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한겨례][ESC] 레몬이 전통주 재료라고? 젊은 양조자들의 도전

조회 수 1155 추천 수 0 2019.12.18 18:01:04

20191212501755.jpg


‘전통주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면 생활한복을 입고 항아리에 막걸리를 빚는 이가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예스럽고 고즈넉한 양조장을 배경으로 세상을 초월한 듯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얼굴도 생각날 것이다. 그동안 방송 등 미디어에 등장한 전통주 양조자의 모습이다. 하지만 달라졌다. 청년들이 이른바 ‘이 판’에 끼어들기 시작하면서다.


양조장 위치 서울 성수동, 평균나이 34.8살, 양조 경력 평균 1년 미만, 술 재료인 쌀 생산지 서울. 조건만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주 제조 환경과는 많이 다르다. 열거한 조건들은 ‘한강주조’ 양조장 얘기다. 지금 전통주 업계에서 ‘핫’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 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전통주 업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젊은 감각과 재미, 마케팅 때문이다. 창업자 4명 모두 술과는 관련 없는 분야에서 마케터나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병 디자인과 브랜딩 모두 본인들이 만들었다. 특히 이들의 에스엔에스(SNS) 마케팅은 독특하다. 단박에 대중의 눈을 사로잡았다. 서울에서 양조장을 차리는 과정, 서울 쌀(경복궁 쌀)을 농민과 같이 수확하는 모습 등을 올렸다. 그저 완성된 제품을 자랑하는 식의 내용이 아닌 과정의 희로애락을 올려 공감을 얻었다. 이들의 양조 경력은 짧지만, 이들이 만든 무감미료 6도 막걸리는 주점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막걸리 비수기인 지금도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청년들의 양조장은 ‘한강주조’만 있는 건 아니다.

다양한 수입 과일을 첨가해 퓨전 전통주를 만드는 곳도 있다. 우리는 전통주를 만드는 곳을 일반적으로 양조장이나 조주라고 부르지만, 이 업체는 스스로 브루어리라고 한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독(dok)브루어리’이다. 이름만 들으면 맥주를 만드는 곳으로 착각한다. 대학교 선후배가 뭉쳐 설립한 독브루어리는 대표가 한식조리학과를 졸업한 20대다. 외국 맥주 브루어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는 양조장 콘셉트를 맥주업계에서 차용해 왔다. 양조장도 맥주 펍처럼 만들었다. 그는 “공간을 세련되게 만들었더니 카페로 알고 들어오는 손님도 있다”라고 한다. 인테리어도 중요하지만, 맛이 무엇보다 독특하다. 전통주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퓨전화했다. 석류와 히비스커스로 붉은색을 낸 8도짜리 막걸리가 있는가 하면, 라임이나 레몬, 홍차가 들어가 노란색이 도는 막걸리도 있다. 특이한 점은 전통 누룩과 맥주에 사용하는 ‘프렌치 세종’ 효모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기존 전통주에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맛을 넣어 세상에 없는 맛을 창조했다.


막걸리는 아니지만, 서울 청계산에서 양봉한 꿀을 이용해 술을 빚는 ‘곰세마리양조장’도 있다. 외국에서는 꿀로 만든 술을 ‘미드’(mead)라고 부르며 하나의 범주로 취급한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20대 3명이 모여 만든 양조장은 서울 관악구에 있다. 이들은 말한다. “양조장을 만든 이유는 외국 판타지 드라마에서 마시는 꿀 술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첫발도 특이했지만, ‘곰 세 마리’가 그려진 병 디자인이나 제품을 펀딩 형태로 판매하는 등 마케팅 기법도 기존 양조장과 달랐다. 지금은 유명 셰프들이 음식 페어링에 애용하는 술이 되었다.


외국은 크래프트 비어나 주류에 젊은 층의 유입이 많다. 젊은이다운 창조적인 양조법과 발랄한 마케팅 기법은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그 대열에 들어섰다. 그들이 지치지 않고 계속 ‘세상에 둘도 없는 술’을 양조했으면 한다. 영원히 그들을 응원하리라. 뜨거운 러브레터가 그들에게 닿기를.


글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전통주갤러리 자문위원), 사진 한강주조 제공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920578.html#csidx71c47aeabec1429aca63f696548535f

출처 :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920578.html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매경이코노미]제2회 전통주 베스트 트로피 려25(국순당)·느린마을(배상면주가)·청명주(중원당)…설날에는 우리 술

‘민족의 명절’ 설날이다. 우리 음식에는 우리 술이 어울리는 법. 설날 음식과 곁들일 만한 맛있는 전통주는 뭘까. 매경이코노미는 국내 전통주 산업 부흥을 위해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와 함께 ‘제2회 전통주 베스트 트로피’ 대회를 개최했다. 한국국제소믈리에...

  • 누룩
  • 2019-01-28
  • 조회 수 1961

내 몸의 해독제 전통식초

과일·곡물 원재료 100% 발효시켜 만들어 유기산·비타민 풍부 체내 독소 제거 다이어트·피부미용에도 좋아 식초가 건강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홍초, 흑초, 발사믹 식초를 물에 타 마시거나 샐러드 드레싱으로 활용하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 됐다. 식초를 ...

  • 누룩
  • 2015-01-05
  • 조회 수 1960

병도 맛도 달라졌다, 지금은 막걸리 3.0시대

병도 맛도 달라졌다, 지금은 막걸리 3.0시대김성윤 음식전문기자 입력 : 2016.07.06 03:00 | 수정 : 2016.07.06 07:30 [1만원 넘는 '프리미엄 막걸리' 인기] 유기농쌀 원료에 밀누룩 쓰고 인공감미료 없이 자체의 맛 추구 유리병에 담아 고급스러움 ...

