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화제의 인물]막걸리에 취한 한의사, 안병수 '산수' 대표

조회 수 2624 추천 수 0 2016.07.20 17:43:42
[화제의 인물]막걸리에 취한 한의사, 안병수 '산수' 대표


입력시간 | 2016.07.19 14:22 | 박경훈 기자 view@

한의사 겸 전통주 제조 회사 대표 안병수
‘발효 한약’ 연구하다 누룩·전통주 공부에 빠져
주말 주택 찾아 나선 홍천 땅에 반해 양조장 차려
프리미엄 전통주 문화 바람 일으키고 싶어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세대가 담그던 가양주(家釀酒, 집에서 담근 술)를 우리 자손들이 다시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마포구 안중한의원에서 만난 안병수(43) 원장은 우리 가양주 문화를 되살리고 싶어하는 전통주 회사 대표이기도 하다. 안 원장의 명함도 두 개다. 하나는 대한약침학회 부회장 직함이 적힌 명함이고 나머지는 전통주 제조 업체 ‘산수’ 대표 명함이다.

안병수 한의사 겸 산수 대표가 서울 마포구 안중한의원에서 ‘동정춘’과 ‘호모루덴스’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아버지의 길을 따라 자연스레 한의대에 진학한 그는 대학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자취방에 접대용 술까지 비치해 놓고 친구들이 오면 함께 마셨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안 원장과 술과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연히 한 헌혈에서 ‘B형 간염’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 ‘발효 한약’ 연구하다 누룩·전통주 공부에 빠져 

대학 졸업 후 안 원장은 한약의 문제점에 대해 고찰한다. 그는 “한약은 이따금 소화장애가 일어난다는 것과 맛이 써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라며 ‘발효 한약이 이런 부분을 고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2007년부터 각종 세미나에 참석하며 발효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억대를 호가하는 발효 기계와 발효 연구에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발효 한약 연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대신 안 원장은 발효의 일종인 누룩을 이용한 전통주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다. 안 원장은 “우황청심환 같은 약도 사실 안에 누룩이 들어가 있다”며 “친척을 통해 전통주 속 누룩을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술을 잘 못 마시는 안 원장도 작은 양이나마 음주를 재개했다 . 

◇ 주말 주택 찾아 나선 홍천 땅에 반해 양조장 차려

2012년 주말 주택 자리를 찾으러 떠난 강원 홍천 땅에 반해 그곳에 양조장을 차린다. ‘산수’라는 이름의 법인도 세웠다. 다음해 4종류의 전통 막걸리를 생산했지만 안 원장의 마음에 들진 않았다. 그는 정식 출시를 포기하고 2년 더 전통주 공부에 매진한다. 우리 고유의 풍미가 넘치는 가양주를 ‘제대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의 노력은 지난해 11월 ‘동정춘’과 ‘호모루덴스’라는 두 종류의 전통주 출시로 결실을 보게 된다. 동정춘은 조선시대 실용백과사전이던 ‘임원경제지’와 1924년에 나온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나온 제조과정을 따른 술로 우리 고유의 전통주를 되살려보고자 하는 안 원장의 뜻이 담겨있다. 호모루덴스는 라틴어로 ‘유희의 인간’이라는 뜻인데 동명의 서적을 읽고 ‘술을 마시는 것이 바로 이웃과 교감하며 인생을 즐기는 것’이라 생각해 명명했다.

◇ 프리미엄 전통주 문화 바람 일으키고 싶어 

안 원장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이 일을 하는데 땅·건물·양조장 시설까지 4억~5억원을 투자했다. 아직 수익은 미미하다. ‘산수’에서 내놓는 전통주는 현재 시중 마트에선 맛볼 수 없다. 대신 서울 홍대, 이태원, 서래마을 등 10여곳의 주점에 납품 중이다. 안 원장은 적극적인 마케팅보단 알음알음 이 술을 구하는 주점에 택배로 상품을 보내거나 본인이 직접 차를 타고 술을 직접 납품한다. 

안 원장의 다음 목표는 프리미엄 전통주 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이다. 그는 “일본식 주점인 이자카야에서 몇 만원씩 주고 사케는 마시면서 정작 우리 프리미엄 전통주는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바꾸고 싶다”며 가양주 사랑을 표현했다. 이어 “홍천지역에 산수를 포함 소규모 양조장 업체가 다섯 군데 정도 있다”면서 이를 관광상품화 하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영동군에 국내최초 와인터널 들어선다

충북 영동군이 국내최초로 조성하기로 한 와인터널 조감도.(사진제공=영동군청)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 산업특구인 충북 영동군에 국내 최초의 와인터널이 본격 조성된다. 영동군은 오는 2016년까지 총사업비 116억원을 들여 영동읍 매천리 용두공원 ...

  • 누룩
  • 2013-11-13
  • 조회 수 2510

살아나는 지방 소주…생산설비 늘리고 수도권 공략 시동

각종 지방 소주가 진열된 모습. 한때 ‘고사’ 위기에 빠졌던 지방 소주 업체들이 반격에 나섰다. 지금까지 지방 소주 업체들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대기업 물량 공세에 밀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충북, 전북, ...

