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시장경제신문 뽀얀 막걸리가 황금빛 맥주보다 고급인 이유

조회 수 1942 추천 수 0 2017.04.17 12:09:58



뽀얀 막걸리가 황금빛 맥주보다 고급인 이유

세금 떼고 붙으면 3~4배 고급주(高級酒) 

  

정규호 기자

승인 2017.04.13 06:36


배상면주가 양조장. 사진=한국막걸리협회

[시경 春특집①] 봄이 찾아오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주르륵 주르륵 내리는 빗줄기와 빗소리를 들으면 생각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막걸리’다. 주류 중 막걸리만큼이나 비와 어울리는 벗(友)은 찾기 힘들다. 비를 벗 삼아 파전과 함께 한 잔 한 잔 막걸리를 마시다보면 어느새 분위기에 취하고, 술에 취한다.

막걸리는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우리의 전통주이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서민들의 애환과 함께 성장해 왔다. 지금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이 ‘막걸리’를 시경 봄 특집으로 준비했다. 역사부터 제조·유통 과정, 어울리는 안주, 세금 등 막걸리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 알고보면 진정한 고급주 ‘막걸리’

막걸리가 싸다는 인식은 매우 잘못된 ‘선입견’이다.

‘막걸리’이라는 명칭과 이미지만 생각하면 막 마신다는 느낌과 서민 주류로 인식돼 싼 술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러나 ‘주류세’를 떼고 보면 매우 고급술이라는 쉽게 것을 알 수 있다.

막걸리와 맥주의 시판 가격은 비슷하지만 주류세는 아주 큰 차이를 보인다. 맥주와 소주의 현 세금은 72%다. 소주‧맥주와 막걸리의 가격이 1,000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소주와 맥주는 720원이 세금이고, 280원이 원가다.

반면 막걸리의 주류세는 5%이므로 50원이 세금이고, 950원이 원가다. 결국 ‘주류세’를 제외하고 원가만 계산하면 막걸리는 맥주‧소주 보다 약 3.5배 비싼 술이 된다.

반대로 막걸리에 맥주‧소주와 똑같은 세금을 부과하면 몇 배는 비싼 술이 된다. 심지어 프리미엄 막걸리 등은 양주와 대결이 가능한 술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주류세’를 제외하고 원가만 계산하면 막걸리는 맥주-소주 보다 약 3.5배 비싼 술이 된다.

한편, 주류업계에서는 청주가 막걸리보다 고급지다는 의견을 놓고 양분돼 있다.

한쪽은 제조 시간이 길고 제조과정이 복잡하므로 고급하다고 주장하지만 한쪽에서는 한 독에서 나온다는 점, 제조과정 복잡성은 똑같다는 점, 단순히 물을 섞기 때문에 막걸리의 양이 많다는 점 등의 이유로 고급스러움은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 막걸리, 동동주, 청주는 ‘3형제’다

막걸리와 동동주 그리고 청주는 한 부모(=독)안에서 태어났다. 막걸리의 본명은 ‘막 걸러낸 술’이다. 쌀로 밥을 짓고, 거기에 누룩과 물을 더해 알코올 발효를 시킨 후 얇은 포 등으로 맑게 걸러내지 않고 ‘막 걸러서 낸 술’이 ‘막걸리’다.

동동주는 소량의 쌀알이 동동 뜨는 독 윗 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 부분이 바로 쌀알이 동동 떠 있다고 하여 ‘동동주’가 된다. 색깔은 막걸리보다 맑고, 투명함이 있다.

만일 어느 주점에 가서 동동주를 판매하는데, 쌀이 안 떠 있고, 색깔도 탁하다면 그것은 동동주가 아니라 막걸리다. 상당수의 주점에서 동동주와 막걸리를 똑같은 술로 판매하고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술을 아주 맑게 걸러낸 것이 ‘청주’다. 청주는 용수(술을 거르는 데 쓰이는 싸리나 대나무로 만든 둥글고 긴 통)를 사용해 만든다. 독 안에 용수를 넣으면 그 안으로는 맑고 투명한 술이 모이는데, 바로 그것이 ‘청주’가 된다.

동동주는 소량의 쌀알이 동동 뜨는 독 윗 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 부분이 바로 쌀알이 동동 떠 있다고 하여 ‘동동주’가 된다. 사진=시장경제신문

한편, 막걸리는 세계적인 고급술로 평가받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 중심에는 아주 좋은 ‘수(水)’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숨어 있다.

