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우리 술 답사기] 보리·메밀 소주...풍류 입고 향을 담다

조회 수 1049 추천 수 0 2023.05.02 15:22:23

입력

현진 기자



[우리 술 답사기] (56)강원 인제 ‘브리즈앤스트림’
많이 쓰이는 쌀 대신 보리·메밀 선택
재료 볶아 사용·항아리 숙성도 눈길
샌프란시스코 세계 증류주대회 ‘금’
소맥·하이볼 만들때 활용 ‘금상첨화’

0000019200_001_20230502050203821.jpg
왼쪽부터 ‘번트 보리25’ ‘번트 메밀40’.

코로나19로 촉발한 증류주 열풍에 최근 전통주 업계에선 전에 보지 못한 다양한 소주가 나오고 있다. 올해 문을 연 강원 인제 ‘브리즈앤스트림(Breeze&Stream)’도 그중 하나다. 증류식 소주 원료로 많이 쓰이는 쌀 대신 보리·메밀을 사용한 소주부터 선보인 게 이색적이다. ‘세상에 없던 술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술을 내리는 남구 대표를 만났다.

“해외 영업 업무를 오래 했어요. 전세계를 누비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나라 술을 접했죠. 집에서도 종종 술을 만들었는데 외국에도 좋은 우리술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막걸리는 외국에 가져가기 어렵고, 증류주가 좋겠다 싶었어요.”

무작정 취하는 술이기보단 즐기며 마시는 술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남 대표는 고급스러운 한국 소주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양조장 이름인 브리즈앤스트림은 풍류(風流), 즉 미풍(브리즈)과 시냇물(스트림)을 뜻한다. 병 라벨을 자세히 보면 한 선비가 냇가에 배를 띄워놓고 술을 마시고 있는 등 ‘풍류’를 시각화했다.

브리즈앤스트림은 벌써 양양지역 보리로 만든 <번트 보리25>(25도), 춘천지역 메밀로 만든 <번트 메밀40>(40도) 등 두가지 술을 출시했다. 원래는 귀리소주도 만들 계획이었지만 국산 귀리로 완성도 있는 술을 만드는 건 쉽지 않아 잠시 미뤄두기로 했다.

“저희 양조장은 증류주에선 후발주자에요. 그러니 쌀이나 밀보단 조금 독특한 곡물로 시작하고 싶었어요. 보리·메밀도 일부러 볶아서 썼죠. 다른 술과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서요.”

그가 술에 볶은 재료를 쓴 건 ‘향’ 때문이다. 볶은 재료를 쓰면 술에서 고소한 향이 나게 된다. 또 증류할 때도 다단식 증류기 대신 향미성분(향)을 뽑아내기에 더 적합한 단식 동증류기를 사용한다.

좋은 향을 내기 위해선 숙성도 중요하다. 브리즈앤스트림은 원스피리츠 <원소주>와 담을술공방 <주향>에도 쓰이는 윤두리공방의 항아리를 사용한다. 술이 항아리 숙성을 거치면 날카로운 맛이 줄고 목 넘김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깊고 풍부한 향이 생긴다.

강원 인제 브리즈앤스트림 양조장의 남구 대표가 동증류기 앞에서 ‘번트 보리25’를 시음하며 관능평가를 하고 있는 모습. 인제=현진 기자


맛은 어떨까. <번트 보리25>와 <번트 메밀40> 모두 곡물향이 강하다. ‘고소’하기보단 ‘구수’하다. <번트 보리25>는 생강을 먹었을 때처럼 매운맛이 느껴지지만 묵직한 밀도로 이를 부드럽게 눌러준다. 25도인데도 ‘단단한 술’이라는 평을 듣는다. ‘증류주는 40도부터’라는 말이 있듯 진가는 <번트 메밀40>에서 느낄 수 있다. <번트 메밀40>은 구운 곡물 향기, 깊은 바닐라 풍미가 전해진다. 마시다보면 술이 사라져가는 게 아쉽다. 최근 <번트 메밀40>은 ‘2023 샌프란시스코 세계 증류주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더 재밌게 마시는 방법은 ‘번트밤’과 ‘번트 하이볼’. 번트밤은 맥주와 <번트 보리25>를 7대 3 비율로 만드는 ‘소맥’으로 일명 ‘죽은 맥주 살리는 술’이다. ‘번트 하이볼’은 술과 탄산수를 1대 3으로 섞어 먹는 칵테일이다.

