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2016년에 선보인 핫이슈 '무감미료 전통주'

조회 수 1092 추천 수 0 2016.12.15 11:11:14

2016년에 선보인 핫이슈 '무감미료 전통주'

  • 디지틀조선일보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 입력 : 2016.12.01 09:00   

다사다난했던 2016년도도 어느덧 12월 한 달 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주류업계는 크래프트 맥주의 대두, 과실 막걸리, 저도수 위스키와 소주 등 변화무쌍한 주류 트랜드를 어김 없이 보여줬다. 사회적 가치를 가진 전통주는 보이는 수치이상으로도 문화적인 부분에서 많은 성장을 이루었었는데, 기존의 희석식 소주와는 다른, 원료의 풍미가 살아있는 증류식 소주가 이슈가 되고, 여행과 연관된 양조장 및 와이너리 투어 프로그램, 다양한 신제품 출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인공 감미료 등을 넣지 않고, 원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끌어낸 이른바 무감미료 전통주는 관련업계에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며 전통주의 고급화를 더욱 촉진했다. 이러한 제품이 거래되는 곳은 고급 레스토랑. 양조장과의 온라인 직거래, 그리고 백화점 등이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이러한 전통주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음식과의 매칭도 제안해주며, 양조장과의 온라인 직거래는 산지에서의 구매란 재미와 빚는 이와 고객이 소통됨으로써 맛 이상의 흥미로운 영역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렇다면 2016년에는 어떤 전통주가 출시되었으며, 어떤 이슈를 끌어냈을까? 각각 막걸리, 약주, 증류식 소주, 과실증류주(브랜디) 4종으로 나눠 소개해 본다.

                 술취한 원숭이
진짜 빨간색 막걸리, 용인 술샘의 ‘술 취한 원숭이’
‘술 취한 원숭이’는 올 봄에 출시한 붉은색을 가진 막걸리이다. 이런 색은 일반적인 소비자가 보기에는 붉은색 색소가 들어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은 전혀 관계가 없다. 붉은색을 머금고 있는 것은 누룩 자체가 홍국, 이른바 붉은 누룩을 쓰기 때문이다. 홍국을 쓴 이유는 일부 실험에서 산뜻한 과실향이 나왔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이 ‘술 취한 원숭이’는 막걸리임에도 사과 향이 더욱 뚜렷하게 느껴진다. 원숭이가 캐릭터로 들어간 이유는 올해가 원숭이 해이기 때문. 전통주 소믈리에 신혜영 씨는 풍부한 과실 향을 더욱 살리기 위해서는 같이 먹는 안주가 중요하다며, 일반적인 막걸리에서의 기름기 많은 전류나 찌게류 보다는 자극성 없는 샐러드 및 묵류 등을 추천한다고 말하였다. 동시에 술 취한 원숭이는 쌀 함량 비율이 다른 막걸리에 비해 높다 보니 일반적인 막걸리에 비해 2배에 가까운 알코올 도수 (10.8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맛을 천천히 음미하며 즐긴다면 더욱 이 술이 가진 묘미를 느낄 것이라 전하였다.

풍정사계 양조장에서 촬영한 제품군. 왼쪽부터 약주, 탁주, 증류식 소주이다
깊은 풍미와 깔끔하게 떨어지는 끝 맛이 매력. 풍정사계
일반적인 한국의 약주라고 하면, 한약 맛이 난다든지, 또는 단맛이 주류를 이룬 술이 많았다. 그런데 풍정사계는 단맛이 적어 다른 음식과 잘 맞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끝 맛임에도, 풍미가 주는 여운은 길게 남는 매력적인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단맛이 적은 이유는 단순한 고두밥이 아닌 백설기로 밑술을 발효시켰기 때문. 숙성기간은 옹기에서 100일. 이 술이 만들어지는 청주시 내수읍 역시 옛 풍경이 그대로 살아있는 아름다운 마을로 그 속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이한상 대표 내외가 소박한 한옥에서 한 땀 한 땀 빚어가고 있다. 술 맛도 매력적이지만, 사람도 좋으니 기회 되면 가는 길에 한 번 해당 양조장을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해 볼만 하다.

