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한경비즈니스] [막걸리 열전] ‘로컬’의 가치 담은 팔팔막걸리

조회 수 1104 추천 수 0 2021.07.28 16:37:36

기사입력 2021.07.25. 오전 6:33

김포 특등급 쌀이 만들어 낸 산뜻한 맛
0000058143_001_20210725063307743.jpg특등급의 김포금쌀을 원료로 만드는 팔팔막걸리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의 특징은 ‘로컬’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획일적인 스펙보다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은 대도시보다 개성이 살아 있는 지역을 선호한다. 막걸리가 MZ세대 사이에서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막걸리의 맛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생산지의 물과 쌀이다. 
즉 막걸리는 그 자체로 지역의 가치를 담고 있는 술이라고 할 수 있다. MZ세대가 만드는 팔팔막걸리를 이야기할 때 
김포라는 지역을 빼놓을 수 없는 것처럼.

팔팔막걸리를 만드는 팔팔양조장은 최고의 막걸리를 결정짓는 것은 최상급의 쌀이라고 믿는다. 막걸리 이름인 팔팔 역시 ‘쌀을 수확하기까지 농부가 88번의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양조장이 김포에 터를 마련한 배경에도 쌀이 있었다. 정덕영 팔팔양조장 대표가 최고의 쌀을 찾아 수도권 정미소를 모두 찾아다닌 끝에 찾은 것이 김포금쌀이었다.

팔팔막걸리는 시트러스향이 감도는 산미와 탄닌감 갖췄다.


양조장을 김포에 세운 이유


김포 쌀은 품질과 맛이 뛰어난 만큼 가격도 비싸다. 시중 막걸리 회사에서 사용하는 원료와 비교하면 무려 세 배 이상 비싸다. 팔팔막걸리는 일반 막걸리보다 세 배 이상의 쌀을 사용하기 때문에 단순 계산하면 원료비가 9배 이상 비싼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걸리 가격을 5000원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고 즐기기 위해 가성비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생산 장비를 대용량으로 갖춰 한 번에 생산하는 양을 늘리고 자동화 설비로 인건비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가격 부담을 보완하고 있다.

팔팔양조장은 청년 세 명이 꾸려 가는 만큼 MZ세대다운 활기가 넘친다. 정 대표와 이한순 이사는 젊은 막걸리 바람을 일으켰다고 평가받는 한강주조의 창립 멤버다. 이들은 ‘우리만의 술을 만들어 보자’는 포부로 팔팔양조장을 새롭게 열었다. 감각이 남다른 두 사람이 만든 작품인 만큼 전통 막걸리 레시피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시도에 방점이 찍혀 있지는 않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막걸리에서만큼은 융통성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기본에 충실했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팔팔막걸리 맛의 비결은 ‘BS 공법’, 즉 밤샘에 있다. 술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 밤새워 양조장을 지키기 때문이다. 술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관찰하고 여러 변수를 바꿔 가며 실험을 계속하다 보면 밤을 새우는 일은 예사다. 정 대표의 “팔팔막걸리에 영혼을 갈아 넣는다”는 말이 마냥 우스갯소리가 아닌 이유다.

양조장 터를 구하고 설비를 갖추는 6개월 동안에도 연구만큼은 쉰 적이 없다. 집에 발효기를 설치하고 계속 실험과 테이스팅을 거듭하며 실험을 계속해 나갔다. 그들의 목표는 자연스러운 단맛을 지니면서도 탄산이 없는 막걸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아스파탐 같은 인공 감미료 없이 단맛을 내려면 쌀에서 당을 충분이 끌어올려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발효 과정에서 지나친 탄산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오랜 기간 실험을 거듭하며 이전 회사에서 쌓은 경험에 데이터를 차곡차곡 쌓아 마침내 탄생한 것이 팔팔막걸리다.


팔팔막걸리는 원재료비가 높지만 한 병에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가격 부담은 대용량·자동화 설비로 보완하고 있다.


취했을 때 가장 맛있는 술



정 대표는 팔팔막걸리가 술 자체로도 맛있는 술, 마시기 편하면서도 원료의 맛이 잘 느껴지는 술이 되기를 바랐다. 그 결과 당도가 낮고 무게감이 가벼운 막걸리가 탄생했다. 팔팔막걸리는 시트러스 향이 감도는 산미에 타닌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목넘김 이후 입안에 남는 맛 없이 깔끔하게 딱 맞아떨어진다. 그 덕분에 여러 병 마셔도 질리지 않는다. 정 대표는 이를 “취했을 때 가장 맛있는 술”이라고 설명한다.