위스키나, 와인, 고량주 등의 제조 과정을 보면 물이 좋지 않기 때문에 증류수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막걸리는 물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는 주류임에도 불구하고, 증류수 대신 평범한 물을 사용한다. 그만큼 맑고 깨끗한 물로 주(酒)를 담금다는 이야기다.

◇ 애주가들은 다 가입하는 ‘우주회(雨酒會)’

애주가들은 다 가입한다는 ‘우주회’. 비만 오면 특별히 모이자고 하지 않아도 맛 집이나 술집으로 모이는 친목모임을 뜻하는 애주가들의 전문용어다. 우주회에는 대표적으로 등산파가 있다. 등산을 하고 내려오는 길에 한 주점에 들려 등산의 노고를 파전과 막걸리 한잔으로 푸는 사람들이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막걸리의 진정한 맛을 군대에서 배우는 '군대파'도 많다. 수 십 키로의 행군을 마치고 돌아올 때 막걸리 두 잔과 수육 또는 두부김치 두 점을 주는데, 한 입 먹는 순간 발바닥에 잡힌 물집의 고통은 어느새 스스로 고생했다고 인정해주는 훈장으로 바뀐다.

요즘 같이 슬슬 비가 내리면 바로 이 ‘우주회’ 덕분(?)에 막걸리 매출은 요동을 친다.

BC카드가 비 오는 날 서울시내 요식업 가맹점 20만 곳의 평일 오후 6시부터 12시 사이의 매출액을 살펴본 결과 파전전문점은 맑은 날보다 비가 올 때의 매출액이 평균 33% 높았고, 민속주점은 18.3%, 야식 업종은 3.1% 늘었다.

특히 비가 30㎜ 이상 50㎜ 미만으로 적당히 내렸을 때 파전전문점 매출은 맑은 날 매출액 대비 88%나 증가했다. 민속주점과 야식업종도 각각 59.5%, 47.5% 매출액 상승을 보였다.


정규호 기자  jkh@meconomynews.com

<저작권자 © 시장경제신문 | 메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원문보기: http://www.meconom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69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세계일보] 새 문화로 탄생한 막걸리 양조장 추억[명욱의 술 인문학] file

입력 : 2023-02-25 19:00:00 수정 2023-02-24 18:44:13 30대 이상의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아마 막걸리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가지고 있을 것이다. 기름에 바짝 구운 해물 파전과 즐기는 것부터 시작으로 더운 여름날에 시원하게 즐기는 막걸리에 대한 추...

  • 누룩
  • 2023-03-08
  • 조회 수 1038

[조선비즈][박순운의 술기행](91) "가족들과 함께 마실 술 만든다는 마음으로 술 빚어요." file

경기도 여주의 지역특산주 양조장 '술아원' 강진희 대표 과하주, 고구마소주, 복분자 약주. 막걸리 등 제품 라인업 풍성 술지게미 처리 고민하다가 '복분자 그라빠'도 만들어 여주산 수수로 만든 '한국형 고량주' 증류주 개발도 막바지 술아원...

  • 누룩
  • 2023-03-16
  • 조회 수 1038

"천연 발효식초,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순창군이 천연발효식초 산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한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군은 지난 21일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회의실에서 장류사업소와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공동으로 순창 발효식초산업 육성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 누룩
  • 2014-11-03
  • 조회 수 1041

[한겨레][ESC] 아마 세종대왕도 즐겨 마시지 않았을까? file

'2019 우리술 품평회’ 대통령상 받은 ‘세종대왕 어주’ <산가요록> 주방문에 저온숙성 기법 더해 깊고 단정한 맛에 고급스러운 향 올라와 미쉐린 가이드 레스토랑에도 잇달아 납품 ▶ 2019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약·청주 부문 대상과 함께 최고상인 대통...

  • 누룩
  • 2020-01-29
  • 조회 수 1044

[농촌여성신문] 농식품부, 전통주 양조장 운영 상담 지원 사업 추진

농식품부, 전통주 양조장 운영 상담 지원 사업 추진 이달 6~24일까지 심층상담 지원 우리술 제조업체 모집 김나리 기자 | nr21@hanmail.net 승인 2020.04.06 10:50:42 = result) result = value; }, this); return result; }" member=...

  • 누룩
  • 2020-04-06
  • 조회 수 1045

일주일에 한 번, 와인 마시면 노안 늦출 수 있어

가끔 와인을 마시는 것이 노안이 오는 것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위스콘신 대학 연구팀은 43~84세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2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흡연, 음주, 운동 등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고려해...