남 대표는 브리즈앤스트림을 통해 글로벌한 한국 증류주를 만들 계획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국산 재료를 쓴 보드카, 오크숙성 증류주에도 도전한다.

“보드카·버번·테킬라 등 세계적인 술에 한국적인 옷을 입혀 내놓고 싶어요.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전통주의 멋과 맛을 알릴 수 있는 술을 만들 겁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스포츠서울]강진군, ‘병영소주’ 남도 전통주 품평회 최우수상 수상 file

입력2022-08-23 14:02 수정2022-08-23 14:01 [스포츠서울|강진=조광태 기자] 전남 강진군 병영양조장의 ‘병영소주’가 지난 22일 전라남도에서 주최한 ‘22년 남도 전통주 품평회 증류주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병영소주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1호...

  • 누룩
  • 2022-08-23
  • 조회 수 554

[농민신문] [우리 술 답사기] 술 빚어 마을 살리기…못해낼 줄 알았다면 ‘오산’입니다

입력 : 2023-12-04 18:22 수정 : 2023-12-06 05:00 경기 오산 ‘오산양조’ 지역쌀 비중 큰 ‘순곡주’ 위주 상품 출시 체험·문화행사로 골목상권 활성화 기여 대중적 막걸리·애주가 겨냥 증류주 다양 경기 오산의 오산양조장에서 만든 막걸리 ‘하얀까마귀(왼쪽부...

  • 누룩
  • 2023-12-06
  • 조회 수 574

[뉴스1] K-주류에 세계가 취한다…해외로 뻗는 '맥주·소주·전통주'

해외로 뻗는 '맥주·소주·전통주'어메이징, 수제맥주 美수출…원소주, 미국·유럽 등 영토 확장 롯데칠성, 미국 공략 강화…순하리·새로·처음처럼 수출 확대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2023-12-06 06:20 송고 | 2023-12-06 08:35 최종수정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 누룩
  • 2023-12-15
  • 조회 수 589

[대구일보] 전통주의 적정음주량은 어느 정도였을까

발행일 2023-10-09 14:09:54 박운석의 우리술 이야기<19>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다. 감초는 한약을 달일 때 탕약의 쓴 맛을 줄여주는 꼭 필요한 약재이다. 중요한 약재는 아니지만 어디에나 빠지지 않는 필수 재료인 셈이다. 당연...

  • 누룩
  • 2023-10-12
  • 조회 수 595

[아시아 경제] 국내 최대 전통주 행사 ‘대한민국 우리술 대축제’ 24일부터 개최

정진기자 입력2023.11.20 10:00 국내 최대 전통주 행사 ‘대한민국 우리술 대축제’ 24일부터 개최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전통주 행사인 ‘대한민국 우리술 대축제'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 누룩
  • 2023-11-20
  • 조회 수 598

[이데일리] 증류주 종량세 도입 추진… 바빠진 위스키 업계

증류주 종량세 도입 추진… 바빠진 위스키 업계 고용진 의원 13일 증류주 종량세 도입 골자 '주세법 개정안' 발의 증류주 수량·도수 기준 과세 추진…"주류산업 활성화 기대" 위스키, 증류주 업체 개정안 따른 가격 예측 속도 "알코올 폐해 억제 강조해야"…개정...

  • 누룩
  • 2023-10-18
  • 조회 수 608

[조선일보] 전통주·도예·첨단산업... 특화 직업高 100곳 만든다 file

김연주 기자 업데이트 2023.08.25 정부가 전통주·도예 같은 특수 분야나 첨단 산업 등 인재를 양성할 직업계고 100곳을 2027년까지 집중 육성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중등 직업교...