일차적으로는 목표한 맛을 내는 데 성공했지만 팔팔양조장의 실험은 멈추지 않는다. 팔팔양조장의 꿈을 위해서다. 바로 팔팔막걸리의 자체 효모 개발이다. 정 대표는 “독자적인 효모로 술을 빚을 때 비로소 우리만의 차별성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는 막걸리만을 위한 독자적인 품종의 쌀을 개발해 팔팔막걸리의 정체성을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덕영 대표의 목표는 팔팔막걸리만을 위한 독자적인 효모와 쌀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다.


[인터뷰] 정덕영 팔팔양조장 대표


-막걸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나왔다. 여러 나라 출신 학생들과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다들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높고 이를 계승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그 모습을 보며 언젠가 한국 고유 문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막연하던 생각이 구체화된 것은 담금주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였다. 그때 마침 한강주조의 고성용 대표와 만났고 함께 막걸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요즘 막걸리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나.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생산자가 젊은 세대로 교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팔팔막걸리도 막걸리 대중화에 조금이나마 역할을 하고 싶다. 한편으로는 초기 수제 맥주 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무조건 첫 모금에 승부를 보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술맛이 강해지고 천천히 오랫동안 마시기에는 힘든 막걸리가 많다.”

-생산 규모가 궁금하다. 공급을 확대할 계획인가.

3000병 정도를 생산해 전통주 보틀 숍과 주점 등에 납품하고 있다.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 대규모로 납품하게 되면 유통 과정에서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분간은 맛과 품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맛을 안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은아 SRT매거진 기자 una@hankyung.com
출처 :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1&oid=050&aid=0000058143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마셔보고 구입하세요"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주류전문점 방문해보니

매그넘 더 바틀샵(MAGNUM the bottle shop) 와인, 위스키, 맥주는 물론 전통주까지… 직접 마셔보고 구입할 수 있어 아시아 최대 규모 와인시음기 보유, 한 번에 100여 종의 주류 시음 가능 박물관처럼 전문가가 해당 국가, 지역에 관한 배경과 특징 등 전문적...

  • 누룩
  • 2015-04-22
  • 조회 수 2198

[대구경북] 기차타고, 경주 명품 축제 보러가자!

▲ 지난해 경주 떡과 술잔치를 찾은 관광객들이 부대행사인 골든벨 퀴즈에 참여하고 있다. ⓒ2012 CNB뉴스▲ CNB뉴스, CNBNEWS, 씨앤비뉴스 (재)경주문화재단이 추석 명절을 맞아 축제와 연계한 기차여행 상품을 선보이는 등 대대적인 축제 홍보에 나선다. 그 첫 ...

  • 약손
  • 2012-10-02
  • 조회 수 2186

[아시아 술 대탐험] 조선 3대명주 ‘감홍로’ 이기숙 명인 “‘선친의 유산’ 대 이어 물려줄 것”

[아시아 술 대탐험] 조선 3대명주 ‘감홍로’ 이기숙 명인 “‘선친의 유산’ 대 이어 물려줄 것” 作者: 최정아 on August 3, 2015. 类别: 1. 한반도, 4. 문화, ALL 무더운 여름, 갈증을 해소시키는데 한 잔의 술보다 더 좋은 벗이 있을까? 소주, 맥주, 위스키, 보...

  • 누룩
  • 2015-08-03
  • 조회 수 2183

'하우스 막걸리' 시대 열렸다…세부 규정 '착착'

'하우스 막걸리' 시대 열렸다…세부 규정 '착착'[조세일보] 이현재 기자 이메일 : rozzhj@joseilbo.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보도 : 2016.02.15 10:22 수정 : 2016.02.15 10:22 --> --> ...

  • 누룩
  • 2016-02-15
  • 조회 수 2179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제13회 대한민국 막걸리축제 개최

고양시, 일산문화공원에서 제13회 대한민국 막걸리축제 개최 최종복 기자 (bok7000@ajunews.com) | 등록 : 2015-09-18 09:49 | 수정 : 2015-09-18 09:49 --> [고양시제공] 아주경제 최종복 ...

  • 누룩
  • 2015-09-21
  • 조회 수 2166

2015년 최고의 막걸리와 전통주는?

