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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 답사기] 보리·메밀 소주...풍류 입고 향을 담다

조회 수 1044 추천 수 0 2023.05.02 15:22:23

입력

현진 기자



[우리 술 답사기] (56)강원 인제 ‘브리즈앤스트림’
많이 쓰이는 쌀 대신 보리·메밀 선택
재료 볶아 사용·항아리 숙성도 눈길
샌프란시스코 세계 증류주대회 ‘금’
소맥·하이볼 만들때 활용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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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번트 보리25’ ‘번트 메밀40’.

코로나19로 촉발한 증류주 열풍에 최근 전통주 업계에선 전에 보지 못한 다양한 소주가 나오고 있다. 올해 문을 연 강원 인제 ‘브리즈앤스트림(Breeze&Stream)’도 그중 하나다. 증류식 소주 원료로 많이 쓰이는 쌀 대신 보리·메밀을 사용한 소주부터 선보인 게 이색적이다. ‘세상에 없던 술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술을 내리는 남구 대표를 만났다.

“해외 영업 업무를 오래 했어요. 전세계를 누비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나라 술을 접했죠. 집에서도 종종 술을 만들었는데 외국에도 좋은 우리술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막걸리는 외국에 가져가기 어렵고, 증류주가 좋겠다 싶었어요.”

무작정 취하는 술이기보단 즐기며 마시는 술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남 대표는 고급스러운 한국 소주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양조장 이름인 브리즈앤스트림은 풍류(風流), 즉 미풍(브리즈)과 시냇물(스트림)을 뜻한다. 병 라벨을 자세히 보면 한 선비가 냇가에 배를 띄워놓고 술을 마시고 있는 등 ‘풍류’를 시각화했다.

브리즈앤스트림은 벌써 양양지역 보리로 만든 <번트 보리25>(25도), 춘천지역 메밀로 만든 <번트 메밀40>(40도) 등 두가지 술을 출시했다. 원래는 귀리소주도 만들 계획이었지만 국산 귀리로 완성도 있는 술을 만드는 건 쉽지 않아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저희 양조장은 증류주에선 후발주자에요. 그러니 쌀이나 밀보단 조금 독특한 곡물로 시작하고 싶었어요. 보리·메밀도 일부러 볶아서 썼죠. 다른 술과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서요.”

그가 술에 볶은 재료를 쓴 건 ‘향’ 때문이다. 볶은 재료를 쓰면 술에서 고소한 향이 나게 된다. 또 증류할 때도 다단식 증류기 대신 향미성분(향)을 뽑아내기에 더 적합한 단식 동증류기를 사용한다.

좋은 향을 내기 위해선 숙성도 중요하다. 브리즈앤스트림은 원스피리츠 <원소주>와 담을술공방 <주향>에도 쓰이는 윤두리공방의 항아리를 사용한다. 술이 항아리 숙성을 거치면 날카로운 맛이 줄고 목 넘김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깊고 풍부한 향이 생긴다.

강원 인제 브리즈앤스트림 양조장의 남구 대표가 동증류기 앞에서 ‘번트 보리25’를 시음하며 관능평가를 하고 있는 모습. 인제=현진 기자


맛은 어떨까. <번트 보리25>와 <번트 메밀40> 모두 곡물향이 강하다. ‘고소’하기보단 ‘구수’하다. <번트 보리25>는 생강을 먹었을 때처럼 매운맛이 느껴지지만 묵직한 밀도로 이를 부드럽게 눌러준다. 25도인데도 ‘단단한 술’이라는 평을 듣는다. ‘증류주는 40도부터’라는 말이 있듯 진가는 <번트 메밀40>에서 느낄 수 있다. <번트 메밀40>은 구운 곡물 향기, 깊은 바닐라 풍미가 전해진다. 마시다보면 술이 사라져가는 게 아쉽다. 최근 <번트 메밀40>은 ‘2023 샌프란시스코 세계 증류주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더 재밌게 마시는 방법은 ‘번트밤’과 ‘번트 하이볼’. 번트밤은 맥주와 <번트 보리25>를 7대 3 비율로 만드는 ‘소맥’으로 일명 ‘죽은 맥주 살리는 술’이다. ‘번트 하이볼’은 술과 탄산수를 1대 3으로 섞어 먹는 칵테일이다.

남 대표는 브리즈앤스트림을 통해 글로벌한 한국 증류주를 만들 계획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국산 재료를 쓴 보드카, 오크숙성 증류주에도 도전한다.

“보드카·버번·테킬라 등 세계적인 술에 한국적인 옷을 입혀 내놓고 싶어요.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전통주의 멋과 맛을 알릴 수 있는 술을 만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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