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오마이뉴스] 구한말 15만 개의 양조장은 어디로 사라졌나

조회 수 1061 추천 수 0 2023.01.11 13:19:48
1914년 인구 2.3% 참여, 주세법 이후 변화 겪어... 전통주 시장에 더 많은 관심 필요

23.01.04 11:08l최종 업데이트 23.01.04 11:08l 이대형(koreasool)


몇 년 전부터 전통주(민속주+지역특산주) 양조장의 창업이 많아지고 있다. 정확한 통계가 없기에 연도별 양조장 증가수를 알 수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1년에 약 50개의 양조장들이 새로 생겨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2022년 우리나라의 전체 양조장수는 1389개(12월 31일 식약처 기준)이다. 여기에는 희석식 소주나 맥주를 포함한 모든 술을 만드는 양조장을 이야기한다. 나라의 크기에 비해서는 적은 수의 양조장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우리나라의 양조장의 수를 알기에 현재의 양조장의 수가 그렇게 많게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조선에서 술은 가정에서 빚어서 먹던 음식의 범주에 속했다. 김치, 된장과 같은 발효 음식이었고 조상께 올리는 제주(祭酒)나 절기마다 빚던 술들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가양주(家釀酒) 문화였다. 그러기에 술을 빚는 것은 가정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모든 집에서 술을 만들 수는 없었기에 술을 만들어 파는 곳도 있었다. 



한양 어디를 가든 술집이... 
 

쌀, 누룩, 물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가양주


▲ 집에서 빚는 가양주 쌀, 누룩, 물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가양주
ⓒ 이대형


가장 먼저 조선에서는 양조장과 관련된 전국적인 통계가 없기에 양조장수를 유추할 수 있는 문헌 속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조선후기 실학자인 성호(星湖) 이익(李瀷)은 <성호사설>(1760)에서 한양 큰 거리의 상점 가운데 절반이 술집임을 지적하였으며 술집은 한양 어디를 가든 마주치게 되는 풍경의 하나였다고 했다.

비슷하게 정조대 후반에 형조 판서 등을 역임한 이면승(李勉昇, 1766~1835) 역시 술 제조의 금지에 관한 글인 <금양의(禁釀議)>에서 한양성 전체 인구의 10~20%가 술집에 종사하거나 연관되어 있다고 했다. 18세기 한양인구를 30만 정도로 추정하기에 약 3-6만 명이 술과 관련된 일을 한 것이다. 이처럼 많은 문헌에서 한양의 양조장이 많다는 이야기 한 것을 보면 전국적인 양조에 대한 산업적 위상도 추측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가 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1904년 8월 제1차 한일 협약에 따라 10월 일본은 우리나라에 일본양조시험소 초대소장 출신 인물(目賀田種太郞, 메카타 다네타로)을 재정 고문으로 파견한다. 1906년 통감부가 설치되고 통치에 부족한 재원을 조달할 목적으로 주세를 부과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기존에 없던 술에 세금을 부여하려 한 것이다.

이에 1905년부터 1908년까지 우리나라의 주류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1909년 2월 주세법을 제정·공포한다. 이때부터 주류 통계가 만들어지면서 신문에 조선총독부에서 정리한 양조장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다.

근현대 통계(조선주조사)를 보면 1910년 주류 제조장은 무려 15만 5805개였고 주류 제조자는 전국 총가구의 약 7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였다. 또한, 1918년 통계에 따르면 주류제조장은 9만 951개로 줄었지만 집에서 술을 만드는 자가용주 제조면허자 수가 37만 5757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수가 양조를 집에서 한 것이다. 대한매일신보 1915년 05월 29일자 제목을 보면 '조선의 양조주'라는 대제목 밑에 '탁주 빚는 자가 삼십만'이라는 소제목이 나온다.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한매일신보 1915년 05월 29일
▲ 조선의 양조장 대한매일신보 1915년 05월 29일
ⓒ 국립중앙도서관 대한민국 신문

 

총독부에서 최근에 조사한 「주세표」를 보면 작년(1914년) 11월 양주 면허 인원수는 388,395명이나 되고 술 만드는 쌀 수는 1,421,500석(1석=180리터)이라 하며 이에 증수되는 세금은 40,073,566원..(중략).그중에서 양조 쌀 수라던지 면허인이라던지 제일 많은 것은 탁주라 319,620인이 1,228,464석을 양조한다. (생략)


위의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당시 1914년 일제강점기 인구를 1699만 2천 명이라고 가정하면(식민지 시기(1910년-1945년) 조선의 인구 동태와 구조, 박경술 저술 참고) 인구의 약 2.3% 주류 제조에 참여했으며 탁주는 32만 명 약 1.9%가 주류 제조에 참여 한 것이다. 총 인구는 나이와 상관이 없는 통계이기에 실제 성인을 기준으로 한다면 술을 만드는데 관여한 사람의 퍼센트는 더 높아진다 할 수 있다.    