  • 누룩
  • 2013-11-06
  • 조회 수 5681

우리 전통주에 더 많은 관심을

제6회 한옥마을 술축제 '만추만취'…8~9일 전통술박물관 동문사거리 일대 '당신의 이야기를 술로 삽니다' 제6회 한옥마을 술축제가 8-9일 전주 전통술박물관, 전통술교육관, 한옥마을 양조장, 동문거리 일대에서 '만추만취'- '당신의 이야기를 술로 삽니다...

  • 누룩
  • 2013-11-05
  • 조회 수 1584

농식품부, aT 일 도쿄서 막걸리의 날 행사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31일, '막걸리의 날'을 맞아 이날 저녁 일본 도쿄 아오야마 아키텍트카페에서 일본 언론사 및 현지 막걸리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한일 공동 막걸리의 날'선포식을 갖고 햅쌀막걸리 출시 홍보행사를 개최...

  • 누룩
  • 2013-10-30
  • 조회 수 1295

소규모 지역 막걸리 양조장이 대기업과 경쟁해 살아남는 방법은?

최근 들어 서점가에서 다시 읽기 열풍이 부는 고전 경제학 서적이 있다. 약 150년 전의 자본주의 모순을 담은 내용. 잉여가치란 재화가 소수에게 과도하게 쏠리면 빈부 격차가 일어나고, 빈부격차를 이겨내지 못하는 다수는 혁명을 일으킨다는 내용, 세계적인...

  • 누룩
  • 2013-10-24
  • 조회 수 2245

태초에 있었던 술… 막걸리와 탁주, 동동주 뭐가 다르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최고의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인 성경에는 태초에 무엇이 가장 먼저 생겼는지 언급하는 내용이 있다. 즉 천지가 창조된 후에 바로 만들어진 것, 바로 빛이다. 이 빛은 뜬금없긴 하지만 한때 화제가 되었던 마야의 2012년 지구...

  • 누룩
  • 2013-10-21
  • 조회 수 2021

효과 높은 식초 다이어트, 제대로 하려면

요즘 ‘식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식초는 몸 안의 영양물질을 분해하고 합성해 에너지를 만들고, 필요하지 않은 성분은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비만을 예방하고 살을 빼는데 효과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

  • 누룩
  • 2013-09-30
  • 조회 수 3058

[온누리] 전북의 전통주 file

전북은 예로부터 무공해청정지역으로 쌀 등 천연 원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어 감칠맛 나는 전통주를 생산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전주 이강주와 이미주, 완주 송화백일주와 송곡오곡주, 과하주, 고창 복분자주와 선운사특주, 무주 머루주, 남원의 ...

  • 누룩
  • 2013-09-26
  • 조회 수 2377

[Food&Dining 3.0]먹고 바르고 닦고… 만능 재주꾼 식초

최근 조미료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식초가 소금을 제치고 판매량 2위(2013년 6월 롯데마트 매출 기준)에 올랐다는 소식이 나왔다. 나트륨 과다 섭취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금 섭취가 준 반면, 여름철 입맛을 돋워 주는 식초는 찾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 누룩
  • 2013-09-16
  • 조회 수 2437

예사롭지 않은 막걸리 시장

국내외 막걸리 수요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면허 보유기업 수가 올 들어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류업계 일각에서는 막걸리시장의 위축이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관련 업체들의 사업 포기나 줄도산이 잇따르는 사태가 벌어질...

  • 누룩
  • 2013-09-04
  • 조회 수 1831

조미료를 넘어선 ‘식초’의 재발견

[경제투데이 이승연 기자] 지난 6월 롯데마트 조미료 상품군 매출에서 처음으로 식초가 소금을 제치고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업계는 나트륨 과다 섭취 우려와 무더위 등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입맛을 돋우는 식초를 넣은 음식들을 많이 찾았기 때문인 것으...

  • 누룩
  • 2013-08-21
  • 조회 수 1906

캬아~ 막걸리 감칠맛 비결은 ‘유기산-글루탐산 황금비율’ file

하루 종일 지루하게 내리는 빗줄기를 보면 생각나는 것은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 긴 장마가 끝나고 작열하는 태양 밑에서 종일 땀을 흘리고 나면 적당한 거품이 올라와 잔 밖으로 넘치는 시원한 맥주 생각이 간절해진다. 이렇듯 막걸리와 맥주는 그야말로 ‘...

  • 누룩
  • 2013-08-14
  • 조회 수 4302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약으로 쓰이는 웰빙막걸리

막걸리가 발효되는 모습<사진: 주류문화칼럼니스트 명욱>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최근 막걸리가 항암, 소염, 비만억제 등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막걸리에 함유된 미생물에 의한 생리활성물질(항균물질)의 기능과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 누룩
  • 2013-07-30
  • 조회 수 3173

막걸리, 중기적합업종 지정이 毒됐나

5년만에 출하량 첫 감소, 대기업 규제후 사업 철수.. 마케팅·프로모션 등 급감 업계 "시장 침체 가속화" 막걸리시장 보호를 위한 '중소기업 적합품목' 지정이 오히려 막걸리시장 침체를 가속화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참여 제한을...

  • 누룩
  • 2013-07-18
  • 조회 수 3091

[사설]전통주 제조업체 시설기준 완화해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통주 제조업체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해 식품위생법 개정에 따른 ‘시설기준 강화’로 난관에 부딪힌 전통주 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새로운 시설기준을 적용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합리적인 개선책을 찾...

  • 누룩
  • 2013-07-16
  • 조회 수 170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