홍천 예술에서 빚는 '무작'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정통 증류식 소주 무작(無作)
2015년도 베스트셀러 서적 중 하나인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의 내용을 보면 빼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을 만들 때 하나라도 더하는 것이 아니고 빼야지 진짜 본연의 맛이 나오고, 그것이 자연과의 소통이란 것이다. 그런 의미로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는 ‘무작(無作)’이란 증류식 소주는 이름부터 본연의 정체성을 잘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본래 ‘산림경제’, ‘고사신서’ 등 조선중후기의 농업실학서적에서 볼 수 있는 적선소주(謫仙燒酒)’를 그 원류로 하고 있는데, 여기서 적선이란 인간세계에 내려온 신선, 또는 이백(李白)을 칭송하여 부르는 말이다. 강원도 홍천의 내촌면 산속에 있는 예술이란 아름다운 양조장에서 빚어지는 술로, 홍천의 쌀과 양조장에서 직접 띄운 누룩으로 두 번 발효, 동(銅)증류기를 통해 증류해 2년 이상 숙성시킨다. 알코올도수는 53도이다.

문경 오미나라에서 시음가능한 오미자 브랜디 '고운달'. 왼쪽이 오크통 숙성, 오른쪽이 백자 숙성이다. 2016년도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유통공사 찾아가는 양조장 선정 양조장이다
1,000일의 발효, 1,000일의 숙성이 만들어내는 걸작, 오미자 브랜디 ‘고운달’
대한민국에서 비싼 농산물 중 하나인 오미자인데. 이것으로 만드는 오미자 증류주가 바로 고운달이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오미자 브랜디. 브랜디가 왜 전통주인지 묻는 사람들도 간혹 있지만, 브랜디의 어원을 보면 얼마든지 전통주가 될 수 있다. 그 어원은 ‘burnt wine’ 이라는 네덜란드어로 불에 구운 술이라는 뜻.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구울소(燒), 술주(酒), 즉 소주와 거의 유사한 단어다. 동시에 이 오미자 브랜디 ‘고운달’은 지역의 농산물로 만드는 지역 특산주로 지정되어 있어, 현재 법률이 지정한 전통주 범주안에 명백히 들어간다. 유기농 또는 무농약 오미자로 만드는 이 제품은 1,000일(약 3년)을 발효시키고, 또 1,000일을 숙성시킨다. 발효시키는 데 3년이나 걸리는 이유는 오미자의 5가지 맛으로 발효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 그래서인지 맛이 독특하다. 현재 오크통과 백자, 각각에 숙성시킨 제품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미자 맛이 더욱 살아있는 백자 숙성 고운달이 입맛에 더 맞는다. 알코올도수는 52도이다.

합리의 시대에서 이어지는 ‘가슴의 시대, 가치를 담은 전통주 신제품이 더욱 나와야
앞서 설명한 4종의 전통주는 맛도 맛이지만 지역의 농산물과 다양한 발효와 숙성 기법으로 업계에 이슈를 일으킨 것들이다. 우리는 붉은색의 막걸리도 마실 수 있으며, 달지 않은 드라이한 맛의 약주도 소비자가 찾고, 6년이나 걸쳐서 술을 만들 수 있다. 엄청난 고민과 노력 이후에 태어난 제품인 만큼, 미디어 및 SNS상에서도 무척 이슈가 되었고, 다양한 이러한 전통주는 산업과 문화 그 가치상승에도 도움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신제품이 더욱 많이 나오는 전통주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근대에 들어와 우리의 술은 획일적인 방법으로 만들었고, 획일적으로 마셨으며, 획일적인 가격대에만 있었다. 배고픔의 시대에서 합리의 시대까지는 이것이 맞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제는 느끼고 감동하는 가슴의 시대로 왔다. 이 가슴의 시대를 잡기 위해서는 원가계산만이 중요시되는 합리적인 방법만으로는 소비자에게 감동을 선사하지 못한다. 수치로 표현 못하는 수많은 노력과 고민, 그리고 세월, 그것을 술 속에 담고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 주류의 트랜드는 유행처럼 생겨났다 반짝하고 사라진다. 작년의 열풍이었던 과실소주만 해도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품은 전통주는 다를 수 있다. 트랜드가 바뀐다 해도 지역의 문화와 사람의 철학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합리의 시대에서 이어지는 가슴의 시대, 우리가 전통주에 문화와 철학을 담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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