  • 누룩
  • 2023-09-04
  • 조회 수 611

브릿지경제 술도 똑똑해야 산다…주류업계 신기술 접목 잇달아

술도 똑똑해야 산다…주류업계 신기술 접목 잇달아 입력 2017-08-20 15:14 수정 2017-08-20 15:16 | 신문게재 2017-08-21 15면 오비맥주 카스에 적용된 ‘프레시 탭’(사진제공=오비맥주)최근 주류업계가 신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주류시장의 경쟁이...

  • 누룩
  • 2017-08-30
  • 조회 수 628

NEWS1 음주운전 처벌 '0.05%'→'0.025%'로 강화…법안 발의

음주운전 처벌 '0.05%'→'0.025%'로 강화…법안 발의 황주홍 "일본 기준 강화 뒤 음주사고율 78%감소"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2017-08-16 13:59 송고 | 2017-08-16 14:00 최종수정 28일 오후 서울 중랑구 중랑캠핑숲 인근...

  • 누룩
  • 2017-08-21
  • 조회 수 634

한국일보 연구해 봤어? 적당한 술 심장에 좋은지를…

연구해 봤어? 적당한 술 심장에 좋은지를… 2017-07-25 (화) 한국일보-뉴욕타임스 특약 ▶ 주류회사 1억달러 프로젝트 지원 ▶ ‘한잔은 건강에 유익’ 대부분 속설에 불과…미 국립보건원 첫 대규모 임상 실험 매일 와인이나 맥주 등 술 한잔을 적당히 즐기면 심장...

  • 누룩
  • 2017-07-26
  • 조회 수 668

연합뉴스 中, 마오타이 대학 정식 출범…"중국 양조산업 세계화 전기"

中, 마오타이 대학 정식 출범…"중국 양조산업 세계화 전기" 송고시간 | 2017/09/10 10:40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을 대표하는 술인 마오타이(茅台) 제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이 정식으로 출범했다. 10일 중국 반관영통...

  • 누룩
  • 2017-09-13
  • 조회 수 683

[한국경제] 올해 최고 우리 술은...1300m 고지 산머루로 만든 김천産 와인 file

입력 2023.08.15 14:18 수정 2023.08.15 14:21 2023년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수상한 15개 제품.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올해 최고의 우리술로 해발 1300m 고지에서 재배한 산머루로 만든 와인이 선정됐다. 막걸리나 청주 같은 전통...

  • 누룩
  • 2023-08-18
  • 조회 수 685

경향신문 농림부·aT, ‘2017 행복한 술, 맛 있는 술, 우리 전통주’ 캠페인

최신 전국일반 서울 경기 인천 대전 세종 충북 충남 강원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광주 전북 전남 제주 농림부·aT, ‘2017 행복한 술, 맛 있는 술, 우리 전통주’ 캠페인 ​농림부·aT, ‘2017 행복한 술, 맛 있는 술, 우리 전통주’ 캠페인 입력 : 2017.10...

  • 누룩
  • 2017-11-03
  • 조회 수 690

[조선비즈] [박순욱의 술기행](90) “주점과 식당의 심야 영업, 눈에 띄게 줄어들어”

전통주점 백곰막걸리 이승훈 대표, 2022년 전통주점 영업분석 코로나로 오랜 영업시간 제한 탓에 ‘술은 늦게까지 마시지 말자’ 분위기 정착 막걸리 판매 1위 복순도가 손막걸리, 약주는 명인 오메기맑은술 “2022년, 소규모 양조장 막걸리 출시 그 어느 해보다 ...

  • 누룩
  • 2023-02-27
  • 조회 수 692

[세법 2017]주류 첨가재료 확대‥전통주 시장 혼란 우려 file

[세법 2017]주류 첨가재료 확대‥전통주 시장 혼란 우려입력시간 | 2017.08.02 15:00 | 김태현 기자 thkim124@edaily.co.kr 정부, 식품위생법 상 허용 첨가재료 모두 허용 저품질 주류 제품 난립으로 주류시장 질서 혼란 --> ...

  • 누룩
  • 2017-08-03
  • 조회 수 69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