이후 주세법은 1916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주세령(酒稅令)으로 이름을 고치고 생산량의 최저한도를 정해서 소규모 양조장을 자연스럽게 정리하고자 했다. 자연스럽게 집이나 주막에서 소량 만들던 소규모 주조업자는 강제로 정리되고 대형 양조장은 살아남게 되었다. 결국 주세령이 시행되면서 30만 명이 넘던 자가용 주조 면허는 급격히 줄어 1931년이 되면 1명만이 남게 된다.

이때 전국의 주류제조장수도 4670개로 정리되면서 대형 양조장 위주로 완전히 제편이 된다. 결국 1934년 주세령 개정을 통해 자가용주 면허는 완전히 폐지된다. 해방이 된 후에도 당시의 주세법을 그래도 이어받아 근대의 주세법에서도 자가양조를 금지했기에 밀주(密酒)가 아니면 집에서 만들 수가 없었다. 1995년에 자가양조(가양주)를 허용하면서 현재처럼 집에서 술을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주세령 이후 우리 술은 암흑기로 빠져든다.
▲ 주제령 전단  주세령 이후 우리 술은 암흑기로 빠져든다.
ⓒ 한국전통주연구소

 
더 많은 사람이 전통주 시장에 들어오면

현재 전체 주류시장 8조 8345억 원(21년 기준) 중 전통주(민속주+지역특산주)은 941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1%를 만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주류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조금만 높여도 전통주의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양조장의 증가는 전통주 관심이 불면서 더 가파르게 상승을 하고 있다.

양조장의 증가는 자칫하면 과다 경쟁으로 인한 문제로 이어질 수가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구한말의 제조면허자 수인 38만 명을 본다면 우리의 전통주의 발전은 아직 더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제조방법과 기술을 가지고 우리 전통주 시장에 들어와서 전통주의 활성화를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9234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news1 우리 전통주도 홈술·혼술족 추세 맞춰 슬림해진다

우리 전통주도 홈술·혼술족 추세 맞춰 슬림해진다 (서울=뉴스1) 김지석 기자 | 2017-11-20 10:51 송고 © News1우리 전통주도 최근 늘어나는 집에서 가볍게 술을 즐기는 ‘홈술족’과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의 니즈에 맞춰 몸집 ...

  • 누룩
  • 2017-11-20
  • 조회 수 1000

재외동포신문 세계한식총연합회, 한국전통주수출협의회와 업무협약 체결

한식 문화 발전과 전통주 수출 장려 위해 함께 힘쓰기로 ▲ 세계한식총연합회는 1월 3일 한국전통주수출협의회와 ‘한식 및 전통주 진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 서명한 뒤 협약서를 펴 보이는 김영길 세계한식총연합회 총회장(왼쪽)과 한임섭 한...

  • 누룩
  • 2018-01-04
  • 조회 수 996

춘천 술 페스타 앞두고 '붐업'…10월까지 전통주 알리기

10월 개최 전 사전 체험·시음·판매 '풍성'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가 전통주를 주제로 한 축제 '술 페스타'를 앞두고 사전 행사를 다채롭게 펼친다. 전통주[연합뉴스TV 제공] 술 페스타는 제조, 시음, 전시, 판매 등의 프로...

  • 누룩
  • 2021-06-17
  • 조회 수 995

한식재단, 민간단체와 한식협의회 구성한다.

민간단체 한식협의회 MOU 체결식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민간단체 한식협의회 구성 업무협약식'에서 한식 관련 민간단체 대표들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민간단체 한식협의회는 한식 진흥 사업을 통합하고 그...

  • 누룩
  • 2015-01-19
  • 조회 수 992

경남일보 성낙주의 식품이야기

막걸리는 보약 중에 보약이다 (Ⅰ) 막걸리는 보약 중에 보약이다 (Ⅰ) 우리나라 고유의 술인 막걸리는 언제부터 빚어졌을까? 자료에 의하면 삼국시대 이전 벼농사가 시작된 시기에 빚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국유사」에는 좋은 술을 뜻하는 ‘미온(美醞...

