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조선의 그 많던 누룩은 다 어디로 갔나?

조회 수 1252 추천 수 0 2021.06.29 21:49:01

전통주에 있어 막걸리나 약주를 만드는 재료를 간략히 하면 쌀, 누룩, 물을 꼽을 수 있다.

모든 재료가 각각 중요한 역할이 있지만 발효에 있어서는 누룩의 역할이 크다. 일반적으로 누룩은 밀기울(밀 껍질)에 물을 넣고 일정한 형태(사각, 원형 등)로 모양을 만든 후 적당한 온도에서 곰팡이와 함께 다양한 효모와 미생물을 성장 시킨 것을 이야기 한다.

이런 누룩은 술 제조 시 전분질 원료인 쌀 등을 분해해서 당을 만드는 역할과 누룩에 있는 효모로 하여금 분해된 당을 사용해서 알코올 생산을 하게 한다. 누룩 품질에 따라 알코올 생산량이나 맛, 향 등 전통주의 품질이 결정 된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다.


이렇듯 술 제조에 있어 중요한 일을 하는 누룩이지만 현재 술 제조에서 누룩의 지위는 높지 않은 듯하다. 현재 100% 전통 누룩을 이용해서 술을 만드는 양조장들은 많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대규모 양조장으로 갈수록 확연하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양조장의 누룩 사용량이 줄어들게 된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 누룩의 역사는 술의 역사와 같다. <고려도경(高麗圖經)>에 누룩에 관한 기록이 있다. 그보다 더 오래된 책인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문헌에도 술에 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술을 만드는데 필수 재료인 누룩도 삼국시대부터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러한 누룩은 술 종류의 다양화, 고급화, 산업화가 되면서 같이 발달을 했다. 특히, 우리 술 종류의 체계가 완성된 조선시대에는 누룩을 파는 상점인 은국전(銀麯廛)이 종로의 시전 거리에 매우 많았다.


조선 후기 시전 풍경 다양한 시전들이 몰려있던 운종가의 모습
▲ 조선 후기 시전 풍경 다양한 시전들이 몰려있던 운종가의 모습

은국전은 조정에 세금을 내는 시전의 하나로 술을 빚는 사람들에게 누룩을 공급하는 일종의 상점이었다. 얼마나 많은 누룩들이 술을 만드는데 사용되었는지 중종대에는 도성의 각 시장에 누룩을 파는 데가 7, 8곳이 있어 하루에 거래량이 7백~8백 문이 되며, 그 누룩으로 술을 빚어 쌀 소비가 천 여석에 이르렀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세금을 내지 않는 난전도 많았기에 실제 누룩생산량은 더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누룩의 사용은 근대화 시기까지 계속적으로 증가한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의 양조 현황을 정리한 조선주조사에 따르면, 1924년 전국에 28,206개의 누룩 제조장이 있었고 면허 인원은 37,759명, 그 공장들이 만들던 누룩 양은 45,103톤이었다. 당시에는 각 지역에 소규모의 특색 있는 누룩 제조장이 있었다. 누룩 제조장이 많은 것은 다양한 술들이 생산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일본 식민지 시기에 세금을 걷기 위한 일본 입장에서 조선의 자가제조 및 판매용 누룩의 품질이 고르지 못해서 술 품질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자가제조가 많다 보니 밀주의 원료로 제공될 수 있다는 정부의 판단으로 각 도에서는 누룩 제조장을 통합하기로 방침을 수립한다.

1923년경부터 경북을 시작으로 충북, 경기, 전북, 전남 등의 각 지방 별로 집약 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개량 곡자의 제조를 권장하였다. 경상남도의 경우 1927년 2,466곳의 누룩 생산 공장이 1929년에는 786곳으로 감소하였다. 이때부터 전국적으로 누룩 생산 공장의 감소가 일어났으며 우리 누룩의 다양성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독립 이후에도 입국이라는 새로운 단일균을 이용한 흩임 누룩 제조방식이 우리나라에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전통 누룩으로 만든 술들은 설자리를 잃어 버렸다. 누룩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2,000개 이상 되던 누룩 제조회사가 현재 3곳 정도로 줄어들었다. 몇몇 작은 업체도 있지만 소량 생산에 그치고 있다.
 

다양한 누룩들 다양한 원료로 만들어진 전통누룩들
▲ 다양한 누룩들 다양한 원료로 만들어진 전통누룩들

업체들은 자신들의 술에 있어 특징을 가지기를 원한다. 이러한 특징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다양한 미생물을 가진 전통 누룩일 것이다. 모든 양조장이 100% 누룩만 사용해서 술을 만들 필요는 없다.

소량의 누룩과 다른 발효제들을 사용해도 업체들마다 특색 있고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전통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누룩은 전통주의 차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재료라는 것을 양조장들이 알았으면 하고, 소비자들 역시 누룩을 사용한 전통주의 가치를 알았으면 한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54881&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뉴스1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 전통주 빚기 체험 신청자 모집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 전경./뉴스1© News1 전북 완주군은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에서 31일부터 2월4일까지 전통주 빚기 체험 신청자를 모집한다고 29일 밝혔다. 체험시간은 평일 3회(오전 11시, 오후 2시, 4시), 주말 1회(11시)다. 술 빚기 체험은 5인 이상 ...