  • 누룩
  • 2014-06-23
  • 조회 수 1046

"막걸리에서 맥주 맛을?"

(아시아뉴스통신=김아라 기자) 맥주맛 막걸리.(사진제공=경기도청)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임재욱)이 개발한 ‘맥주맛 막걸리’ 시제품이 나왔다. 맥주맛 막걸리는 농기원에서 건강과 기능면에서 우수성이 입증된 막걸리를 더욱 대중화하고 해외시...

  • 누룩
  • 2014-07-14
  • 조회 수 1046

뉴데일리 “명품 전통주를 찾습니다” … aT, 8일까지 탁주·약주·과실주 공모

오는 11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리는‘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대축제’를 앞두고 농식품부와 aT가 우수 전통주를 10월 8일까지 공모 중이다. 공모 분야는 ▲탁주 ▲약주·청주 ▲증류주 ▲과실주 ▲기타 주류 총 5개 분야다. 각 분...

  • 누룩
  • 2018-10-01
  • 조회 수 1047

아재 술 '막걸리', 젊은 변화로 여성 입맛까지 사로잡아

아재 술 '막걸리', 젊은 변화로 여성 입맛까지 사로잡아 홍광표 기자 (adhkp@ajunews.com) | 등록 : 2016-08-17 08:46 | 수정 : 2016-08-17 08:46 아주경제 홍광표 기자 = 최근 대중문화 속 유행 키워드는 젊은 감각과 ...

  • 누룩
  • 2016-08-17
  • 조회 수 1048

[한겨레] 술 빚는 두 청년은 왜 짐 로저스의 투자를 거절했나 file

입력2022.12.26. 오전 5:03 수정2022.12.26. 오전 7:21 대전 청년 양조장 ‘으능정이부루어리’ 이야기 으능정이부루어리의 민재명 대표(왼쪽)와 황주상 이사가 지난 22일 대전 중구 은행동의 양조장에서 술과 쌀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최예린 기자 “...

  • 누룩
  • 2022-12-27
  • 조회 수 1048

전자신문 국순당, 취준생 위한 '내고장-내일터 프로그램' 참여

우리 술 전문기업 국순당은 강원도 횡성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지역 인재의 취업 지원을 위해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국순당은 최근 원주지방환경청이 주관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내고장-내일터' 프로그램에 참여해 20일 프로그...

  • 누룩
  • 2018-07-23
  • 조회 수 1050

먹거나 바르면 신통한 효과... ‘자연의 약’ 9

소금, 꿀, 레몬 등 치료 효과 병원에 빨리 가야 할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면 대개 집에서 적당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우선 상비약을 떠올리지만 일상에서 쓰는 식품 중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의 건강정보 잡지 프리벤션이 ‘자연의 약’으로 불리는 ...

  • 누룩
  • 2015-03-16
  • 조회 수 1050

전통주 국제주류품평회서 독립적 지위 인정...K-SOOL 부문 신설

전통주 국제주류품평회서 독립적 지위 인정...K-SOOL 부문 신설 유현희 기자(yhh1209@) ▲ 벨기에 국제식품품평회에 등록된 K-SOOL 우리나라 전통주가 독립적인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 그동안 국제 주류품평회에서 우리 술은 위스키, 와인...

  • 누룩
  • 2016-03-02
  • 조회 수 1055

[국민일보] 고흥유자주, ‘K-디자인 어워드 2021’ 위너 수상 file

기사입력 2021.08.10. 오전 11:46 K-디자인 어워드는 아시아 3대 디자인 콘테스트 고흥군, 도농업기술원 유자수출사업단, 중국 JHE글로벌 기업과 공동 협력 결과 고흥유자주 아시아 3대 디자인상, K-디자인 어워드 2021 위너 수...

  • 누룩
  • 2021-08-17
  • 조회 수 1056

[‘한숨 커지는’ 전통주업계] 설자리 좁아지고 일률적 규제 강화…위기감 고조

[‘한숨 커지는’ 전통주업계] 설자리 좁아지고 일률적 규제 강화…위기감 고조 당장 7월부터 전통주업체에 대한 시설기준이 강화될 방침이다. 시설 투자 여력이 없어 아직 대비를 하지 못한 영세 업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져 존폐 여부에 따른 우려도 나오고 있...

  • 누룩
  • 2015-06-18
  • 조회 수 106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