든 위스키 아인슈페너, 핫 버터드 럼, 코냑 애플 핫 토디. 윤동길 스튜디오어댑...

  • 누룩
  • 2022-12-12
  • 조회 수 1127

[아시아경제] "막걸리도 이젠 양보단 질" 막걸리 시장, 고급화 진행 중 file

최종수정 2022.12.08 06:30 기사입력 2022.12.08 06:30 작년 막걸리 출고량 36만3132㎘로 전년比 4.4% 감소… 코로나로 유흥시장 축소가 원인 출고량 감소 불구 소매 매출 성장세… 지난해 편의점 30~40% 신장률 프리미엄 막걸리 등장, 힙한 술로 이미지 변...

  • 누룩
  • 2022-12-13
  • 조회 수 1233

[머니투데이] 담그는 기'술', 풍미는 예'술'…'우리술' 세계를 적신다

7일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2 K-Sool 프리미엄 시음 상담회'를 찾은 참석자들이 우리술을 시음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7일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2022 K-Sool 프리미엄 시음 상담회'.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 누룩
  • 2022-12-15
  • 조회 수 867

[한국일보] 한국인은 소주에 진심이다?

송년회에 빠질 수 없는 소주. 게티이미지뱅크 바야흐로 송년회의 계절이다. 송년회에는 술이 빠지기가 쉽지 않고, 한국 사회에서 술이라면 소주가 빠질 수 없다. 그만큼 우리는 소주를 많이 마신다. 지난 9월 20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5년간 주류 ...

  • 누룩
  • 2022-12-20
  • 조회 수 1611

[한겨레] 술 빚는 두 청년은 왜 짐 로저스의 투자를 거절했나 file

입력2022.12.26. 오전 5:03 수정2022.12.26. 오전 7:21 대전 청년 양조장 ‘으능정이부루어리’ 이야기 으능정이부루어리의 민재명 대표(왼쪽)와 황주상 이사가 지난 22일 대전 중구 은행동의 양조장에서 술과 쌀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최예린 기자 “...

  • 누룩
  • 2022-12-27
  • 조회 수 1105

[데일리안] 새해 ‘소주 경쟁’ 더 치열…하이트진로 vs. 롯데칠성음료 제로슈거로 한판 file

입력 2023.01.02 오전 7:22 임유정 기자 처음처럼 새로, 출시 두 달 만에 1400만병 판매 하이트진로, ‘제로 슈거’로 ‘진로’ 리뉴얼로 맞불 2015년 과일소주 경쟁 이후 8년 만에 신제품 전쟁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무설탕 소주가 진열되어 있다.ⓒ뉴...

  • 누룩
  • 2023-01-03
  • 조회 수 868

[세계일보] 콜라보로 이어지는 전통주 시장 [명욱의 술 인문학] file

입력 : 2022-12-31 19:00:00 수정 : 2022-12-30 20:09:22 지난 15일, 서울의 한 공간에서 열린 흥미로운 행사에 참여했다. 바로 소맥바라는 이름의 믹솔로지 팝업 스토어. 소맥바라고 한다면 소주와 맥주를 섞는 폭탄주가 생각되지만 기존의 스타일과는 ...

  • 누룩
  • 2023-01-05
  • 조회 수 977

[대한금융신문] [응답하라,우리술 280] 안동소주, 칠백년 음식 유산 file

입력 2023.01.07 09:00 740년 안동소주 역사와 8개 안동소주 기록 안동의 미래 볼 수 있는 종택 가양주도 소개 직접 밀 농사를 지으면서 그 밀로 소주를 내리는 농부이자 양조인 박성호 씨가 자신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안동지역의 소주에 관한 책을 펴...

  • 누룩
  • 2023-01-09
  • 조회 수 1076

[오마이뉴스] 구한말 15만 개의 양조장은 어디로 사라졌나

1914년 인구 2.3% 참여, 주세법 이후 변화 겪어... 전통주 시장에 더 많은 관심 필요23.01.04 11:08l최종 업데이트 23.01.04 11:08l 이대형(koreasool) 몇 년 전부터 전통주(민속주+지역특산주) 양조장의 창업이 많아지고 있다. 정확한 통계가 없기에 연...

  • 누룩
  • 2023-01-11
  • 조회 수 1070

[중앙선데이] '향기로운 첫 키스'에 취하다, 누룩 명인의 첫 술 file

중앙선데이 입력 2023.01.14 00:21 이택희의 맛따라기 전통누룩 명인 한영석 소장이 빚은 약주 시리즈 5종. 왼쪽부터 청명주, 하향주, 호산춘, 동정춘, 백수환동주. 주변의 누룩은 녹두로 띄운 1㎏에 33만원짜리 백수환동곡이다. [사진 이택...

  • 누룩
  • 2023-01-16
  • 조회 수 106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