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뉴스

“전통주 이제 30, 40대 곁으로 다가갈 겁니다”

조회 수 1010 추천 수 0 2016.04.06 14:51:58

“전통주 이제 30, 40대 곁으로 다가갈 겁니다”

[규제개혁/신산업 창출 지원] 전통주 인터넷 판매 범위 확대

                  
              
            

정부가 전통주의 판매를 돕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면서 현장의 문제점들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을 통해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 범위에 ‘농협쇼핑몰, 제조자협회 홈페이지, 조달청 쇼핑몰(나라장터)’을 추가하면서 전통주 판매가 가능한 곳을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전통주를 판매하는 업체들의 답답했던 숨통이 시원하게 트일 전망이다. 우리 전통주 가운데 하나인 문배주 역시 인터넷 판매 확대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문배주 5대 전수자인 이승용(42) 실장은 “정부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판매를 늘리면서 30, 40대 대상의 마케팅과 홍보를 더욱 강화해나갈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과연 현장에서는 이런 변화를 얼마나 체감하고 있는지, 문배주양조원을 직접 방문해봤다.

3월 중순의 햇살 따뜻한 봄날, 향긋한 문배주의 향기를 찾아 경기 김포시 통진읍 서암리에 위치한 ‘문배주양조원’을 찾았다. 양조원에 도착하면 입구에서부터 문배주 향이 진동할 거라 예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술의 발효로 시큼달콤한 향이 가득해야할 양조원엔 가동을 멈춘 기계들만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양조원은 임시휴업 상태였다. 어떻게 된 일일까.

“문배주는 발효가 잘되는 따뜻한 계절에 생산해야 합니다. 보통 4~6월, 9~11월에 문배주를 만들지요. 그래서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에는 생산을 중단합니다.”

문배주양조원 5대 전수자 이승용 씨(왼쪽)와 문배술.
문배주양조원 5대 전수자 이승용 씨와 문배술.

1000년의 역사와 전통 가진 문배주
첨가물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증류주

이 실장이 산뜻하게 포장된 문배주 한 병을 기자에게 건넸다. 뚜껑을 열어 코끝을 대보니, ‘으흠~’ 그윽하고 깊은 달콤함이 온몸에 전해진다. 문배주는 원래 북한 평양이 본거지인 전통주로, 고려시대부터 왕에게 진상했을 정도로 유명한 술이다. 문배주라는 이름은 토종 ‘돌배’의 과실 향이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데, 정작 술에는 ‘배’가 한 조각도 들어가지 않는다.

“문배주는 조와 수수 이외에 다른 첨가물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증류주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잡곡만으로 만드는 몇 안 되는 술 중 하나죠. 맛의 핵심은 향기라 할 수 있는데, 문배주는 알코올 도수가 40도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목넘김과 입속 가득한 문배 향기로 두 번 감탄케 하는 우리 고유의 전통주입니다.”

이 실장의 선조들은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문배주 제조법을 복원해 지금의 문배주를 만들었다. 150여 년 전 이 실장의 고조할머니인 박씨 할머니가 시초였다. 술 빚는 솜씨가 남달랐던 박씨 할머니를 보고 고조할아버지가 양조장을 차렸다. 그 뒤 2대 이병일 옹(증조할아버지), 3대 이경찬 옹(할아버지), 4대 이기춘 선생(아버지)에 이어 현재 이승용 실장이 5대 전수자로 문배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15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문배주의 암흑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6·25전쟁 이후 ‘양곡관리법’으로 술의 제조를 금지하면서 30년 동안 문배주 제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잊혀가던 문배주가 다시 부활한 건 3대 이경찬 옹이 1986년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된 이후 1990년에 정식으로 제조 허가를 받고 양조원을 다시 시작하면서였다. 1990년 남북 총리회담에서 문배주가 선보였는데, 북한의 총리가 다른 술을 제쳐두고 문배주를 마신 것이 알려지면서 몸값이 급상승했다. 1991년 한·소 정상회담,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등에서도 만찬주와 건배주 등으로 쓰이며 문배주는 독보적인 한국 전통주로 우뚝 올라섰다.

개선전과 개선후 성과

6·25전쟁 이후 30년 동안 생산 중단 위기도
트렌드에 맞게 디자인 등 다양한 변화 시도

최근 문배주에는 참신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술병의 디자인부터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도자기로 만든 술병의 느낌을 심플하고 모던한 유리병으로 바꾼 것. 또한 문배주의양을 200ml부터 세분화된 양으로 나눠 판매하는 것은 물론, 40도로 제조돼 오던 도수를 23, 25도로 낮춰 다양화하는 등 좀 더 많은 계층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인터넷 판매 규제 완화 덕분에 판매 저변이 확대됐다는 점에서는 향후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술 문배주를 잘 이어나갈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할 계획입니다.”

정부 역시 인터넷을 통한 전통주 판매망 확대로 전통주 업체들의 판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문배주와 같은 전통주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누리집, 우체국 통신판매 등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정부의 전통주 인터넷 판매 확대조치로 사람들이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문배주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5월 1일부터는 농협a마켓에서 전통주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농협a마켓에는 문배주양조원, 안동소주일품, 민속주안동소주, 덕유양조, 솔송주, 한산소곡주, 고창명산품복분자주, 홍지원, 계룡백일주, 고려홍삼주 등 10개의 업체에서 86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조달청은 국가 종합 전자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1월 2일부터 전통주 상품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해, 3월 중에는 공공기관이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조달청 나라장터는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4만여 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던 전통주 업체들이 판매량을 늘리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달청은 “공공기관이 다양한 국내외 행사, 외국 초청인사 선물, 마케팅 등의 용도로 전통주를 좀 더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 영세한 전통주 제조업체의 판로 지원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달청은 공공기관이 전통주를 적극 구매하도록 조달 수수료도 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상규 조달청장은 “4만 공공기관과 30만 조달업체가 이용하는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 전통주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주 제조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전통식품에 대해서도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한 공공 판로를 지원함으로써 우리 고유 식품의 대중화와 1차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위클리공감]

2016.03.30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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