  • 누룩
  • 2018-01-29
  • 조회 수 975

[세계일보] 콜라보로 이어지는 전통주 시장 [명욱의 술 인문학] file

입력 : 2022-12-31 19:00:00 수정 : 2022-12-30 20:09:22 지난 15일, 서울의 한 공간에서 열린 흥미로운 행사에 참여했다. 바로 소맥바라는 이름의 믹솔로지 팝업 스토어. 소맥바라고 한다면 소주와 맥주를 섞는 폭탄주가 생각되지만 기존의 스타일과는 ...

  • 누룩
  • 2023-01-05
  • 조회 수 973

막걸리업계 '올드한 이미지 싹 바꾼다"

젊은층 겨냥 디자인·독특한 광고영상 등 선보여 배상면주가는 3D 캐릭터를 활용해 제작한 느린마을막걸리 광고 영상을 선보였다. [사진=배상면주가] 최근 막걸리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막걸리 업체들은 올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펼치며 소비...

  • 누룩
  • 2021-07-26
  • 조회 수 973

셀럽들이 전통주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 [명욱의 술 인문학]

바야흐로 셀러브리티(셀럽) 전통주 시대다. 박재범의 원소주, 백종원의 백걸리, 김보성의 의리 소주, 그리고 곧 출시될 임창정 소주 등이다. 셀럽들은 왜 이렇게 전통주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전에는 왜 없었을까? 이렇게 셀럽...

  • 누룩
  • 2022-06-22
  • 조회 수 970

우리 술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 ‘16년‘찾아가는 양조장’6개소 신규 선정

우리 술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 ‘16년‘찾아가는 양조장’6개소 신규 선정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양조장을 체험 관광과 연계한 지역 명소로 육성, 6차산업화 견인최경민 기자l -->승인2016.07.06 09:27:28 트위터 페이스북...

  • 누룩
  • 2016-07-12
  • 조회 수 968

아이뉴스24 경쟁 치열한 주류업계, 공격 행보 나선다

인기 제품 생산량 증가·신시장 개척 등으로 점유율 확대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오랜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소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던 주류 업계가 이제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전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각 ...

  • 누룩
  • 2018-06-25
  • 조회 수 968

서경덕 교수, 3월부터 전국 돌며 막걸리 홍보

'막걸리 유랑단' 이달말 경기도 출발해 연말까지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 한국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이달 말 경기도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을 돌며 막걸리 홍보에 나선다. 이 행사는 지난...

  • 누룩
  • 2015-03-13
  • 조회 수 967

"가벼워진 송년회, 전통주로 분위기 살리자~!"

연말 송년 모임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지속된 불황에 폭음 대신 간단히 식사와 반주로 마무리하는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부드러운 목 넘김에 간에 부담을 덜어주는 저도주 전통주가 소비자들을 사...

  • 누룩
  • 2014-12-24
  • 조회 수 967

취향을 드러내는 사회, 수제맥주가 유행하는 이유 file

취향을 드러내는 사회, 수제맥주가 유행하는 이유 디지털 뉴스부 | nwtnews@nwtnews.co.kr 승인 2016.12.06 14:32:21 ▲ SNS상에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것이 일반화되면서,수제맥주가 일종의 문화적 키워드가 되고 있다. (내외통신=디지털뉴스부)기존에 ...

  • 누룩
  • 2016-12-23
  • 조회 수 963

이코노믹리뷰 온라인 마켓 ‘전통주’ 판매 논란 왜 뜨거울까

온라인 마켓 ‘전통주’ 판매 논란 왜 뜨거울까 G마켓·옥션·11번가 전통주 판매 시작, 기존 주류들 판매부진 지속 주장 이유는 박정훈 기자 | pjh5701@econovill.com | 승인 2017.07.25 08:01:17 ▲ 출처= 픽사베이 --> 지...

  • 누룩
  • 2017-07-25
  • 조회 수 963

연합뉴스 "여성 20∼30대 전통주 구입 비중 남성보다 높아"

강남·홍대·이태원에서 젊은이들이 마신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전통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명절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소셜 웹 빅데이터와 온·오프라인 판매데이터를 통...

  • 누룩
  • 2018-02-06
  • 조회 수 960

한국영농신문 한국와인, 다양한 효모 이용해서 레벨 up

와인연구소, 효모별 화이트 와인 선보여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은 5월 29일 화이트 와인용 효모 8 종류를 ‘청수’ 품종과 ‘청포랑’ 품종에 양조하여 다양한 효모별 화이트 와인을 선보였다. [사진제공=충청북도농업기술원] 충청북도 농업기술원(원장 차선세)은 ...

  • 누룩
  • 2018-05-31
  • 조회 수 957

수원일보 경기도 기술이전 전통주 '우리술 품평회 대통령상' 수상

경기도가 개발하고 기술 이전한 호담산양삼막걸리가 2017년 우리술 품평회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26일 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우리술 품평회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는 5개부문(탁주, 약‧청주, 과실주...

  • 누룩
  • 2017-11-27
  • 조회 수 956

헤드라인제주 위성곤 의원, 전통주 전문 지원기관 설립 국회 심포지엄 개최

▲ 위성곤 예비후보.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은 1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전통주 생산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통주 세계화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전통주 전문 지원기관 설립 ...

  • 누룩
  • 2018-05-01
  • 조회 수 956

전통주 명인들 "세계 명주 대열에 합류하겠다"

전통주 명인들 "세계 명주 대열에 합류하겠다" "역사는 길지만, 마케팅에 미숙합니다. 또 외롭습니다. 전통주 영광을 찾기 위해, 미래를 위해 (노력을) 전개하겠습니다. 세계 명주 대열에 합류하겠습니다." 지난 26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 ...

  • 누룩
  • 2015-06-29
  • 조회 수 95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