  • 누룩
  • 2016-07-06
  • 조회 수 1960

[비즈한국] [인터뷰] 류인수 한국술산업연구소장 "사케? 청주? 문제는 주세법"

일본식 누룩 사용한 사케는 '청주'로 분류, 전통 누룩으로 빚은 청주는 '약주' "홍길동 같은 처지" [비즈한국] ‘사케냐 청주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결정 당일인 2일 서울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오찬 중 마...

  • 누룩
  • 2019-08-14
  • 조회 수 1957

과음 뒤 마시면 꿀물보다 효과있는 조미료는

과음 뒤 마시면 꿀물보다 효과있는 조미료는 [중앙일보]입력 2013.02.18 00:01 / 수정 2013.02.18 16:38 살뺄 때 한잔 술깰 때 한잔…식초는 우리 몸의 감초 더 편리해진 뉴스공유, JoinsMSN 뉴스클립을 사용해 친구들과 공유하세요 식초는 피로회복·숙취...

  • 누룩
  • 2013-02-20
  • 조회 수 1944

[한국경제TV] 류담, 40kg 감량한 근황...소믈리에 자격증까지?

입력 2021-01-14 21:26 개그맨 겸 배우 류담이 행복한 근황을 전했다. 류담은 14일 자신의 SNS에 전통주 소물리에 합격증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전통주 소믈리에 합격증. 수제막걸리 역전주 전통주 술빚는남자 한국가양주연구소 코로나조심하세요. 차근차...

  • 누룩
  • 2021-01-15
  • 조회 수 1943

시장경제신문 뽀얀 막걸리가 황금빛 맥주보다 고급인 이유

 뽀얀 막걸리가 황금빛 맥주보다 고급인 이유 세금 떼고 붙으면 3~4배 고급주(高級酒) 정규호 기자 승인 2017.04.13 06:36 배상면주가 양조장. 사진=한국막걸리협회[시경 春특집①] 봄이 찾아오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주르륵 주르륵 내...

  • 누룩
  • 2017-04-17
  • 조회 수 1943

예산군 '사과와인 6차 산업 활성화' 모색

예산군 '사과와인 6차 산업 활성화' 모색[뉴시스] 입력 2015.06.21 11:09 / 수정 2015.06.21 11:27 【예산=뉴시스】유효상 기자 = 농림부와 예산군이 사과와인을 6차산...

  • 누룩
  • 2015-06-23
  • 조회 수 1943

'수요미식회' 류인수, "막걸리 라벨만 읽어도 맛 구분 가능"

'수요미식회' 류인수, "막걸리 라벨만 읽어도 맛 구분 가능" tvN'수요미식회'© News1 막걸리 전문가 류인수가 막걸리 라벨 읽는 방법을 전수했다. 29일 방송된 tvN '수요미식회'에서는 가수 강타, 김태우, 막걸리 연구가 류인수가 게스트로 출연해 미식토크를...

  • 누룩
  • 2017-04-03
  • 조회 수 1941

술에 대한 이야기

술에 대한 이야기 어떻게 하면 술에 덜 취하고, 어떻게 하면 술에서빨리 깨는지, 술에 대해선 누구나 한마디쯤 할 수 있다 .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많다 . 그러다 보니 모든 게 뒤죽박죽이다. 예를 ...

  • 약손
  • 2012-09-27
  • 조회 수 1937

[매일일보] 농촌진흥청, 전통주용 플레이버휠 개발 file

우리 전통주의 맛과 향을 한국인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단어로 표현 전통주 플레이버휠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우리 전통주의 맛과 향을 한국인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단어로 표현한 전통주용 플레이버휠(Flavor whee...

  • 누룩
  • 2019-07-31
  • 조회 수 1934

지방 소주 업체들 수도권 틈새 공략 [1]

올해 소주 시장은 한바탕 파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방 소주업체들이 잇따라 서울·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음료와 함께 쉽게 섞어 마실 수 있는 ‘홈 믹싱주’를 선보이는가 하면, 각종 특허기술로 제조된 소주까지 등장시켜 주당들의 입을 즐겁게 하...

  • 누룩
  • 2013-03-14
  • 조회 수 1928

마가리타보다 달콤하고 모히토보다 청량한 전통주 칵테일

[매거진 esc] 요리 설 선물로 인기, 전통주 색다르게 즐기는 법…토닉워터, 레몬만 넣어도 가볍게 변신 성공 설 명절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전통주는 유독 명절에 인기 많은 선물 품목이다. 애주가가 아니라면 주방에 쌓여가는 전통주가 난감하기만 하다....

  • 누룩
  • 2015-02-09
  • 조회 수 1927

뉴시스 주류업계, 디자인 변화로 소비자 눈길 공략

등록 2018-12-19 10:25:19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주류업계가 패키지를 바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병 자체를 독특하게 제작하고 한정판 라벨을 적용하는 등 이미지를 바꿔 관심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싱글몰트 위...

  • 누룩
  • 2018-12-19
  • 조회 수 1926

[문화저널21]막걸리야, 규제 벗고 날자…과일막걸리 쏟아지나

탁주‧약주‧청주 총산규격 삭제된다…제품 개발폭 넓어져 산도높은 새콤달콤 과일들, 생막걸리 원료로 활용할 길 ‘활짝’ 식약처가 막걸리의 총산규격을 삭제하면서 ‘자몽을 담은 생막걸리’, ‘라임을 품은 생막걸리’ 등 산도가 높은 과일들을 활용한 생막걸리 제...

  • 누룩
  • 2019-04-30
  • 조회 수 192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