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대구일보] 전통주의 적정음주량은 어느 정도였을까

조회 수 603 추천 수 0 2023.10.12 21:53:23
발행일 2023-10-09 14:09:54 
박운석의 우리술 이야기<19>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다. 감초는 한약을 달일 때 탕약의 쓴 맛을 줄여주는 꼭 필요한 약재이다. 중요한 약재는 아니지만 어디에나 빠지지 않는 필수 재료인 셈이다.

당연히 동양 최고의 의학 백과사전인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감초는 중요하게 다뤄진다. 그런데 동의보감에서 감초보다 더 많이 언급된 단어가 있다. 바로 ‘술’이다.

당시 술의 역할은 주내백약지장(酒乃百藥之長)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술은 백가지 약 중에서도 최고라는 말이다. 술은 몸을 따뜻하게 하기도 하고 한약재의 약효를 빨리 흡수해서 확산시키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약으로 술을 마셨고, 약도 술과 함께 마셨다.

민가에서는 구기자나 인삼 등 한약재를 사용해서 빚은 술이 많았다. 궁중에서는 임금이 마시는 술을 진상하는 일을 담당하는 관청이 따로 있을 정도였다. 고려의 양온서나 조선의 사온서가 바로 그 관청이었다. 조선시대 왕의 약을 조제하는 일을 관장하는 내의원에서도 술을 관리했다. 당시엔 술이 곧 의약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약으로 마시는 술의 적정량은 어느 정도였을까? 동의보감에서는 술은 석 잔 이상 마시지 말 것을 주문한다. 술병이 심해지면 소갈(消渴, 당뇨), 황달, 폐위(폐 질환), 내치(치질)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준다.

석 잔 이상 마시지 말라는 경고는 현대과학으로도 증명된다. 먼저, 한 잔은 어느 정도의 술 양을 의미할까?

현대적 의미에서 한 잔의 양은 알코올의 함유량으로 따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순수 알코올 양 10g을 1표준잔으로 본다. 표준잔이란 술의 종류나 잔의 크기에 관계없이 알코올의 함유량을 알려주는 단위다.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적정 음주량은 남성의 경우 하루 4표준잔 이하, 여성의 경우 하루 2표준잔 이하다.

알콜의 양(g)은 술의 양(ml) &times; 알콜 도수(%) &times; 0.8(비중 변환)로 계산한다. 따라서 알코올도수 4.5%인 맥주 한 캔(500㎖)의 알코올 양은 18g, 알코올도수 17%로 계산한 소주 한 병(360㎖)의 알코올 양은 약 49g이다. 소주 한 병에 7잔이 나온다면 한 잔에 포함된 순수 알코올 양은 7g으로 한국의 1표준잔=소준 한 잔의 알코올 양=7g이다.

다음 질문. “맥주 한 잔 하자”할 때 맥주 한 잔의 정확한 양은 얼마나 될까? 국가기술표준원은 유리컵에 대한 표준(표준번호 KSL 2408)을 정해뒀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알코올 섭취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권장사항). 맥주잔은 바닥지름 5.5cm, 윗면지름 6.5cm, 높이 11cm가 표준으로 용량은 225㎖이다. 도수 4.5%인 맥주 한 잔의 알코올 양은 8g 정도다.

소주 한 잔의 알코올 양은 7g, 맥주 한 잔의 알코올 양이 8g이라면 전통주는 어떨까. 일반적인 막걸리의 알코올도수는 6%이다. 반면 요즘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프리미엄 전통주의 경우는 비교적 알코올도수가 높다. 약주(주세법상 약주, 맑은술을 의미한다)의 경우 12~18%에 달하기도 해서 한 잔의 알코올함유량은 적지 않다.

아직 소주잔이나 맥주잔처럼 대략적으로 인정하는 전통주 한 잔의 용량은 없다. 다만, 전통주가 고급화되고 알코올도수가 높아지면서 벌컥벌컥 마시는 술은 더 이상 아니라는 데는 공감하는 편이다.

국립청주박물관에는 조선 선조 대의 정치가이자 문인이었던 송강 정철(1536년 ~ 1593년)이 선조에게 하사받은 은술잔이 있다. 사실여부를 떠나 이 은술잔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는 술을 너무나 좋아했고 술 때문에 구설이 잦아 반대 세력으로부터 공격을 많이 받았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선조는 그에게 은술잔을 내리며 하루 석 잔만 마시라고 명했다. 그러나 어찌 하루 석 잔에 만족하랴. 어명을 어길 수 없었던 그는 술잔을 두드려 크기를 늘린 술잔으로 술을 마셨다고 한다.

당시 식사 때 반주로 마시는 술도 한 두 잔이었다. 대게 단맛이 나는 술이어서 아무리 많아도 석 잔 이상 넘어가지 않았다. 동의보감에 전하는 적정음주량 석 잔, 선조의 어명인 하루 석 잔, 반주로 마셨던 한 두 잔도 정확한 측정치는 없지만 아마도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하루 적정음주량 이내였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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