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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물·발효제만 넣은 ‘막걸리 순수령’ 시행

조회 수 1394 추천 수 0 2015.12.31 18:17:44

쌀·물·발효제만 넣은 ‘막걸리 순수령’ 시행

등록 :2015-12-30 19:58수정 :2015-12-31 10:14


첨가물 등 안 넣은 제품에 품질 인증
“발효제 대신 전통 누룩으로” 지적도


독일의 ‘맥주 순수령’과 같은 ‘막걸리 순수령’이 한국에서도 시행된다. 맥주 순수령은 맥주를 만들 때 보리, 홉, 물만을 사용하게 한 것인데, 막걸리 순수령은 물과 쌀, 발효제(누룩 등)만을 사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을 사용하는 술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6년에 쌀과 물, 발효제(누룩 등) 등 3가지 재료만 사용해서 빚은 막걸리에만 ‘품질 인증’을 해주는 ‘막걸리 순수령’을 시행하겠다고 30일 밝혔다. 그동안은 막걸리에 밀가루와 당분, 식품 첨가물 등을 넣어도 품질을 인증해줬다. 농식품부는 품질 인증 때 쌀과 누룩의 원산지도 표시할 계획이다. 품질 인증을 받은 막걸리는 ‘막걸리 순수령’에 따른 술임을 표시하게 된다.

막걸리에는 쌀을 충분히 넣어야 맛과 향이 좋아지지만, 양조장들은 생산비를 줄이려 쌀 대신 밀가루나 전분, 아스파탐 등 당분, 그밖의 식품 첨가물을 사용해왔다. 이주명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앞으로는 쌀로만 만든 막걸리에 품질 인증을 해서 품질을 높이고 쌀 소비도 늘리겠다”며 “내년 상반기 중에 ‘전통주 등의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품질 인증 고시를 개정해서 시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걸리 순수령의 취지에 부합하려면 3가지 원재료 가운데 하나인 ‘발효제’를 ‘전통 누룩’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주 전문가인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장은 “그동안 쌀 이외의 재료나 아스파탐 등 감미료로 왜곡된 막걸리의 본래 맛과 향을 되살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막걸리 순수령의 취지를 살리려면 당연히 일본식 ‘입국’ 발효제의 사용도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원철 식품산업진흥과장은 “현재 전통 누룩보다 일본식 입국을 사용하는 양조장이 많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고시 개정 전에 폭넓게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맥주 순수령은 1487년 바이에른 공국의 뮌헨에서 처음 시행됐으며, 1516년 바이에른 전체로 확대됐다. 이 법령은 오랫동안 독일 맥주의 재료와 품질을 보장하는 상징이었으며, 1993년 폐지됐지만 여전히 독일의 많은 맥주들이 이 원칙에 부합하는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막걸리 순수령의 시행 외에 벼 재배 면적을 2015년 79만9천㏊에서 2018년 71만1천㏊로 줄이고, 1인당 쌀 소비량을 2014년 65.1㎏에서 2018년 58.4㎏ 수준으로 유지하며, 쌀 재고량을 현재의 163만t에서 2018년 80만t으로 줄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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