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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소주, 일본서 만들면 5만원 더 싸게 팔 수 있다

조회 수 1809 추천 수 0 2016.03.15 11:15:08

한국 전통소주, 일본서 만들면 5만원 더 싸게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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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군에 있는 전통술 제조업장 ‘예술’에서 술을 만드는 모습. 48년 묵은 낡은 주세가 전통주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 오상민 기자]


강원도 횡성군에서 차 한두 대 간신히 지나갈 만한 도로를 타고 몇 고개를 올라가다 보면 세븐브로이맥주 공장이 나온다. 국산 수제맥주를 만드는 곳이다.

우리 술 살리자 <상> 국내 술에 가혹한 세금
일본, 도수 따라 세금 매기는데

한국, 포장비 포함 종가로 계산
규모 큰 업체는 세율 혜택도 제외


김강삼(58) 세븐브로이맥주 대표는 “깨끗한 환경과 청정 암반수, 좋은 재료가 나오는 곳에서 토종 맥주를 만들고 싶어 여기까지 왔다”며 “배를 타고 몇 달은 거쳐 들어오는 수입 맥주는 따라올 수 없는 신선하고 깊은 맛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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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그는 “맥주가 좋아 대기업까지 마다하고 산속 오지까지 들어온 직원들을 충분히 보상해 주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현재 맥주 주세율은 72%인데 연 300㎘까지는 세율을 낮게 적용한다. 그런데 세븐브로이맥주는 연 1800㎘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세금 혜택이 없다는 얘기다.

경기도 여주시에 있는 광주요그룹의 화요 가남공장. 국산 쌀을 원료로 전국에서 수소문한 전통소주 장인의 기술을 담아 만든다. 그러나 화요는 전통주 대접을 못 받고 있다. 현 주세법상 전통 발효주는 500㎘, 증류주는 250㎘까지만 50% 세금 감면을 해준다. 화요는 증류식으로 연 354㎘의 소주를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요 가남공장은 전통주가 아닌 일반주 면허를 받아야 했다. 장관호 화요 생산팀장은 “영세한 업체만 전통주 사업을 하란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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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전통주는 수입산과도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 국산 술은 제조비에 포장재와 마케팅 비용을 합친 가격에 세금을 매기지만 수입산은 제반 비용이 빠진 수입신고가격 기준으로 과세되기 때문이다.

세븐브로이 김 대표는 “우리 맥주는 병 값만 개당 200원, 캔 값은 150원인데 여기에도 세금이 붙는다. 지난해 한 외국 회사에서 개당 200원대 가격으로 맥주를 국내에 수입했더라. 이러니 수입산 맥주는 병당 2000원, 3000원으로 후려쳐도 남는다. 우리 맥주 품질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지만 덤핑에 가까운 수입 맥주와의 경쟁은 힘겹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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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류식 소주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엄 소주 ‘화요 X프리미엄(X.P)’의 주세를 더한 출고 가격은 10만9600원이다. 그러나 똑같은 재료로 같은 값에 이 술을 일본에서 생산한다고 치면 세금을 합한 출고 가격은 6만1012원으로 내려간다. 일본은 알코올 도수에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를 택하고 있어 포장재 비용이 과세 대상에서 빠지지만 국내에선 종가세이기 때문이다.

고급 소주란 특성에 맞게 도자기 병을 적용한 화요는 소비자로부터 ‘쓸데없이 비싼 술’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영세 전통주 업체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물량전을 펼치는 외국 주류사와 비교해 전통주는 포장 수준, 판촉, 유통 능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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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전통 명주를 소개하는 사이트 ‘대동여주도’의 이지민 대표는 “수입 술은 백화점, 마트·편의점과 주류 전문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데 훌륭한 전통주를 소개할 수 있는 창구는 손에 꼽는다”며 “시장이 안 좋다 보니 돈을 못 벌고 이로 인해 투자를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통주 명인의 후손조차 부모님의 가정 형편이 어려운 걸 보고 가업을 물려받으려 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양조학 박사인 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는 “전체 8조4000억원 주류 시장 가운데 전통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00억원으로 0.5%에 불과하다”며 “그마저 고사 위기”라고 전했다. 국세청에 등록된 국내 주류 제조면허 수는 2013년 1860개에서 2014년 1796개로 감소했다. 꾸준히 늘어 왔던 제조면허 수가 2013년을 기점으로 꺾였다. 임재희 원광대 경영대 교수는 “다른 제도는 선진국을 따라가려고 하면서 한국 정부는 종가세만 고집하느냐”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박상주·조현숙·이태경·하남현·김민상·이현택·장원석 기자 newear@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한국 전통소주, 일본서 만들면 5만원 더 싸게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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