  • 누룩
  • 2018-03-05
  • 조회 수 992

[인민망]최승호의 건강이야기⑥ 장(腸)건강이 중요한 이유 만병의 원인은 장에서부터

15:09, January 18, 2019 장(腸)은 인체의 하수구와 같아 우리가 섭취한 각종 음식물들이 최종적으로 찌꺼기가 되어 배출되는 통로이다. 그렇다고 장이 배설통로의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고 섭취한 음식물 속에 함유된 각종 영양소를 흡수하는 매우 중요한 역...

  • 누룩
  • 2019-01-18
  • 조회 수 992

조선닷컴 [술 연구자 이박사의 술 이야기] 한국와인의 발전, 전통주에서 분리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과거 복분자 술이 유행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한국와인을 마셔본 소비자 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외국 와인은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에서 다양한 종류와 가격대를 쉽게 구입할 수 있으나 한국와인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와인을 판매하는 식당도 흔치 않다. 그동...

  • 누룩
  • 2018-05-24
  • 조회 수 991

감성으로 빚어낸 경북의 전통주 한눈에

경북도가 '한권에 담은 경상북도 우리술'(사진) 책자를 제작했다. 이 책자는 신라 천년왕국의 전통과 경북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특산물을 소재로 특유한 맛뿐만 아니라 경북만의 고유한 전통주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됐다. 선조들이 즐겼던 전통 ...

  • 누룩
  • 2015-02-25
  • 조회 수 990

리츠칼튼 서울 ′더 리츠바′ 칵테일 컨테스트

리츠칼튼 서울 ‘더 리츠바’은 다음달 27일 오후 5시부터 칵테일 컨테스트 “리츠칼튼 메모리- 꿈의 칵테일(RC Memories- Dream Cocktail)”을 진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컨테스트는 바텐더가 아니더라도 칵테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접 참여할 수 ...

  • 누룩
  • 2014-09-01
  • 조회 수 987

[소믈리에타임즈] 전통주갤러리, 석가탄신일에 북촌에서 '전통주 플리마켓' 개최

우리술오신날 북촌전통주플리마켓 (사진=전통주갤러리) 오는 5월 27일 토요일 부처님오신날, 서울 북촌에 위치한 전통주갤러리에서 국내 최초 전통주플리마켓이 개최된다. 전통주갤러리 남선희 관장은 “엄격한 주세법 때문에 국세청 승인 장소 외에서는 주류판...

  • 누룩
  • 2023-05-24
  • 조회 수 986

2014 대전 국제 푸드&와인 페스티벌, 2일 팡파르

2일~5일 4일간, 대전무역전시관 및 대전컨벤션센터 일원에서 열려 ▲ 2013 다리위의 향연 자료사진 공식행사, 전시‧체험, 공연‧예술, 경기‧학술, 특별행사 등 테마로 20개 프로그램 구성 전 세계 19개국 1만여종의 유명 와인은 물론 전통주와 음식을 공연과 ...

  • 누룩
  • 2014-10-02
  • 조회 수 986

머니투데이 정부, 막걸리 등 전통주 온라인 판매 허용추진

정부, 막걸리 등 전통주 온라인 판매 허용추진정부, 규제개혁 국민토론회 개최… 중소상공인 100여명 참석해 규제 어려움 호소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입력 : 2017.02.22 19:46 닫기 ...

  • 누룩
  • 2017-03-03
  • 조회 수 984

매일경제 전통주·전통음식의 만남…18일 남산 한옥마을 축제

전통주·전통음식의 만남…18일 남산 한옥마을 축제 서울 남산의 봄날이 고소한 진달래전과 달큼한 전통주에 익어간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가 주최하는 제10회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 축제가 18~19일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 주제는 '...

  • 누룩
  • 2017-05-18
  • 조회 수 984

브릿지경제 대구한의대 김용운 대학원생, ‘연근막걸리 제조 키트’ 개발

2017년도 대학 창업교육 우수사례 선정 2017년도 경산시 청년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된 김용운 대학원생. (사진 = 대구한의대)대구한의대 한약개발학전공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한약개발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용운 대학원생이 ‘연근막걸리 제조 키트’로...

  • 누룩
  • 2018-05-15
  • 조회 수 984

뉴스1 주목받는 '전통주'…지난해 증류주 판매 22% 증가

농식품부·농관원 빅데이터 분석…'온라인판매 허용' 역할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이 2018 평창 페스티발 파크에서 전통 막걸리 체험을 하고 있다. 이찬우 기자 지난해 전통주 가운데 증류주(증류식소주, 일반증류주, 리큐르) 판매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

  • 누룩
  • 2018-02-07
  • 조회 수 98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