2015년 최고의 막걸리와 전통주는?조선닷컴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mw0422@chosun.com입력 : 2015.11.26 09:00 2015년 우리술 품평회 대상 수상작 소개. 제1부 느린마을 라이트 막걸리 다사다난했...

  • 누룩
  • 2015-11-30
  • 조회 수 2163

농식품부, 조은술 세종 등 ‘찾아가는 양조장’8개 신규 선정

농식품부, 조은술 세종 등 ‘찾아가는 양조장’8개 신규 선정 [헤럴드경제=배문숙기자]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찾아가는 양조장’ 8개소를 신규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지역 양조장에 환경개선, 품질관리, 체험프로그램 개선, 홍보 등...

  • 누룩
  • 2015-07-20
  • 조회 수 2157

WSJ 유럽판 1면 막걸리광고, 서경덕-송일국 ‘한국의 전통주’ 자랑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판 1면에 막걸리 광고가 떴다. 지난 1월6일 월스트리트 저널 유럽판 1면에는 백의민족의 상징인 흰색 한복을 차려입은 송일국이 막걸리 한잔을 건네며 웃고있는 사진이 커다랗게 걸렸다. 그의 머리 위에는 ‘MAKGEOLLI?’(막걸...

  • 누룩
  • 2014-01-07
  • 조회 수 2156

향긋한 제주 감귤 맥주, 위하여 ~

- 고교 동창 강규언·문성혁씨 개발 "사회적 기업으로 맥주사 세울 것" “제주 감귤을 넣은 맥주랍니다. 시원하게 한잔 어때요.” 제주 출신 대학생 2명이 감귤 성분을 넣어 만든 ‘베타맥주’를 개발, 시판을 준비 중이다. 제주 오현고 동창인 제주대 ...

  • 누룩
  • 2014-02-06
  • 조회 수 2152

장아찌와 막걸리, 전통내림 솜씨 무료강좌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전통 요리법 전수 장아찌와 막걸리, 전통내림 솜씨 무료강좌 우리 고유 전통음식인 장아찌와 막걸리를 집에서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시식해보는 무료강좌가 열린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건강한 식생활문화 보급을 위해 전통음...

  • 누룩
  • 2012-10-30
  • 조회 수 2150

맥주병은 왜 대부분 '갈색'일까?

[몰라도 되는 식품 이야기]맥주병은 왜 대부분 '갈색'일까?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십수 년 전 맥주업계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맥주병은 ‘갈색’이어야만 한다는 고정 관념을 깬 맥주가 나와서다. ‘눈으로 마시는 맥주’라는 카피가 붙은 이 맥주는 젊...

  • 누룩
  • 2013-02-03
  • 조회 수 2140

[아시아,대한민국] 전국의 이색 스테이 Part 1

따스한 온기가 감도는 숙소에서의 하룻밤. 일상에서 누리기 힘든 체험과 함께한다면 특별한 여행을 완성할 수 있다. 여기 이색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전국의 스테이 6곳을 안내한다. ART STAY 보안1942, 여관의 부활 보안여관과 비슷한 톤의 벽돌로 마감한 보안...

  • 누룩
  • 2019-07-16
  • 조회 수 2139

전통주 술병 안에 문화가 있고 경제가 있다

전통주 술병 안에 문화가 있고 경제가 있다 권순창 기자 | ychabj@hanmail.net 승인 2016.03.06 00:04:43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통주 산업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농식품 6차산업이라는 농식품부 ...

  • 누룩
  • 2016-03-08
  • 조회 수 2137

제주 전통주, 세계시장에 우뚝 서기를… [5]

[기고] 제주 전통주의 활성화를 바라며 / 현명헌 제주주류도매업협회장 ▲ 현명헌 제주주류도매업협회장 원래 주류(술)는 인터넷으로 판매할 수 없도록 원칙을 정하고 있다. 때문에 소주, 맥주, 위스키, 와인 등은 인터넷을 통해 판매할 수 없고 이...

  • 누룩
  • 2013-01-22
  • 조회 수 2132

높은 세율에 고사위기 ‘토종 와인’...막걸리의 6배

높은 세율에 고사위기 ‘토종 와인’...막걸리의 6배1만원 와인에 세금만 2200원...지역의회 세율 인하 건의유재형 기자poem@ekn.kr 2015.09.15 13:06:51 ▲국내 유일 ‘포도·와인산업특구’으로 지정된 충북 영동은 한해 200톤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에너지경...

  • 누룩
  • 2015-09-16
  • 조회 수 213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